“그대들 잘못이 아닙니다…기억하겠습니다”
“그대들 잘못이 아닙니다…기억하겠습니다”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2.12.16 19:06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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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16일 10·29참사 희생영가 49재 추모위령제 봉행
진우 스님 “예나 지금이나 왜 이처럼 크게 잘못들 하는가” 일갈
“다시 한번 꿈꾸고, 다시 한번 살아가는 좋은 목숨이길”




“못다 핀 꽃들이여, 어여쁜 영령이여. 무릎 꿇고 통곡하며 그대들 위해 빕니다. 우리 좋은 세상에서 다시 만나 다시 한번 사랑하고 다시 한번 꿈꾸고 다시 한번 살아가는 좋은 목숨이시길 빕니다.”

흰 눈이 채 녹지 않은 조계사 대웅전 앞 특설법단에 영정 67위, 위패 78위 모두 145위, 그리고 13명의 무명의 꽃보다 더 아름다운 영가들이 모셔졌다. 아름답고 건강한 삶을 찬란히 영위해야 할 젊디젊은 영혼들이 국가의 부재 속에 이태원의 골목길에서 있을 수 없는 참혹한 일에 내몰려 가족과 별리한 ‘10·29 참사’ 희생영령들의 얼굴과 이름이 영단에 올랐다. ‘10·29 참사’ 희생자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는 것이 2차 가해라던 어처구니없는 가해자와 국민의 생명을 소중히 지켜야 할 국가 대신 동체대비의 마음으로 불제자들이 10·29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셔 49재 추모위령제를 엄수했다.



시련의식



16일 오전, 전날 내린 눈이 채 녹지 않고 차디찬 날씨지만, 10월 29일, 그날 그 자리에서 숨조차 쉬지 못하고 차디차게 식어가는 몸을 일으키려 몸부림치며 엄마 아빠의 떠올렸을 그들에게 “그대들의 잘못이 아니다. 그대들을 기억하겠다.”며 49재를 엄수하는 150여 명의 유가족과 200여 명의 조계종과 조계사의 대중들은 흐느끼고 또 흐느끼며 영가들의 극락왕생을 염원했다.

어장종장 화암 스님의 인례로 희생자의 합동위패와 위령제 참여를 희망한 영정(67위)과 위패(78위)를 법단에 정중히 모셨다. 조계사 범종각에서는 영가 158분을 기억하는 158번의 타종이 이어졌고, 화암 스님의 집전으로 조계사 일주문에서 시련의식을 시작했다. 시련의식 후 희생자의 합동 위패와 연을 앞세우고 조계사 청년회 회원들이 영가를 법단에 모셨다.



연, 위패 이운.





헌향하는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



위령제를 주최한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이 법단에 올라 영가들에게 향을 사러 추모했고, 이수민 조계사 청년회장이 추모사로 그들을 ‘기억’했다.



추모사를 하는 이수민 조계사 청년회장.



“누군가의 자식이었고, 친구였고, 가족이었던 이들이 좁디좁은 골목길에서 고통 속에 쓰러져 갔습니다. 일상의 작은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가족과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한 푼이라도 벌고자 일하기 위해 각기 다른 사정으로 모여든 청년들이었습니다.

그날 밤 쏟아지는 뉴스를 보며 믿기 힘들었고, 제발 거짓말이기를 바랐습니다. 모두의 간절한 바람을 뒤로하고 158명의 귀한 생명들을 허망하게 떠나보낸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을 위해 애도하고 기도하는 것뿐입니다.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난 그대들에게 전합니다. 꽃 같던 그대들을 떠나보내는 길에 우리 모두의 마음은 깊이 아팠습니다. 그날 그곳에서 있었던 것은 그대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 비통한 현장 속에서도 그대들을 위해 한걸음에 달려온 이들이 있었고, 그대들을 위해 온 몸을 던졌던 많은 이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대들을 아끼고 사랑합니다. 그대들을 기억할 것입니다. 이제는 더 좋은 곳에서 아픔 없이 평온하길 바랍니다. 부디 모든 고통 잊으시고 아픔 없는 세상에서 못다 한 꿈 이루시길 바랍니다.”

그곳에서 끔찍한 참사로 사라진 이들의 또래인 이수민 청년회장은 “기억하겠다”고 했다. 그들의 죽음에 가장 큰 이유였을 국가를 책임진 자들 대신 또래의 청년불자가 젊고 찬란했을 그들의 잘못이 아니고, 그들을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49재 천도의식인 대령과 관욕, 상단 불공이 이어졌다. 유가족 한 가족이 절하며 눈물을 훔쳤다. 유가족의 흐느낌에서 그들의 고통이 묻어났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영가 법문을 했다.



법문하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진우 스님은 영가들에게 “다음 세상에서는 괴로움을 느낄 수 없는 세상을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합니다”라고 설했다.

이어 “영가와 유족들이 느끼는 고통이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소승의 마음도 매우 아리고 아픕니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 록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살펴야 합니다. 일어난 일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이 앞으로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여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러기에 마냥 슬픔에 잠겨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영가는 영가대로 가족은 가족대로 마음을 하루빨리 추스리고 냉철한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평안한 마음 상태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영가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 서로서로 연결되어있는 인드라망 안에 다 같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의 일이 너의 일이고 너의 일이 나의 일인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 영가와 가족들에게 한없는 위안을 주어야 합니다. 오늘 49재의 의미도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 조계사에 모인 대중 모두는 영가가 고통을 다시는 겪지 않도록 이고득락과 극락왕생을 기원합니다.”라고 설했다.



