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탈핵실크로드[17] 라오스의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생명탈핵실크로드[17] 라오스의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 이원영 수원대 교수·한국탈핵에너지학회 부회장
  • 승인 2022.11.21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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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의 궁극적 목적

 

이 지도의 동남측 Vinh의 서쪽 빨간 점이 국경이다. 거기서부터 서측의 Vientiane까지 걷는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국경의 라오스 검문소.@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국경을 넘어 라오스로 접어들었다. 마중 나온 이가 있었다. 일본에서 만났던 하라 츠네노리(原恒徳 Hara Tsunenori)씨이다. 하라상이라는 이름의 중년남자다. 일본에서 만나서 함께 걷기도 했던 그는 필자의 로마행에 호기심을 갖고 동참해서 걷기를 원했다. 그리하여 라오스에서부터 참여하게 된 것이다. 필자에게는 반가운 이였다. 동행이 있으면 혼자 걷는 것보다 훨씬 낫다. 그는 일본에서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으로 온 후, 수고롭게도 이곳 국경까지 렌터카를 몰고 왔다.

지난번 소개했던 경향신문에 게재된 칼럼의 일부분에 그에 대한 소개가 나와 있다.

https://m.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1709082053025#c2b

‘로마까지 걸어간다고? 도대체 어떤 사람이 그런 생각을…’ 하고 지난 6월 궁금해 하던 일본의 한 사람이 지금 생명·탈핵 실크로드(이하 생명로드) 도상의 라오스에 와서 함께 걷고 있다. 지구촌 안전을 꾀하자는 근본 뜻을 알고는 자신의 일을 잠시 접고 로마까지 도우면서 2년간 순례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그는 모든 코스를 걷는 것이 아니다. 걷지 않는 날에는 필자를 돕는 입장에서 렌터카로 짐도 옮겨 나르는 보조자 역할도 맡기로 했다. 그가 있어서 라오스부터는 한결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다만 그가 원래부터 탈원전운동에 열의를 갖고 있던 분이 아니었고, 장기간에 걸쳐 걷는 일에 익숙했던 필자와는 달라서, 도중에 겪게 될 어려움을 그가 잘 감당해낼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였다. 


국경에 일본인 하라 츠네노리 씨가 필자를 마중 나왔다. 그와 이제부터 함께 걷는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소들을 자유로이 풀어놓고 키우는 것은 베트남과 비슷하다.


 


낙동강 내성천을 방불케 하는 아름다운 모래강이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한적한 맑은 강에서 아리따운 아가씨들이 멱을 감고 있다. 필자가 지나가면서 손을 흐드니 마주 흔들어준다. 순박한 느낌의 아가씨들이다. 사진 찍어도 좋으냐고 손짓으로  물으니 쾌히 포즈를 취해준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라오스의 국경지대의 경치는 마치 한국 가운데 아름답다고 할 만한 산하를 그대로 따뜻한 남쪽지역으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정겨우면서도 아늑한 맛이 있는 아름다움이다. 여름철이기는 하지만 고도도 상당히 높고 건조하여서 베트남보다 쾌적한 기분으로 걸을 수 있었다. 


우리의 산하를 옮겨 놓은듯한 경치다.


 


점선이 걸어가는 길이고, 가는 실선은 쉬는 날 살펴본 자연국립공원이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들판에는 벼가 익어가고 있다. 산들의 모양도 친숙한 느낌이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멱을 감고 있는 아이들이 필자를 보더니 환호한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동네청년들이 잡은 우렁이를 삶은 것을 나그네에게 권한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보기에도 시원해 보이는 라오스식 원두막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그 안에서 쉬어가기 안성맞춤이다. 덕분에 편하게 걸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락사오 마을 일대의 아름다운 경치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그해 2월의 생명탈핵실크로드 사전답사여행 때도 왔었던 락사오 지방은, 동부지역 전체의 중심 마을이다. 이곳을 며칠 동안 베이스캠프로 삼아 걸었다. 동자승이 많이 보이는 것이 무척 인상 깊었다. 알고 보니 어린 시절 남자아이는 상당 기간 절집에서 이런 경험을 거치는 것이 사회적으로 관례화 되어 있다. 

아래 사진은 아침 일찍 그 동자승들이 탁발하는 인상적인 모습이다. 스님께 공양드리는 주민들은 아침 일찍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 아마도 이들 중에 모친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놀라운 사회문화적 시스템이다. 이를 지켜보던 필자는 불자답게 합장으로 존중해주었고, 이 장면을 하라상은 카메라에 담았다. 



