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부처님이 어떻게 오시고 어떻게 계시는지 중요하지 않다. 이왕 집(불상의 보호각)을 마련하셨으니 오랫동안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곳에서 국가와 민족, 남북통일과 우리를 위해서 대복을 내려주시길 바란다."
경주에 있던 것을 일제가 강제로 옮긴 뒤 청와대를 지키고 있는 '청와대미남불(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이 110여 년 만에 일반 불자의 공양을 받았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산 조계사(주지 지현 스님)는 14일 오전 청와대를 찾아 '청와대미남불'에 공양물을 올리고 기도했다. 이날 조계사 30여 대중은 등과 떡 과일 등 가져온 공양물을 불단에 올리고 예불했다.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은 예불 후 군사보호시설이던 청와대를 74년 동안 지킨 '청와대미남불'에 공양 올린 감회를 "부처님이 얼마나 기쁘셨을까, 그동안 혼자 얼마나 외로우셨을까"라고 표현했다.
스님은 "(청와대 부처님이) 지금까지는 입을 딱 다물고 두 눈과 두 귀로만 100년 넘게 이 자리를 지켰다. 이제 입을 여실 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이어서 "부처님이 어떤 말씀을 하시는지는 여러분 각자의 몫이다. 부처님이 74년 만에 목탁 소리를 듣고 과일공양 받고 우리 불자들이 한생각 한마음으로 염불한 것을 들으신것에 무척 기쁘실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우리 문화는 한번 훼손되면 복원하기 힘들다. 우리가 (청와대미남불을) 가끔 찾아뵙고 기도하고 외롭지 않게 하겠다. 모든 국민이 문화의 소중함 깨닫도록 하겠다"고 했다.
조계사 대중의 '청와대미나불' 친견은 지난 10일 최응천 문화재청장의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방문에서 이뤄졌다.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은 "그동안 제대로 공양 받지 못한 청와대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싶다"고 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불상 주변 등을 정비한 후 예경할 수 있도록 하겠다. 기회를 마련해 총무원장 스님등이 청와대 불상을 보시도록 하겠다"고 했다.
'청와대 미남불'(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 보물 제1977호)은 이거사터에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1912년 조선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가 경주에서 본 뒤 데라우치는 불상을 서울 남산 총독관저 왜성대(옛 남산 안기부 자리)로 옮겼다. 1939년 총독관저가 북악산 아래(청와대 자리)로 이사하면서 불상도 함께 옮겨졌다. 1989년 대통령 관저가 신축됐고, 불상은 북악산 방향 100m 올라간 현재 자리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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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바로 알고 보도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