법문하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진우 스님의 법어는 끝나지 않았다.

스님은 “고금하대착(古今何大錯) 인가, 폐로부조거(閉路不造車) 하라.”고 일갈했다. “예나 지금이나 왜 이처럼 크게 잘못들 하는가. 길을 막아 놓고서 수레를 만들려 하지 말라.”는 뜻이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법문에 이어 희생된 영가들의 천도를 발원하는 회심곡이 봉송됐다. 회심곡 노랫말에 유가족이 또 울었고, 스님들도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영가들을 추모했다. 관음시식에 이어 총무원장 진우 스님, 교육원장 혜일 스님, 총무부장 호산 스님 등이 사부대중을 대표해서 영가에 헌화했고, 유가족들이 눈물을 삼키며 사랑하는 아들딸들에게 꽃으로 별리했다. 일부 유가족들은 총무원장 진우 스님에게 합장해 감사 인사를 전했고 스님은 어깨를 감싸며 위로와 위안을 전했다.



유가족 대표로 인사말을 하는 배우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



유가족 대표로 배우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가 인사말을 했다.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일부 유가족들이 고인에게 쓴 편지글을 읽고 또 읽었다. 떨리는 손에 편지를 넘기지 못했고, 가족이 나와 대신 편지를 넘겨주고서야 글을 다시 읽었다.

“오늘 저는 우리 아들 영정사진을 싼 흰색 보자기로 목을 두르고 아들이 신었던 양말을 신고 이 자리에 왔습니다. 조계사에서 우리 아들딸들 편안하게 떠날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이 지나면 이승에서는 아이들과의 마지막이 되는 날이기에 오늘이 오지 않길 바라면서도 아이들을 잘 보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가장 아름다운 말을 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한복판 이태원 그 골목에서 차갑게 생을 다한 우리 아들딸들을 잊지 말고 기억해주세요. 여러분이 기억해준다면 아이들은 가장 안전한 나라에서 다시 태어나 근심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소전 의식.



위령제를 마친 유가족들은 화암 스님 등의 인례로 소전의식으로 위령제를 회향했다. 일부 유가족은 이날 오후 2시 이태원 광장에서 열리는 종교지도자협의회의 10·29 참사 추모의식에 참여했다.

한편, 10·29 참사에서 친구 2명을 떠나보내고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A군이 지난 12일 오후 11시쯤 서울 마포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은 악성 댓글 등에 고통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A군의 극단적 선택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좀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이런 생각들이 더 강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발언해 물의를 일으켰다.

희생자 유가족은 물론 생존자, 참사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희생자들의 죽음을 마주한 이들까지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조계사는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 치유를 돕기 위해 ‘템플스테이, 헤아림’을 진행한다. 12월 17일부터 18일까지 1박 2일 동안 조계사에서 이태원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 치유를 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사경과 소전, 싱잉볼 명상, 108배 등의 프로그램을 무료로 실시한다.

“못다 핀 꽃들이여, 어여쁜 영령이여. 무릎 꿇고 통곡하며 그대들 위해 빕니다. 우리 좋은 세상에서 다시 만나 다시 한번 사랑하고 다시 한번 꿈꾸고 다시 한번 살아가는 좋은 목숨이시길 빕니다.”

흰 눈이 채 녹지 않은 조계사 대웅전 앞 특설법단에 영정 67위, 위패 78위 모두 145위, 그리고 13명의 무명의 꽃보다 더 아름다운 영가들이 모셔졌다. 아름답고 건강한 삶을 찬란히 영위해야 할 젊디젊은 영혼들이 국가의 부재 속에 이태원의 골목길에서 있을 수 없는 참혹한 일에 내몰려 가족과 별리한 ‘10·29 참사’ 희생영령들의 얼굴과 이름이 영단에 올랐다. ‘10·29 참사’ 희생자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는 것이 2차 가해라던 어처구니없는 가해자와 국민의 생명을 소중히 지켜야 할 국가 대신 동체대비의 마음으로 불제자들이 10·29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셔 49재 추모위령제를 엄수했다.





“못다 핀 꽃들이여, 어여쁜 영령이여. 무릎 꿇고 통곡하며 그대들 위해 빕니다. 우리 좋은 세상에서 다시 만나 다시 한번 사랑하고 다시 한번 꿈꾸고 다시 한번 살아가는 좋은 목숨이시길 빕니다.”

흰 눈이 채 녹지 않은 조계사 대웅전 앞 특설법단에 영정 67위, 위패 78위 모두 145위, 그리고 13명의 무명의 꽃보다 더 아름다운 영가들이 모셔졌다. 아름답고 건강한 삶을 찬란히 영위해야 할 젊디젊은 영혼들이 국가의 부재 속에 이태원의 골목길에서 있을 수 없는 참혹한 일에 내몰려 가족과 별리한 ‘10·29 참사’ 희생영령들의 얼굴과 이름이 영단에 올랐다. ‘10·29 참사’ 희생자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는 것이 2차 가해라던 어처구니없는 가해자와 국민의 생명을 소중히 지켜야 할 국가 대신 동체대비의 마음으로 불제자들이 10·29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셔 49재 추모위령제를 엄수했다.