아침 일찍 동자승들이 탁발하는 인상적인 모습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마을 청년들이 그늘에서 모임을 갖다가 나그네와 만났다. 필자의 복장이 그럴싸하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어느 날 저녁 숙소로가는 차를 태워준 분의 집에 다시 방문하여, 감사의 인사와 함께 기념으로 휘장을 전달한다. 가운데 아주머니는 그 전날 남편에게 도와주라고 부추기더니, 이 날 아침에는 아들더러 휘장을 받으라고 종용한다. 세상은 여자가 움직인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아름다운 바위산들이 병풍처럼 지역을 감싸고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락사오 일대의 자연경관은 운치가 그만이었다. 걷는 내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천천히 걸으면서 볼 수밖에 없었기에 그 아름다운 장면이 5년이 지난 지금에도 눈에 선하다. 또 다시 걸어가고 싶은 코스다.


하라상이 포즈를 취한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며칠 동안을 이런 경치 속에서 걷는다. 구름을 끼는 사는 바위산들이 이어진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영어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필자의 순례를 설명한 후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베트남 호치민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던 이 선생은 순례에 감탄하면서도, 100인위원회로부터 지원을 받는 사회적 시스템에 관심이 많았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어느 날 걷다가 큰길가에 있는 영어 스쿨(일종의 학원)에서 많은 학생이 있는 자리로 갑자기 소개되었다. 이미 어느 학생이 Peter라는 선생에게 우리의 순례모습을 전한 것을 듣고, 이 선생이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를 학생들 앞에 세운 것이었다. 필자는 평소에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영어 강의를 갑자기 하게 되었다. 서툰 발음에도 아이들이 잘 들어주었다.


아이들에게 필자의 순례를 영어로 설명하면, 선생님이 그것을 라오어로 통역해준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주로 중고등학생들이었던 저녁반에는 통역없이 영어로 전달한다.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베트남 호치민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던 이 선생은 순례에 감탄하면서도, 100인위원회로부터 지원을 받는 사회적 시스템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낮 도보일정을 마친 후 저녁반에 와서 또 한차례 설명해주기를 기대하였다.

그리하여 저녁반에 와서 다시 설명하였다. 이 반의 학생들은 고교생 나이들이 많아보였다. 낮반 아이들은 순례에 대해서 관심을 보였고 이 반은 핵발전소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해왔다. 특히 핵발전소와 핵무기 가운데 어느것이 위험하냐는 질문이 기억난다.

필자는 대답했다. "핵무기는 인간이 통제할 수 있다. 하지만 핵발전소는 그렇지 않다. 핵발전소는 지진에 무력하다. 그러므로 핵발전소가 더 위험하다." 그러면서, 필자가 "핵발전소는 지구상에 450개이고 수명이 50년인데, 터지면 천년이나 농사를 못짓는다"고 하자 모두가 놀란다. 

자신의 나라에 핵발전소가 없는 것과 이웃 베트남이 도입을 백지화했다는 대목에서는 환호를 지른다. 그렇게 위험한 것을 어떻게 없애느냐는 질문에, 필자는 핵폐기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없애는 일의 시작은 나같은 사람이 하지만 마무리는 여러분들이 해야한다"고 말했다. 갑자기 이들의 어깨가 무거워졌을지 모르겠다.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그들중 누군가가 필자를 기억하고 그 뜻을 이어서 이 큰 일을 해가기를 기대한다. 그 기대야말로 이 순례의 궁극적 목적이다. 


순례중의 명장면이다. '핵발전소 이제 그만'이라는 등자보와  삿갓을 쓴 필자가 경치를 감상하고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이 지도의 동남측 Vinh의 서쪽 빨간 점이 국경이다. 거기서부터 서측의 Vientiane까지 걷는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국경의 라오스 검문소.@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국경의 라오스 검문소.@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국경을 넘어 라오스로 접어들었다. 마중 나온 이가 있었다. 일본에서 만났던 하라 츠네노리(原恒徳 Hara Tsunenori)씨이다. 하라상이라는 이름의 중년남자다. 일본에서 만나서 함께 걷기도 했던 그는 필자의 로마행에 호기심을 갖고 동참해서 걷기를 원했다. 그리하여 라오스에서부터 참여하게 된 것이다. 필자에게는 반가운 이였다. 동행이 있으면 혼자 걷는 것보다 훨씬 낫다. 그는 일본에서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으로 온 후, 수고롭게도 이곳 국경까지 렌터카를 몰고 왔다.

