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이 전격 사퇴했다. 차기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후보자는 현 범어사 총무국장 보운 스님이 추천됐다. 원로의원직과 방장직, 주지직 등을 놓고 내홍을 빚은 지 1달 여 만이다.
8일 오후 1시 금정총림 범어사 방장 지유스님은 제14차 임회 회의를 경내 휴휴정사에서 열고 보운스님을 차기 주지로 추천했다.
보운 스님은 총무원으로부터 주지 임명장을 받기 전까지 주지직무대행을 하게 된다.
총림법 제8조⓵항은 주지는 방장의 추천으로 총무원장이 임명한다고 되어있다. 임회 전부터 전(前) 범어사 주지 정여스님 상좌들과 동산문도화합승가회 스님 15명이 회의장 주변에 포진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1시 20분경 주지 경선스님이 1달 여 간 사중 안팎에서 제기됐던 문제들에 대해 5분여간 소명했다.
그러나 1시 50분경 휴회와 함께 주지스님 사퇴가 제기됐다. 이후 회의가 속개 된 직후 경선스님이 사퇴했다는 소식이 흘러 나왔다.
이날 회의를 시종일관 지켜보던 동산문도화합승가회 스님들은 보운스님이 차기 주지로 추천됐다는 소식에 매우 허탈한 모습을 보였다.
보운스님은 해경 스님을 은사로 출가1989년 사미계를, 1992년 구족계를 수지했다. 범어사승가대학을 졸업하고 금정총림 선원, 법주사 총지선원, 덕숭총림선원, 묘관음사 길상선원, 봉암사 태고선원 등에서 안거 수행했다. 총무원 감사국장을 역임했고 경선 스님에게 건당했다.
동산문도화합승가회는 "수많은 동산문도 스님들의 뜻을 저버린 보운 스님에 대한 주지 추천을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보운 스님 역시 타종단 승려를 원주로 임명할 때 인사국장(총무)으로서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