시련의식



16일 오전, 전날 내린 눈이 채 녹지 않고 차디찬 날씨지만, 10월 29일, 그날 그 자리에서 숨조차 쉬지 못하고 차디차게 식어가는 몸을 일으키려 몸부림치며 엄마 아빠의 떠올렸을 그들에게 “그대들의 잘못이 아니다. 그대들을 기억하겠다.”며 49재를 엄수하는 150여 명의 유가족과 200여 명의 조계종과 조계사의 대중들은 흐느끼고 또 흐느끼며 영가들의 극락왕생을 염원했다.

어장종장 화암 스님의 인례로 희생자의 합동위패와 위령제 참여를 희망한 영정(67위)과 위패(78위)를 법단에 정중히 모셨다. 조계사 범종각에서는 영가 158분을 기억하는 158번의 타종이 이어졌고, 화암 스님의 집전으로 조계사 일주문에서 시련의식을 시작했다. 시련의식 후 희생자의 합동 위패와 연을 앞세우고 조계사 청년회 회원들이 영가를 법단에 모셨다.



연, 위패 이운.





헌향하는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



위령제를 주최한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이 법단에 올라 영가들에게 향을 사러 추모했고, 이수민 조계사 청년회장이 추모사로 그들을 ‘기억’했다.



추모사를 하는 이수민 조계사 청년회장.



“누군가의 자식이었고, 친구였고, 가족이었던 이들이 좁디좁은 골목길에서 고통 속에 쓰러져 갔습니다. 일상의 작은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가족과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한 푼이라도 벌고자 일하기 위해 각기 다른 사정으로 모여든 청년들이었습니다.

그날 밤 쏟아지는 뉴스를 보며 믿기 힘들었고, 제발 거짓말이기를 바랐습니다. 모두의 간절한 바람을 뒤로하고 158명의 귀한 생명들을 허망하게 떠나보낸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을 위해 애도하고 기도하는 것뿐입니다.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난 그대들에게 전합니다. 꽃 같던 그대들을 떠나보내는 길에 우리 모두의 마음은 깊이 아팠습니다. 그날 그곳에서 있었던 것은 그대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 비통한 현장 속에서도 그대들을 위해 한걸음에 달려온 이들이 있었고, 그대들을 위해 온 몸을 던졌던 많은 이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대들을 아끼고 사랑합니다. 그대들을 기억할 것입니다. 이제는 더 좋은 곳에서 아픔 없이 평온하길 바랍니다. 부디 모든 고통 잊으시고 아픔 없는 세상에서 못다 한 꿈 이루시길 바랍니다.”

그곳에서 끔찍한 참사로 사라진 이들의 또래인 이수민 청년회장은 “기억하겠다”고 했다. 그들의 죽음에 가장 큰 이유였을 국가를 책임진 자들 대신 또래의 청년불자가 젊고 찬란했을 그들의 잘못이 아니고, 그들을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49재 천도의식인 대령과 관욕, 상단 불공이 이어졌다. 유가족 한 가족이 절하며 눈물을 훔쳤다. 유가족의 흐느낌에서 그들의 고통이 묻어났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영가 법문을 했다.



법문하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진우 스님은 영가들에게 “다음 세상에서는 괴로움을 느낄 수 없는 세상을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합니다”라고 설했다.

이어 “영가와 유족들이 느끼는 고통이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소승의 마음도 매우 아리고 아픕니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 록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살펴야 합니다. 일어난 일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이 앞으로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여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러기에 마냥 슬픔에 잠겨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영가는 영가대로 가족은 가족대로 마음을 하루빨리 추스리고 냉철한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평안한 마음 상태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영가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 서로서로 연결되어있는 인드라망 안에 다 같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의 일이 너의 일이고 너의 일이 나의 일인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 영가와 가족들에게 한없는 위안을 주어야 합니다. 오늘 49재의 의미도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 조계사에 모인 대중 모두는 영가가 고통을 다시는 겪지 않도록 이고득락과 극락왕생을 기원합니다.”라고 설했다.



법문하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진우 스님의 법어는 끝나지 않았다.

스님은 “고금하대착(古今何大錯) 인가, 폐로부조거(閉路不造車) 하라.”고 일갈했다. “예나 지금이나 왜 이처럼 크게 잘못들 하는가. 길을 막아 놓고서 수레를 만들려 하지 말라.”는 뜻이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법문에 이어 희생된 영가들의 천도를 발원하는 회심곡이 봉송됐다. 회심곡 노랫말에 유가족이 또 울었고, 스님들도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영가들을 추모했다. 관음시식에 이어 총무원장 진우 스님, 교육원장 혜일 스님, 총무부장 호산 스님 등이 사부대중을 대표해서 영가에 헌화했고, 유가족들이 눈물을 삼키며 사랑하는 아들딸들에게 꽃으로 별리했다. 일부 유가족들은 총무원장 진우 스님에게 합장해 감사 인사를 전했고 스님은 어깨를 감싸며 위로와 위안을 전했다.



유가족 대표로 인사말을 하는 배우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



유가족 대표로 배우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가 인사말을 했다.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일부 유가족들이 고인에게 쓴 편지글을 읽고 또 읽었다. 떨리는 손에 편지를 넘기지 못했고, 가족이 나와 대신 편지를 넘겨주고서야 글을 다시 읽었다.

