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삼청교육대, 위법한 공권력이 벌인 인권침해"
진실화해위 "삼청교육대, 위법한 공권력이 벌인 인권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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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0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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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화해위원회
[진실화해위원회 제공]
진실화해위원회
[진실화해위원회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삼청교육 피해 사건을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발생한 대규모 인권침해 사건이라고 판단하고 진실규명을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지난 7일 제34차 위원회 회의를 열고 삼청교육 피해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위원회에 접수된 삼청교육 피해 사건은 지난달 31일 기준 총 113건으로, 이번 진실규명 결정은 이중 피해 사실이 확인된 41건에 대해 1차로 이뤄진 것이다.

진실화해위는 "계엄 포고 제13호에 근거해 이뤄진 순화 교육 및 근로봉사는 헌법상 보장된 신체의 자유를 침해했고 다수의 국제·국내 규범이 금지하고 있는 강제노역이 동반된 인권침해였다"고 판단했다.

또 계엄 포고 제13호와 구 사회보호법에 의해 이뤄진 보호감호가 신체의 자유뿐만 아니라 재판받을 권리도 침해했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교육 중 도주나 소요 등으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이도 확인된 것만 100여 명에 이른다"며 "이들의 유죄판결은 위법한 공권력 행사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재심 등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위원회는 삼청교육의 위법성이 확인된 만큼 현행법을 개정해 국가가 피해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도 권고했다.

진실화해위는 "삼청교육 피해자 범위에 삼청교육을 받은 모든 사람을 포함하고, 피해자가 4만 명에 이르는 점을 고려해 위원회 활동 종료 후에도 삼청교육 피해에 대한 진실규명 및 피해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삼청교육 피해자에 대한 트라우마 치유 센터 설립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라는 권고도 내놨다.

삼청교육 피해 사건은 1980년 8월 4일 계엄 포고 제13호에 따라 6만755명을 검거하고, 그중 약 4만 명을 군부대에 설치된 '삼청교육대'에 수용해 순화 교육, 근로봉사, 보호감호를 하는 과정에서 불법 구금, 구타 등 가혹행위 등이 발생한 대규모 인권침해 사건이다.

혹독한 군사훈련과 구타 및 가혹행위로 교육 중 54명이 숨졌고, 출소 후 후유증으로 최소 367명이 사망하는 등 확인된 사망자만 421명에 달한다.

삼청교육은 제5 공화국 정치 권력형 비리 조사특별위원회와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등으로부터 절차와 내용이 위법한 인권침해 사건이라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위법성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적은 없었다.

하지만 대법원이 2018년 12월 삼청교육의 법적 근거였던 계엄 포고 제13호가 해제 또는 실효되기 전부터 위헌·무효라고 결정하면서, 삼청교육은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인한 인권침해 사건이라는 점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한편 진실화해위는 이번 조사 과정에서 삼청교육 피해자들의 입·퇴소 일자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관련 자료를 대거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진실화해위는 국가기록원에 보존 중이던 법무부 보호국 생산 '보호감호 사안부', '보호감호 결정서', '(출소)결정서' 등을 입수해, 1만288명에 대한 보호감호 처분 일자, 보호감호 결정 내용, 보호감호 중 출소 일자 등을 확인했다.

정근식 위원장은 "삼청교육 피해 사건은 피해자만 4만 명에 이르는데도 사회적 낙인효과로 인해 피해 사실을 드러내기를 주저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더욱 많은 피해자가 진실규명을 신청해 명예 회복과 피해구제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chi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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