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들 "산문폐쇄한다더니 고작 물밑 접촉"
불자들 "산문폐쇄한다더니 고작 물밑 접촉"
  • 이혜조
  • 승인 2008.08.26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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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조계종-정부고위급 협상설 "어 퇴진·수배자 해제 없던 일로?"

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어청수 경찰청장 퇴진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유인촌 장관의 발표에 불교계가 진노하고 있는 가운데 이 내용들에 대해 25일 불교계와 사전조율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헌법파괴 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대회'를 이틀 앞둔 지난 25일 조계종 총무원 집행부와 정부괴위급 인사들이 물밑 접속을 한데다 협상 내용마저 기대에 못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25일 오후 조계종 4명과 정부와 청와대 쪽 인사 3명 등 모두 7명이 서울시내 모처에서 접촉을 했다고 한다.

조계종은 현응스님, 총무부장 원학 스님, 기획실장 승원 스님, 재무부장 장적 스님, 그리고 전 해인사 주지 현응 스님 등으로 알려졌다.

정부 쪽은 맹형규 정무수석비서관, 사회정책수석비서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등 3명이다.

불교측 인사들은 이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불교계 대선 공약 7개항 이행 ▲사과 및 유감 표명 ▲종교편향금지 관련법 재개정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범불교도대회 봉행위에서 주장했던 ▲어청수 경찰청장 퇴진 ▲촛불집회 수배자에 대한 수배해제 등은 정부 쪽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해 불교계 쪽에서도 사실상 수용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협상 결과를 26일 오전 정부 쪽에서 발표하되 27일 범불교도대회는 예상대로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26일 대통령이 아닌 유인촌 장관이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조계종 총무원이나 범불교도대회봉행위원회 쪽에서 아무런 반발 논평이나 성명서를 내지 않음으로써 25일 협상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불교계의 한 중진 스님은 "대통령의 선거공약은 현 정부가 지켜야할 너무나 당연한 사안인데 이를 협상카드로 제시한 것은 어처구니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스님은 "어청수 경찰청장 퇴진과 촛불집회 수배자 해제가 되지 않는 한 아무런 의미가 없는 협상이다"며 "MB 집권을 전후에 엄청난 종교차별을 당하고도 또 정부에 끌려다니는 꼴이 되고 말았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불자 네티즌들은 <불교닷컴>, <불교포커스> 등의 언론매체와 미디어다음 아고라 등에서 조계종 총무원을 비난하는 댓글들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지혜월'이라는 네티즌은 "불자들을 기만하시려면 절을 떠나십시오"라며 "조선시대와 일제시대의 억불정책에도 불구하고 불교의 맥을 이어온 역대 조사와 선사들께서도 진노하실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절망'이라는 필명의 네티즌은 "벌써 분위기가 27일 범불교도대회 취소 쪽으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했다.

아이디 '청월'은 "27일 이전에는 정치인 만나지도 않겠다던 총무원은 도대체 뭐하는 곳인지 몰밑접촉이라니요"라며 "밖으로는 강경한 척 언론플레이하고 뒤로는 빠져나갈 구멍 찾고 있나요. 불자들을 희롱하지 맙시다"라고 밝혔다.

'호법신장'은 "산문폐쇄하겠다고 외치던 총무원 집행부가 불과 얼마 후 이렇게 카멜레온처럼 변할 수 있느냐"며 "조선일보 구독거부운동한다고 전국 사찰에 현수막 달게하고선 한달도 안돼 슬그머니 내리게 하고, 금강산 관광에 나선 조선일보 기자에게 경비를 전액 보태준 총무원에 뭘 더 바라겠냐"고 비꼬았다.

불자들은 총무원과 정부의 물밑 접촉을 신랄하게 비난하면서도 27일 범불교도대회는 반드시 치르내겠다는 각오와 참석을 독려하는 글들을 속속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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