“오늘 저는 우리 아들 영정사진을 싼 흰색 보자기로 목을 두르고 아들이 신었던 양말을 신고 이 자리에 왔습니다. 조계사에서 우리 아들딸들 편안하게 떠날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이 지나면 이승에서는 아이들과의 마지막이 되는 날이기에 오늘이 오지 않길 바라면서도 아이들을 잘 보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가장 아름다운 말을 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한복판 이태원 그 골목에서 차갑게 생을 다한 우리 아들딸들을 잊지 말고 기억해주세요. 여러분이 기억해준다면 아이들은 가장 안전한 나라에서 다시 태어나 근심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소전 의식.



위령제를 마친 유가족들은 화암 스님 등의 인례로 소전의식으로 위령제를 회향했다. 일부 유가족은 이날 오후 2시 이태원 광장에서 열리는 종교지도자협의회의 10·29 참사 추모의식에 참여했다.

한편, 10·29 참사에서 친구 2명을 떠나보내고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A군이 지난 12일 오후 11시쯤 서울 마포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은 악성 댓글 등에 고통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A군의 극단적 선택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좀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이런 생각들이 더 강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발언해 물의를 일으켰다.

희생자 유가족은 물론 생존자, 참사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희생자들의 죽음을 마주한 이들까지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조계사는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 치유를 돕기 위해 ‘템플스테이, 헤아림’을 진행한다. 12월 17일부터 18일까지 1박 2일 동안 조계사에서 이태원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 치유를 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사경과 소전, 싱잉볼 명상, 108배 등의 프로그램을 무료로 실시한다.
시련의식

16일 오전, 전날 내린 눈이 채 녹지 않고 차디찬 날씨지만, 10월 29일, 그날 그 자리에서 숨조차 쉬지 못하고 차디차게 식어가는 몸을 일으키려 몸부림치며 엄마 아빠의 떠올렸을 그들에게 “그대들의 잘못이 아니다. 그대들을 기억하겠다.”며 49재를 엄수하는 150여 명의 유가족과 200여 명의 조계종과 조계사의 대중들은 흐느끼고 또 흐느끼며 영가들의 극락왕생을 염원했다.

어장종장 화암 스님의 인례로 희생자의 합동위패와 위령제 참여를 희망한 영정(67위)과 위패(78위)를 법단에 정중히 모셨다. 조계사 범종각에서는 영가 158분을 기억하는 158번의 타종이 이어졌고, 화암 스님의 집전으로 조계사 일주문에서 시련의식을 시작했다. 시련의식 후 희생자의 합동 위패와 연을 앞세우고 조계사 청년회 회원들이 영가를 법단에 모셨다.

연, 위패 이운.
연, 위패 이운.
헌향하는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
헌향하는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

위령제를 주최한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이 법단에 올라 영가들에게 향을 사러 추모했고, 이수민 조계사 청년회장이 추모사로 그들을 ‘기억’했다.

추모사를 하는 이수민 조계사 청년회장.
추모사를 하는 이수민 조계사 청년회장.

“누군가의 자식이었고, 친구였고, 가족이었던 이들이 좁디좁은 골목길에서 고통 속에 쓰러져 갔습니다. 일상의 작은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가족과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한 푼이라도 벌고자 일하기 위해 각기 다른 사정으로 모여든 청년들이었습니다.

그날 밤 쏟아지는 뉴스를 보며 믿기 힘들었고, 제발 거짓말이기를 바랐습니다. 모두의 간절한 바람을 뒤로하고 158명의 귀한 생명들을 허망하게 떠나보낸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을 위해 애도하고 기도하는 것뿐입니다.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난 그대들에게 전합니다. 꽃 같던 그대들을 떠나보내는 길에 우리 모두의 마음은 깊이 아팠습니다. 그날 그곳에서 있었던 것은 그대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 비통한 현장 속에서도 그대들을 위해 한걸음에 달려온 이들이 있었고, 그대들을 위해 온 몸을 던졌던 많은 이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대들을 아끼고 사랑합니다. 그대들을 기억할 것입니다. 이제는 더 좋은 곳에서 아픔 없이 평온하길 바랍니다. 부디 모든 고통 잊으시고 아픔 없는 세상에서 못다 한 꿈 이루시길 바랍니다.”

그곳에서 끔찍한 참사로 사라진 이들의 또래인 이수민 청년회장은 “기억하겠다”고 했다. 그들의 죽음에 가장 큰 이유였을 국가를 책임진 자들 대신 또래의 청년불자가 젊고 찬란했을 그들의 잘못이 아니고, 그들을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못다 핀 꽃들이여, 어여쁜 영령이여. 무릎 꿇고 통곡하며 그대들 위해 빕니다. 우리 좋은 세상에서 다시 만나 다시 한번 사랑하고 다시 한번 꿈꾸고 다시 한번 살아가는 좋은 목숨이시길 빕니다.”

흰 눈이 채 녹지 않은 조계사 대웅전 앞 특설법단에 영정 67위, 위패 78위 모두 145위, 그리고 13명의 무명의 꽃보다 더 아름다운 영가들이 모셔졌다. 아름답고 건강한 삶을 찬란히 영위해야 할 젊디젊은 영혼들이 국가의 부재 속에 이태원의 골목길에서 있을 수 없는 참혹한 일에 내몰려 가족과 별리한 ‘10·29 참사’ 희생영령들의 얼굴과 이름이 영단에 올랐다. ‘10·29 참사’ 희생자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는 것이 2차 가해라던 어처구니없는 가해자와 국민의 생명을 소중히 지켜야 할 국가 대신 동체대비의 마음으로 불제자들이 10·29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셔 49재 추모위령제를 엄수했다.



