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가`와 동일한 지도사용 또 사찰누락
`알고가`와 동일한 지도사용 또 사찰누락
  • 이혜조
  • 승인 2008.08.08 15:26
  •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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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업체 인터뷰 "불교계에 죄송…고의성없는 실수다"



▲ 학교지리정보서비스의 한 장명. 불국사주유소를 명기하면서도 정작 불국사 표기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사진제공 = 독자 청월님 

'알고가'에 이어 학교지리정보서비스에서 교회는 수두룩한데 사찰은 한 곳도 없어 고의성이 짙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용역업체 관계자는 불교계에 사죄하면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윤태식 (주)한국공간정보통신 상무는 8일 <불교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불교계에 머리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의 지도는 2007년 12월 참여정부때 제작된 것으로 현 정부의 종교편향과는 무관하다"며 "알고가와 동일한 지도를 사용하다보니 발생한 일로 전혀 고의성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동일한 사태를 야기한데다 이 업체의 또 다른 시스템에서도 사찰을 홀대하고 있어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게다가 사장이 천주교인이고 부사장 가운데 한 명이 이명박대통령직인수위원회 상임고문을 지낸 전력 등이 있어 종교편향을 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엔 이르다. '알고가' 시스템의 주무부서인 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도 이명박 대통령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한편 이 업체는 총무원 기획실 관계자를 이날 만나 '사죄의 말씀'이라는 A4 두장 분량의 문건을 전달했으나 총무원에서 접수하지 않았다.

다음은 윤태식 상무와의 일문일답이다.

-한국공간정보통신은 어떤 회사인가?
△ 1993년 한양대학교 사내벤처로 출발, 1998년 법인을 설립했다. 국내에서는 '선도소프트'에 이어 GIS분야 2위 업체다.

- 유독 한국공간정보통신에서 정부 부처 수주를 많이 했는데 이유는?
△ '선도소프트'는 다국적기업인 ESRI의 기술을 차용한 일종의 밴드인데 비해 우리회사는 순수한 국내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국토해양부의 '알고가'에 이어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육지리정보서비스'에도 사찰이 모조리 누락됐다. 왜 그랬나?
△ 먼저 불교계와 불자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한다. 알고가와 동일한 지도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알고가'에서는 왜 사찰을 모조리 누락했나?
△ 기본 지도 위에 여러종류의 레이어를 얹어야 하는데 사찰이 포함된 레이어가 엔지니어의 실수로 기본 지도 밑으로 들어가 버렸다.

- 한국공간정보통신 개발을 담당하는 팀장이 미디어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을 보면 윤 상무 해명과 다르다. 팀장은 '특정 레이어 순서가 뒤바뀌는 바람에 발생한 일이며, 불교계 문제제기 직후 사찰 레이어를 추가했더니 교회가 안보였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사찰 레이어를 올렸을 때 교회가 안보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말이다. 그럴 경우는 애초에 사찰을 누락했다가 갑자기 올리니까 그 밑에 있는 레이어가 안보인다는 소리로 들린다.
△ 기본지도 레이어 밑에 사찰 레이어를 깔았다는 게 개발팀장의 예기다. 아고라 얘기는 처음 듣는다. 회사에 가서 확인해보겠다.

- '알고가'와 '학교지리정보서비스'가 동일한 지도라고 했는데, 알고가에서 문제가 발생한 이후 그렇다면 바로 수정을 했어야 하는데 왜 이런 일이 또 발생하나?
△ 경황이 없었다. 깨놓고 얘기하자면 회사는 수익창출이 우선이다. '알고가'지도를 최신 것으로 업데이트 한게 지난해 늦봄 정도로 기억한다. 당시 무료로 업데이트를 해줬다. 학교지리정보서비스도 무료로 해줬다. 그러다 보니 좀 소홀했던 것 같다. 그리고 수정 우선순위가 있다. '알고가'를 먼저하다보니 학교지리정보서비스는 미처 신경을...

- '알고가' 사태로 인해 회사가 휘청거릴 정도였다는데도 동일한 실수를 한 학교지리정보서비스 지도를 수정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 참 억울하다. 이번 주말에 학교지리정보서비스를 업데이트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바로 코 앞에서 기사가 나가고 터지니까. 뭐라 할말이 없다. 현재 불교종단협의회에서 요청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업데이트가 진행중이다. 전체 27개 정부부처 지도 가운데 22개를 오늘까지 완료했다. 자료를 디지털로 보낸 준 것이 아니라 책자로 보내줘 일일이 대조해가며 입력하느라 시간이 늦어졌다. 휴가중인 직원들도 모조리 다 불러들였다.

- 불교종단협의회에서 자료를 요청받을 정도로 평소에 사찰 정보가 없었다는 얘긴가?
△ 사찰 정보는 교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추가로 요청한 것이다.

- 그런데 지도에 교회들은 중소형을 가리지 않고 자세히 나온다. 그럼 교회측에서도 요청이 있었거나 교회측에 자료를 요청한 적이 있나?
△ 교회에 자료를 요청하거나 교회에서 자료를 보내 온 것은 전혀없다.

- 교회에서는 자료를 보내오지 않아도 자세히 수록하고 사찰은 종단협에서 자료를 보내야 자세히 기재하는 것 부터가 종교편향 아니냐?
△ 네이버 등등의 지도를 보더라도 사찰보다 교회수가 엄청나게 많다. 특히 국가적 사업으로 시행하는 지도의 대부분이 도로 교통 물류 경관시스템 등 도심 중심이다. 그래서 도심내에 사찰이 많이 없지 않느냐. 그래도 우리 지도가 다른 지도들보다 사찰이 가장 많다는 점은 알아달라.