지난번 소개했던 경향신문에 게재된 칼럼의 일부분에 그에 대한 소개가 나와 있다.

https://m.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1709082053025#c2b

‘로마까지 걸어간다고? 도대체 어떤 사람이 그런 생각을…’ 하고 지난 6월 궁금해 하던 일본의 한 사람이 지금 생명·탈핵 실크로드(이하 생명로드) 도상의 라오스에 와서 함께 걷고 있다. 지구촌 안전을 꾀하자는 근본 뜻을 알고는 자신의 일을 잠시 접고 로마까지 도우면서 2년간 순례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그는 모든 코스를 걷는 것이 아니다. 걷지 않는 날에는 필자를 돕는 입장에서 렌터카로 짐도 옮겨 나르는 보조자 역할도 맡기로 했다. 그가 있어서 라오스부터는 한결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다만 그가 원래부터 탈원전운동에 열의를 갖고 있던 분이 아니었고, 장기간에 걸쳐 걷는 일에 익숙했던 필자와는 달라서, 도중에 겪게 될 어려움을 그가 잘 감당해낼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였다. 

국경에 일본인 하라 츠네노리 씨가 필자를 마중 나왔다. 그와 이제부터 함께 걷는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국경에 일본인 하라 츠네노리 씨가 필자를 마중 나왔다. 그와 이제부터 함께 걷는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소들을 자유로이 풀어놓고 키우는 것은 베트남과 비슷하다.
소들을 자유로이 풀어놓고 키우는 것은 베트남과 비슷하다.

 

낙동강 내성천을 방불케 하는 아름다운 모래강이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낙동강 내성천을 방불케 하는 아름다운 모래강이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한적한 맑은 강에서 아리따운 아가씨들이 멱을 감고 있다. 필자가 지나가면서 손을 흐드니 마주 흔들어준다. 순박한 느낌의 아가씨들이다. 사진 찍어도 좋으냐고 손짓으로  물으니 쾌히 포즈를 취해준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한적한 맑은 강에서 아리따운 아가씨들이 멱을 감고 있다. 필자가 지나가면서 손을 흐드니 마주 흔들어준다. 순박한 느낌의 아가씨들이다. 사진 찍어도 좋으냐고 손짓으로  물으니 쾌히 포즈를 취해준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라오스의 국경지대의 경치는 마치 한국 가운데 아름답다고 할 만한 산하를 그대로 따뜻한 남쪽지역으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정겨우면서도 아늑한 맛이 있는 아름다움이다. 여름철이기는 하지만 고도도 상당히 높고 건조하여서 베트남보다 쾌적한 기분으로 걸을 수 있었다. 

우리의 산하를 옮겨 놓은듯한 경치다.
우리의 산하를 옮겨 놓은듯한 경치다.

 

점선이 걸어가는 길이고, 가는 실선은 쉬는 날 살펴본 자연국립공원이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점선이 걸어가는 길이고, 가는 실선은 쉬는 날 살펴본 자연국립공원이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들판에는 벼가 익어가고 있다. 산들의 모양도 친숙한 느낌이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들판에는 벼가 익어가고 있다. 산들의 모양도 친숙한 느낌이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멱을 감고 있는 아이들이 필자를 보더니 환호한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멱을 감고 있는 아이들이 필자를 보더니 환호한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동네청년들이 잡은 우렁이를 삶은 것을 나그네에게 권한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동네청년들이 잡은 우렁이를 삶은 것을 나그네에게 권한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보기에도 시원해 보이는 라오스식 원두막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보기에도 시원해 보이는 라오스식 원두막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그 안에서 쉬어가기 안성맞춤이다. 덕분에 편하게 걸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그 안에서 쉬어가기 안성맞춤이다. 덕분에 편하게 걸었다.@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락사오 마을 일대의 아름다운 경치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락사오 마을 일대의 아름다운 경치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그해 2월의 생명탈핵실크로드 사전답사여행 때도 왔었던 락사오 지방은, 동부지역 전체의 중심 마을이다. 이곳을 며칠 동안 베이스캠프로 삼아 걸었다. 동자승이 많이 보이는 것이 무척 인상 깊었다. 알고 보니 어린 시절 남자아이는 상당 기간 절집에서 이런 경험을 거치는 것이 사회적으로 관례화 되어 있다. 

아래 사진은 아침 일찍 그 동자승들이 탁발하는 인상적인 모습이다. 스님께 공양드리는 주민들은 아침 일찍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 아마도 이들 중에 모친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놀라운 사회문화적 시스템이다. 이를 지켜보던 필자는 불자답게 합장으로 존중해주었고, 이 장면을 하라상은 카메라에 담았다. 