시련의식



16일 오전, 전날 내린 눈이 채 녹지 않고 차디찬 날씨지만, 10월 29일, 그날 그 자리에서 숨조차 쉬지 못하고 차디차게 식어가는 몸을 일으키려 몸부림치며 엄마 아빠의 떠올렸을 그들에게 “그대들의 잘못이 아니다. 그대들을 기억하겠다.”며 49재를 엄수하는 150여 명의 유가족과 200여 명의 조계종과 조계사의 대중들은 흐느끼고 또 흐느끼며 영가들의 극락왕생을 염원했다.

어장종장 화암 스님의 인례로 희생자의 합동위패와 위령제 참여를 희망한 영정(67위)과 위패(78위)를 법단에 정중히 모셨다. 조계사 범종각에서는 영가 158분을 기억하는 158번의 타종이 이어졌고, 화암 스님의 집전으로 조계사 일주문에서 시련의식을 시작했다. 시련의식 후 희생자의 합동 위패와 연을 앞세우고 조계사 청년회 회원들이 영가를 법단에 모셨다.



연, 위패 이운.





헌향하는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



위령제를 주최한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이 법단에 올라 영가들에게 향을 사러 추모했고, 이수민 조계사 청년회장이 추모사로 그들을 ‘기억’했다.



추모사를 하는 이수민 조계사 청년회장.



“누군가의 자식이었고, 친구였고, 가족이었던 이들이 좁디좁은 골목길에서 고통 속에 쓰러져 갔습니다. 일상의 작은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가족과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한 푼이라도 벌고자 일하기 위해 각기 다른 사정으로 모여든 청년들이었습니다.

그날 밤 쏟아지는 뉴스를 보며 믿기 힘들었고, 제발 거짓말이기를 바랐습니다. 모두의 간절한 바람을 뒤로하고 158명의 귀한 생명들을 허망하게 떠나보낸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을 위해 애도하고 기도하는 것뿐입니다.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난 그대들에게 전합니다. 꽃 같던 그대들을 떠나보내는 길에 우리 모두의 마음은 깊이 아팠습니다. 그날 그곳에서 있었던 것은 그대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 비통한 현장 속에서도 그대들을 위해 한걸음에 달려온 이들이 있었고, 그대들을 위해 온 몸을 던졌던 많은 이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대들을 아끼고 사랑합니다. 그대들을 기억할 것입니다. 이제는 더 좋은 곳에서 아픔 없이 평온하길 바랍니다. 부디 모든 고통 잊으시고 아픔 없는 세상에서 못다 한 꿈 이루시길 바랍니다.”

그곳에서 끔찍한 참사로 사라진 이들의 또래인 이수민 청년회장은 “기억하겠다”고 했다. 그들의 죽음에 가장 큰 이유였을 국가를 책임진 자들 대신 또래의 청년불자가 젊고 찬란했을 그들의 잘못이 아니고, 그들을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49재 천도의식인 대령과 관욕, 상단 불공이 이어졌다. 유가족 한 가족이 절하며 눈물을 훔쳤다. 유가족의 흐느낌에서 그들의 고통이 묻어났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영가 법문을 했다.



법문하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진우 스님은 영가들에게 “다음 세상에서는 괴로움을 느낄 수 없는 세상을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합니다”라고 설했다.

이어 “영가와 유족들이 느끼는 고통이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소승의 마음도 매우 아리고 아픕니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 록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살펴야 합니다. 일어난 일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이 앞으로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여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러기에 마냥 슬픔에 잠겨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영가는 영가대로 가족은 가족대로 마음을 하루빨리 추스리고 냉철한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평안한 마음 상태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영가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 서로서로 연결되어있는 인드라망 안에 다 같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의 일이 너의 일이고 너의 일이 나의 일인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 영가와 가족들에게 한없는 위안을 주어야 합니다. 오늘 49재의 의미도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 조계사에 모인 대중 모두는 영가가 고통을 다시는 겪지 않도록 이고득락과 극락왕생을 기원합니다.”라고 설했다.



법문하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진우 스님의 법어는 끝나지 않았다.

스님은 “고금하대착(古今何大錯) 인가, 폐로부조거(閉路不造車) 하라.”고 일갈했다. “예나 지금이나 왜 이처럼 크게 잘못들 하는가. 길을 막아 놓고서 수레를 만들려 하지 말라.”는 뜻이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법문에 이어 희생된 영가들의 천도를 발원하는 회심곡이 봉송됐다. 회심곡 노랫말에 유가족이 또 울었고, 스님들도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영가들을 추모했다. 관음시식에 이어 총무원장 진우 스님, 교육원장 혜일 스님, 총무부장 호산 스님 등이 사부대중을 대표해서 영가에 헌화했고, 유가족들이 눈물을 삼키며 사랑하는 아들딸들에게 꽃으로 별리했다. 일부 유가족들은 총무원장 진우 스님에게 합장해 감사 인사를 전했고 스님은 어깨를 감싸며 위로와 위안을 전했다.



유가족 대표로 인사말을 하는 배우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



유가족 대표로 배우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가 인사말을 했다.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일부 유가족들이 고인에게 쓴 편지글을 읽고 또 읽었다. 떨리는 손에 편지를 넘기지 못했고, 가족이 나와 대신 편지를 넘겨주고서야 글을 다시 읽었다.

