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도, 십자가 묵주로 변형 왜곡돼 사용 용납 못해”
“해인도, 십자가 묵주로 변형 왜곡돼 사용 용납 못해”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2.10.30 2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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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본사주지회의. ‘천주교 교단에 드리는 입장문’ 발표
28일 열린 2022년도 2차 본사주지회의.
28일 열린 2022년도 2차 본사주지회의.

조계종 본사주지 스님들이 28일 ‘한국 천주교 교단에 드리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서소문 역사박물관에 설치된 해인도(법계도) 나전칠화의 철거”를 요청했다. 이 입장문은 이날 열린 전국본사주지회의 결의에 따른 것이다.

조계종 27개 교구본사(군종교구, 해외특별교구, 선암사 포함)는 입장문에서 “한국 천주교가 바티칸에 기증한 대형 나전칠화에 해인도가 십자가에 연결된 묵주로 표현돼 있다”며 “해인도는 의상스님이 화엄경의 이치를 도형으로 창안해 표현한 한국불교의 역작이자 불교의 성보인데, 십자가의 묵주로 변형돼 천주교의 목적에 왜곡돼 사용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은 경기도 ‘천진암’과 ‘주어사’에 대해서도 천주교 성지로 둔갑시키는 ‘종교역사 왜곡공정’을 개탄하고, 역사를 바로잡아주기를 한국 천주교에 공개 요청했다.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은 입장문을 통해 한국 천주교에 △불교 상징인 해인도를 표절해 왜곡 사용하는 작품 즉시 철거 △천진암 주어사 서소문역사공원 등 천주교 성지화 추진과정에서 드러난 역사왜곡 인정 및 사과 △우리 역사를 천주교 중심으로 바꾸려고 하는 종교역사공정을 멈추고 종교화합과 국민화합의 길 열어달라 등을 요구했다.

교구본사주지 스님들은 “이러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후 전개되는 갈등과 분쟁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한국 천주교 측에 있음을 밝히며 한국 천주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했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

한국 천주교 교단에 드리는 입장
- 서소문 역사박물관에 설치된 “해인도(법계도)” 나전칠화를 철거해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최근 불교계가 확인한 내용에 의하면,

정부예산으로 건립운영하는 서소문 역사박물관과 여주의 옹청박물관, 한국 천주교가 바티칸에 기증하여 바티칸 우르바노 대학 로비에 대형 나전칠화가 걸려있는데, 그 작품의 중심에 불교의 소중한 가치를 담고 있는 “해인도”가 십자가에 연결된 묵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더구나 한국 천주교는 그 이유를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과 한국순교자 124위 시복을 기념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해인도”는 신라의 고승 의상스님이 화엄경의 이치를 도형으로 창안하여 표현한 한국불교의 역작으로서 모든 불자들의 신앙적 귀의를 받고 있는 불교의 성보聖寶입니다.

우리 불자들은 불교의 성보이자, 불교교리와 가치를 대표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해인도” 도형이 십자가의 묵주로 변형되어 천주교의 목적에 왜곡되게 사용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겸하여 우리 불교계는 천주교가 한국에 처음 뿌리내리는 과정에서 큰 도움을 받았던 불교의 사찰(경기도 “천진암” “주어사”)에 대해서도 그 역사를 제대로 밝히지 않고 왜곡하여 천주교의 성지로만 둔갑시키는 일련의 ‘종교역사왜곡 공정’에 대해서도 개탄하며, 그 역사를 바로 잡아주기를 요청드립니다.

또한 서소문 일대의 역사적 의미와 유적을 천주교 순교역사의 성지로 독점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시도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은 한국 천주교가 우리 민족의 역사는 물론 불교의 역사와 사상까지 천주교의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왜곡된 ‘종교역사 공정’으로서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종교 평화 없이 세계 평화 없다”는 말을 한국 천주교와 우리 모두 다함께 성찰해 보자는 제의를 드리면서, 조계종 전국 교구본사주지들은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청 드립니다.

다음

1. 한국천주교는 불교 상징인 해인도(법계도)를 표절하여 왜곡 사용하는 작품을 즉시 철거해주시기 바랍니다.(서소문역사박물관, 여주 옹청박물관, 바티칸 우르바노 대학)

2. 천진암, 주어사, 서소문 역사공원 등의 천주교 성지화 추진과정에서 드러난 역사왜곡을 인정하고, 관련 당사자에게 사과해 주시기 바랍니다.

3. 천주교의 종교역사공정은 종교간의 평화와 국민화합을 해치는 행위입니다. 우리의 역사를 천주교 중심으로 바꾸려고 하는 종교역사공정을 멈추고 종교화합과 국민화합의 길을 열어 주시기 바랍니다.

4. 이러한 요청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후에 전개되는 갈등과 분쟁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한국 천주교 측에 있음을 밝히며, 한국 천주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불기2566(2022)년 10월 28일
대한불교조계종 전국교구본사
조계사, 용주사, 신흥사, 월정사, 법주사, 마곡사, 수덕사, 직지사, 동화사, 은해사, 불국사, 해인사, 쌍계사, 범어사, 통도사, 고운사, 금산사, 백양사, 화엄사, 선암사, 송광사, 대흥사, 관음사, 선운사, 봉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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