아침 일찍 동자승들이 탁발하는 인상적인 모습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마을 청년들이 그늘에서 모임을 갖다가 나그네와 만났다. 필자의 복장이 그럴싸하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마을 청년들이 그늘에서 모임을 갖다가 나그네와 만났다. 필자의 복장이 그럴싸하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어느 날 저녁 숙소로가는 차를 태워준 분의 집에 다시 방문하여, 감사의 인사와 함께 기념으로 휘장을 전달한다. 가운데 아주머니는 그 전날 남편에게 도와주라고 부추기더니, 이 날 아침에는 아들더러 휘장을 받으라고 종용한다. 세상은 여자가 움직인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어느 날 저녁 숙소로가는 차를 태워준 분의 집에 다시 방문하여, 감사의 인사와 함께 기념으로 휘장을 전달한다. 가운데 아주머니는 그 전날 남편에게 도와주라고 부추기더니, 이 날 아침에는 아들더러 휘장을 받으라고 종용한다. 세상은 여자가 움직인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아름다운 바위산들이 병풍처럼 지역을 감싸고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아름다운 바위산들이 병풍처럼 지역을 감싸고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락사오 일대의 자연경관은 운치가 그만이었다. 걷는 내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천천히 걸으면서 볼 수밖에 없었기에 그 아름다운 장면이 5년이 지난 지금에도 눈에 선하다. 또 다시 걸어가고 싶은 코스다.

하라상이 포즈를 취한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하라상이 포즈를 취한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며칠 동안을 이런 경치 속에서 걷는다. 구름을 끼는 사는 바위산들이 이어진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며칠 동안을 이런 경치 속에서 걷는다. 구름을 끼는 사는 바위산들이 이어진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영어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필자의 순례를 설명한 후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베트남 호치민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던 이 선생은 순례에 감탄하면서도, 100인위원회로부터 지원을 받는 사회적 시스템에 관심이 많았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영어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필자의 순례를 설명한 후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베트남 호치민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던 이 선생은 순례에 감탄하면서도, 100인위원회로부터 지원을 받는 사회적 시스템에 관심이 많았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어느 날 걷다가 큰길가에 있는 영어 스쿨(일종의 학원)에서 많은 학생이 있는 자리로 갑자기 소개되었다. 이미 어느 학생이 Peter라는 선생에게 우리의 순례모습을 전한 것을 듣고, 이 선생이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를 학생들 앞에 세운 것이었다. 필자는 평소에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영어 강의를 갑자기 하게 되었다. 서툰 발음에도 아이들이 잘 들어주었다.

아이들에게 필자의 순례를 영어로 설명하면, 선생님이 그것을 라오어로 통역해준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아이들에게 필자의 순례를 영어로 설명하면, 선생님이 그것을 라오어로 통역해준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주로 중고등학생들이었던 저녁반에는 통역없이 영어로 전달한다.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주로 중고등학생들이었던 저녁반에는 통역없이 영어로 전달한다.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베트남 호치민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던 이 선생은 순례에 감탄하면서도, 100인위원회로부터 지원을 받는 사회적 시스템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낮 도보일정을 마친 후 저녁반에 와서 또 한차례 설명해주기를 기대하였다.

그리하여 저녁반에 와서 다시 설명하였다. 이 반의 학생들은 고교생 나이들이 많아보였다. 낮반 아이들은 순례에 대해서 관심을 보였고 이 반은 핵발전소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해왔다. 특히 핵발전소와 핵무기 가운데 어느것이 위험하냐는 질문이 기억난다.

필자는 대답했다. "핵무기는 인간이 통제할 수 있다. 하지만 핵발전소는 그렇지 않다. 핵발전소는 지진에 무력하다. 그러므로 핵발전소가 더 위험하다." 그러면서, 필자가 "핵발전소는 지구상에 450개이고 수명이 50년인데, 터지면 천년이나 농사를 못짓는다"고 하자 모두가 놀란다. 

자신의 나라에 핵발전소가 없는 것과 이웃 베트남이 도입을 백지화했다는 대목에서는 환호를 지른다. 그렇게 위험한 것을 어떻게 없애느냐는 질문에, 필자는 핵폐기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없애는 일의 시작은 나같은 사람이 하지만 마무리는 여러분들이 해야한다"고 말했다. 갑자기 이들의 어깨가 무거워졌을지 모르겠다.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그들중 누군가가 필자를 기억하고 그 뜻을 이어서 이 큰 일을 해가기를 기대한다. 그 기대야말로 이 순례의 궁극적 목적이다. 

순례중의 명장면이다. '핵발전소 이제 그만'이라는 등자보와  삿갓을 쓴 필자가 경치를 감상하고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순례중의 명장면이다. '핵발전소 이제 그만'이라는 등자보와  삿갓을 쓴 필자가 경치를 감상하고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이원영 수원대 교수  leewys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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