“오늘 저는 우리 아들 영정사진을 싼 흰색 보자기로 목을 두르고 아들이 신었던 양말을 신고 이 자리에 왔습니다. 조계사에서 우리 아들딸들 편안하게 떠날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이 지나면 이승에서는 아이들과의 마지막이 되는 날이기에 오늘이 오지 않길 바라면서도 아이들을 잘 보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가장 아름다운 말을 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한복판 이태원 그 골목에서 차갑게 생을 다한 우리 아들딸들을 잊지 말고 기억해주세요. 여러분이 기억해준다면 아이들은 가장 안전한 나라에서 다시 태어나 근심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소전 의식.



위령제를 마친 유가족들은 화암 스님 등의 인례로 소전의식으로 위령제를 회향했다. 일부 유가족은 이날 오후 2시 이태원 광장에서 열리는 종교지도자협의회의 10·29 참사 추모의식에 참여했다.

한편, 10·29 참사에서 친구 2명을 떠나보내고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A군이 지난 12일 오후 11시쯤 서울 마포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은 악성 댓글 등에 고통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A군의 극단적 선택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좀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이런 생각들이 더 강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발언해 물의를 일으켰다.

희생자 유가족은 물론 생존자, 참사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희생자들의 죽음을 마주한 이들까지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조계사는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 치유를 돕기 위해 ‘템플스테이, 헤아림’을 진행한다. 12월 17일부터 18일까지 1박 2일 동안 조계사에서 이태원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 치유를 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사경과 소전, 싱잉볼 명상, 108배 등의 프로그램을 무료로 실시한다.

49재 천도의식인 대령과 관욕, 상단 불공이 이어졌다. 유가족 한 가족이 절하며 눈물을 훔쳤다. 유가족의 흐느낌에서 그들의 고통이 묻어났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영가 법문을 했다.

법문하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법문하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진우 스님은 영가들에게 “다음 세상에서는 괴로움을 느낄 수 없는 세상을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합니다”라고 설했다.

이어 “영가와 유족들이 느끼는 고통이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소승의 마음도 매우 아리고 아픕니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 록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살펴야 합니다. 일어난 일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이 앞으로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여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러기에 마냥 슬픔에 잠겨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영가는 영가대로 가족은 가족대로 마음을 하루빨리 추스리고 냉철한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평안한 마음 상태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영가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 서로서로 연결되어있는 인드라망 안에 다 같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의 일이 너의 일이고 너의 일이 나의 일인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 영가와 가족들에게 한없는 위안을 주어야 합니다. 오늘 49재의 의미도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 조계사에 모인 대중 모두는 영가가 고통을 다시는 겪지 않도록 이고득락과 극락왕생을 기원합니다.”라고 설했다.

법문하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법문하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진우 스님의 법어는 끝나지 않았다.

스님은 “고금하대착(古今何大錯) 인가, 폐로부조거(閉路不造車) 하라.”고 일갈했다. “예나 지금이나 왜 이처럼 크게 잘못들 하는가. 길을 막아 놓고서 수레를 만들려 하지 말라.”는 뜻이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법문에 이어 희생된 영가들의 천도를 발원하는 회심곡이 봉송됐다. 회심곡 노랫말에 유가족이 또 울었고, 스님들도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영가들을 추모했다. 관음시식에 이어 총무원장 진우 스님, 교육원장 혜일 스님, 총무부장 호산 스님 등이 사부대중을 대표해서 영가에 헌화했고, 유가족들이 눈물을 삼키며 사랑하는 아들딸들에게 꽃으로 별리했다. 일부 유가족들은 총무원장 진우 스님에게 합장해 감사 인사를 전했고 스님은 어깨를 감싸며 위로와 위안을 전했다.

유가족 대표로 인사말을 하는 배우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
유가족 대표로 인사말을 하는 배우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

유가족 대표로 배우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가 인사말을 했다.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일부 유가족들이 고인에게 쓴 편지글을 읽고 또 읽었다. 떨리는 손에 편지를 넘기지 못했고, 가족이 나와 대신 편지를 넘겨주고서야 글을 다시 읽었다.

“오늘 저는 우리 아들 영정사진을 싼 흰색 보자기로 목을 두르고 아들이 신었던 양말을 신고 이 자리에 왔습니다. 조계사에서 우리 아들딸들 편안하게 떠날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이 지나면 이승에서는 아이들과의 마지막이 되는 날이기에 오늘이 오지 않길 바라면서도 아이들을 잘 보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가장 아름다운 말을 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한복판 이태원 그 골목에서 차갑게 생을 다한 우리 아들딸들을 잊지 말고 기억해주세요. 여러분이 기억해준다면 아이들은 가장 안전한 나라에서 다시 태어나 근심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소전 의식.
소전 의식.

위령제를 마친 유가족들은 화암 스님 등의 인례로 소전의식으로 위령제를 회향했다. 일부 유가족은 이날 오후 2시 이태원 광장에서 열리는 종교지도자협의회의 10·29 참사 추모의식에 참여했다.

한편, 10·29 참사에서 친구 2명을 떠나보내고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A군이 지난 12일 오후 11시쯤 서울 마포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은 악성 댓글 등에 고통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A군의 극단적 선택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좀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이런 생각들이 더 강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발언해 물의를 일으켰다.