- 조계사 봉은사 봉원사 모두 도심내 사찰들이고 신도수가 50만명을 육박하는 사찰들도 많다.
△ 그 부분은 아까 얘기했듯이 레이어를 앉히는 과정에서 실수한거다.

- 그렇다면 한국공간정보통신에서 국토해양부 발주로 만든 '국가리지정보망'의 경우는 어떻게 설명한 건가. 1-7단계가 까지 지도를 확대할 수 있는데 3단계 정도에서 웬만한 교회들은 다 나온다. 그런데 조계사를 비롯한 대형 사찰들은 5-7단계에서야 겨우 볼 수 있다. 신도100-200명을 지닌 교회가 먼저 나오고 신도 50만명이 넘는 대형사찰들은 몇단계 더 확대해야 지도에 나타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건가?
△ 우선 순위를 어디에 두느냐다. 종교편향 이런 부분은 생각도 못했다. GIS 업체들은 차제에 기본 정보를 대폭 줄여버리자는 말도 나온다. 주제도는 특정 주제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런데 교회니 사찰이니는 지엽적인 문제다.

- 그러니 종교편향 소리를 듣는거다.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나도 개인적으로 현정부 종교편향 심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회사의 고의성은 없었다.

- <불교닷컴>에서는 고의성이 짙다고 본다. 첫째 알고가 사태로 온 나라가 시끄러러웠는데 동일한 잘못이 있는 지도를 수정하지 않았다는 점, 사장이 천주교인이라는 점, 노 모 부사장이 이명박대통령직인수위원회 상임자문위원이었던 점 등이 그것이다.
△ 불교계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십여년간 국내 2위 자리를 고수하면서 이 자리에 섰는데 특정종교나 특정정치세력과 뜻을 같이하면 5년 단위로 회사가 흔들린다. 또 부사장 중 한명은 매일 아침 108배를 하는 불교신자다. 직원들 가운데도 불자가 있다. 그런데 고의적으로 그랬다면 이들이 가만히 있었겠나.

- <불교닷컴> 보도 직후 교육지리정보서비스를 아예 없애 버렸다. 적어도 안내창이라도 띄워서 사정을 설명하거나 사과문을 발표한 다음 수정에 들어가는게 순서라고 보는데?
△ 갑자기 당한 일이라 정신이 없었다. 어제 밤에는 이대로 가다간 회사가 문닫는게 아니냐는 소리까지 있었다. 평소 수정은 휴일에 한다. 그러나 워낙 다급하니까...

- <불교닷컴> 보도이후 교육부에서 수정하라고 연락이 왔었나. 불교닷컴에 경위서를 보낸 것은 누구의 지시인가?
△ 교육부 등 거의 동시에 연락을 받았다. 언론사에서도 연락이 와서 알게됐고 급하게 경위서를 작성해 언론사에 보내게 됐다.

- 이번 주말에 수정할 계획이었다는데 그게 '사찰 누락'부분은 아니지 않느냐?
△ 사찰 누락은 전혀 몰랐다. 교육부도 어제 이전에는 사찰 누락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안다. 사찰 누락은 불교닷컴 보도 나가고 네티즌들이 연락오고 해서 알았다. 정말 죄송하다.

- 고의성에 대해 다시 한번 질문하겠다. 불교닷컴이 제보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정부시절 '알고가'에는 사찰이 분명히 존재했었다.
△ 맞다. 사찰이 사라진 것은 지난해 늦봄께 업데이트를 하는 과정에서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학교지리정보서비스는 참여정부인 2007년 12월 오픈 한 것이다. 실수이지 종교편향은 아니다. 이해해달라. 국내 2위 업체가 실수를 저질렀다는 비판은 달게 받겠다. 그러나 종교편향은 정말 억울하다.

- 그러나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라. 불교계에는 종교편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 정말 죄송하다.

- 정부 용역을 수주해 작업을 마치고 다시 납품했을 때 정부부처에서 검수를 했을 텐데 왜 이런 일이 재발하나?
△ 주제도가 핵심이다. 특정 주제가 제대로 반영됐는지 여부를 보는거다. 교회나 사찰은 핵심이 아니다. 학교지리정보서비스의 경우 학교와 주변 위험요인들 이를테면 단란주점, 모텔 등이 주요 검수 착안 요소다.

- 그래도 어쨌든 교회는 너무나 자세히 나와있지 않은가?
△...

- 이번 사태에 대해 불교계에 더 하고 싶은 말은?
△ 죄송하다는 말이 가장 먼저다. 한가지 불교계에서도 지도에 관심을 갖고 문제가 있으면 지적해달라. 교회의 경우 매우 적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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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 2008-08-24 20:31:48
예전부터 정경유착으로 소문이 무성하던 업체입니다.
이기회에 뿌리 뽑아야 합니다.

2008-08-23 14:56:03
무엇이든 진실은 남고 거짓은 벌을 받게되네.. 참을 위해 현명할줄 알아야하네... 왜들 생각들이 저리들 짧은가....

청운 2008-08-23 13:38:55
문제의회사는 저절로 망할수 밖에 없다 그건 너희들이 왜 망해야되는지 잘알잖아,,,

침묵 2008-08-22 15:30:28
억울하다? 정말 억울한것은 불자들이다..지도 뿐만아니고 억울한게 한두가진가?

문제야 2008-08-17 21:13:14
정부도 문제지만 손과 발이 되어 알아서 움직이는 업체가 더 문제.
혼히 알아서 긴다는 말이 있듯이. 좀 더 잘보이고 아부하는 업체들이 알아서 지도를 저따위로 만들어 놓는거죠. 지도만드는 업체, 저 한국공간정보통신이 더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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