희생자 유가족은 물론 생존자, 참사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희생자들의 죽음을 마주한 이들까지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조계사는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 치유를 돕기 위해 ‘템플스테이, 헤아림’을 진행한다. 12월 17일부터 18일까지 1박 2일 동안 조계사에서 이태원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 치유를 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사경과 소전, 싱잉볼 명상, 108배 등의 프로그램을 무료로 실시한다.





“못다 핀 꽃들이여, 어여쁜 영령이여. 무릎 꿇고 통곡하며 그대들 위해 빕니다. 우리 좋은 세상에서 다시 만나 다시 한번 사랑하고 다시 한번 꿈꾸고 다시 한번 살아가는 좋은 목숨이시길 빕니다.”

흰 눈이 채 녹지 않은 조계사 대웅전 앞 특설법단에 영정 67위, 위패 78위 모두 145위, 그리고 13명의 무명의 꽃보다 더 아름다운 영가들이 모셔졌다. 아름답고 건강한 삶을 찬란히 영위해야 할 젊디젊은 영혼들이 국가의 부재 속에 이태원의 골목길에서 있을 수 없는 참혹한 일에 내몰려 가족과 별리한 ‘10·29 참사’ 희생영령들의 얼굴과 이름이 영단에 올랐다. ‘10·29 참사’ 희생자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는 것이 2차 가해라던 어처구니없는 가해자와 국민의 생명을 소중히 지켜야 할 국가 대신 동체대비의 마음으로 불제자들이 10·29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셔 49재 추모위령제를 엄수했다.



시련의식



16일 오전, 전날 내린 눈이 채 녹지 않고 차디찬 날씨지만, 10월 29일, 그날 그 자리에서 숨조차 쉬지 못하고 차디차게 식어가는 몸을 일으키려 몸부림치며 엄마 아빠의 떠올렸을 그들에게 “그대들의 잘못이 아니다. 그대들을 기억하겠다.”며 49재를 엄수하는 150여 명의 유가족과 200여 명의 조계종과 조계사의 대중들은 흐느끼고 또 흐느끼며 영가들의 극락왕생을 염원했다.

어장종장 화암 스님의 인례로 희생자의 합동위패와 위령제 참여를 희망한 영정(67위)과 위패(78위)를 법단에 정중히 모셨다. 조계사 범종각에서는 영가 158분을 기억하는 158번의 타종이 이어졌고, 화암 스님의 집전으로 조계사 일주문에서 시련의식을 시작했다. 시련의식 후 희생자의 합동 위패와 연을 앞세우고 조계사 청년회 회원들이 영가를 법단에 모셨다.



연, 위패 이운.





헌향하는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



위령제를 주최한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이 법단에 올라 영가들에게 향을 사러 추모했고, 이수민 조계사 청년회장이 추모사로 그들을 ‘기억’했다.



추모사를 하는 이수민 조계사 청년회장.



“누군가의 자식이었고, 친구였고, 가족이었던 이들이 좁디좁은 골목길에서 고통 속에 쓰러져 갔습니다. 일상의 작은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가족과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한 푼이라도 벌고자 일하기 위해 각기 다른 사정으로 모여든 청년들이었습니다.

그날 밤 쏟아지는 뉴스를 보며 믿기 힘들었고, 제발 거짓말이기를 바랐습니다. 모두의 간절한 바람을 뒤로하고 158명의 귀한 생명들을 허망하게 떠나보낸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을 위해 애도하고 기도하는 것뿐입니다.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난 그대들에게 전합니다. 꽃 같던 그대들을 떠나보내는 길에 우리 모두의 마음은 깊이 아팠습니다. 그날 그곳에서 있었던 것은 그대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 비통한 현장 속에서도 그대들을 위해 한걸음에 달려온 이들이 있었고, 그대들을 위해 온 몸을 던졌던 많은 이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대들을 아끼고 사랑합니다. 그대들을 기억할 것입니다. 이제는 더 좋은 곳에서 아픔 없이 평온하길 바랍니다. 부디 모든 고통 잊으시고 아픔 없는 세상에서 못다 한 꿈 이루시길 바랍니다.”

그곳에서 끔찍한 참사로 사라진 이들의 또래인 이수민 청년회장은 “기억하겠다”고 했다. 그들의 죽음에 가장 큰 이유였을 국가를 책임진 자들 대신 또래의 청년불자가 젊고 찬란했을 그들의 잘못이 아니고, 그들을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49재 천도의식인 대령과 관욕, 상단 불공이 이어졌다. 유가족 한 가족이 절하며 눈물을 훔쳤다. 유가족의 흐느낌에서 그들의 고통이 묻어났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영가 법문을 했다.



법문하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진우 스님은 영가들에게 “다음 세상에서는 괴로움을 느낄 수 없는 세상을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합니다”라고 설했다.

이어 “영가와 유족들이 느끼는 고통이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소승의 마음도 매우 아리고 아픕니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 록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살펴야 합니다. 일어난 일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이 앞으로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여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러기에 마냥 슬픔에 잠겨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영가는 영가대로 가족은 가족대로 마음을 하루빨리 추스리고 냉철한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평안한 마음 상태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영가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 서로서로 연결되어있는 인드라망 안에 다 같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의 일이 너의 일이고 너의 일이 나의 일인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 영가와 가족들에게 한없는 위안을 주어야 합니다. 오늘 49재의 의미도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 조계사에 모인 대중 모두는 영가가 고통을 다시는 겪지 않도록 이고득락과 극락왕생을 기원합니다.”라고 설했다.



법문하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진우 스님의 법어는 끝나지 않았다.

스님은 “고금하대착(古今何大錯) 인가, 폐로부조거(閉路不造車) 하라.”고 일갈했다. “예나 지금이나 왜 이처럼 크게 잘못들 하는가. 길을 막아 놓고서 수레를 만들려 하지 말라.”는 뜻이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법문에 이어 희생된 영가들의 천도를 발원하는 회심곡이 봉송됐다. 회심곡 노랫말에 유가족이 또 울었고, 스님들도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영가들을 추모했다. 관음시식에 이어 총무원장 진우 스님, 교육원장 혜일 스님, 총무부장 호산 스님 등이 사부대중을 대표해서 영가에 헌화했고, 유가족들이 눈물을 삼키며 사랑하는 아들딸들에게 꽃으로 별리했다. 일부 유가족들은 총무원장 진우 스님에게 합장해 감사 인사를 전했고 스님은 어깨를 감싸며 위로와 위안을 전했다.



유가족 대표로 인사말을 하는 배우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



유가족 대표로 배우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가 인사말을 했다.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일부 유가족들이 고인에게 쓴 편지글을 읽고 또 읽었다. 떨리는 손에 편지를 넘기지 못했고, 가족이 나와 대신 편지를 넘겨주고서야 글을 다시 읽었다.

“오늘 저는 우리 아들 영정사진을 싼 흰색 보자기로 목을 두르고 아들이 신었던 양말을 신고 이 자리에 왔습니다. 조계사에서 우리 아들딸들 편안하게 떠날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이 지나면 이승에서는 아이들과의 마지막이 되는 날이기에 오늘이 오지 않길 바라면서도 아이들을 잘 보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가장 아름다운 말을 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한복판 이태원 그 골목에서 차갑게 생을 다한 우리 아들딸들을 잊지 말고 기억해주세요. 여러분이 기억해준다면 아이들은 가장 안전한 나라에서 다시 태어나 근심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소전 의식.



위령제를 마친 유가족들은 화암 스님 등의 인례로 소전의식으로 위령제를 회향했다. 일부 유가족은 이날 오후 2시 이태원 광장에서 열리는 종교지도자협의회의 10·29 참사 추모의식에 참여했다.

한편, 10·29 참사에서 친구 2명을 떠나보내고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A군이 지난 12일 오후 11시쯤 서울 마포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은 악성 댓글 등에 고통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A군의 극단적 선택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좀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이런 생각들이 더 강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발언해 물의를 일으켰다.

희생자 유가족은 물론 생존자, 참사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희생자들의 죽음을 마주한 이들까지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조계사는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 치유를 돕기 위해 ‘템플스테이, 헤아림’을 진행한다. 12월 17일부터 18일까지 1박 2일 동안 조계사에서 이태원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 치유를 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사경과 소전, 싱잉볼 명상, 108배 등의 프로그램을 무료로 실시한다.

기사=서현욱 기자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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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씨 2022-12-19 20:27:13
음. 정청래님 박지원 조심하길버랍니다. 허나ㅊ인재입니다 시윈스럽계. 말 박씨 아님 국민. 나는. 나라를위한 말이라고 그리 생각합니닺. 박씨가. 가려야하는데. 박지윈 얘. 말이죠
이자가 인재 맞습니다 더공부. 해야 !하지요
제가!! 얘. 박지원이 공부시키겧어요
참회합니다 ㅈ박지원ㅈ인재입니다ㅊ 마음아프지요

아자씨 2022-12-19 18:54:50
박지원아. 자네가!! 모시던 분. 잘됐으면. 좋겠지. 그럼. 언행이. 조심스러위야지

박지원이. 자네 단댜ㅓ. 출신. 마ㅈ지
유튜브보고.
지원이 인재는 여러가지. 겸비해야 됩니다
자네 더 인재되도록 검은그림자 배치할게

글고 지원씨. 자네는 무속인믿고 있어. 정경심교수님꺼내지 않으면 좋겠어요. 니에게 부탁한적없음
싸가지없는 던다 선배 인재박지원에게. 아자씨 씀

아자씨 2022-12-19 18:44:04
인재 박지원씨를 박지원으로 부릅니다
본인이 그렇게. 불러 달러. 하네요

지원아 ㅈ단대출신 입조심하세요 너에게 정경심교수님. 내거 부탁한적 없어. 건방지게.

너. 요새 건방져. 김대중씨 조카중에 스님있어. 환속한분. 갈이 와 건방지게. 자네 나보다. 생활연령 많지
이렇게 ㅆㅡ면 안되는데. 씁니다

뱍지원 살다 보니 너같은 자와. 패거리본다.
민주당복당해ㅆ지. 별 더러운. 단국대. 출신보네 ㅎㅎ
아직 인재야 박지원씨

아자씨 2022-12-19 17:19:41
사회가. 부패해서 그렇습니다. 부패조계종 부패한한국불교. 부패한. 글고 이것도. 모르는. 조계종. 청년회. 더 부끄럽지요

이태원 유족들께. 마음아픔전합니다

아자씨 2022-12-19 00:22:53
불보살닝이시여
윤석예ㄹ 과 그부인 김건희. 를. 한번. 감찰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글고 그결과를. 저에게 알려주세요
대퉁령되기 전에 알려 주듯이 정보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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