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정한 불자의 삶
[사설] 진정한 불자의 삶
  • 불교저널
  • 승인 2022.05.10 17: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하게 이어져온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가 서서히 끝나가고 있다. 올해 봉축표어처럼 이제는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 돌아갈 때이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은 일상으로 돌아가는 여정의 출발점과 맞물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직후 열린 연등회는 움츠린 불자와 국민의 마음에 밝은 희망의 등불을 밝혔고, 선학원 전국 분원과 각 종단 산하 사찰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은 부처님이 내보이신 희망의 메시지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자리가 되었다.

불자가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는 이유는 부처님이 뭇 생명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오탁악세(五濁惡世)에 몸을 나투셨기 때문이다.

한국불교선리연구원 원장 법진 스님은 올해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어에서 “부처님 탄생게는 부처님만이 존귀한 분이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찬란한 불성의 주인으로서 존귀한 존재임을 밝혔다.”며, “부처님은 중생의 귀하고 천함은 신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짓는 행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며 인간 존엄과 평등, 평화의 가르침을 내보이시고, 45년간의 ‘길 위의 삶’을 선택하셨다.”고 했다.

부처님이 내보이신 평등이 사회적 측면에서 신분과 지위를 가르는 것을 가리킨다면 평화는 마음의 평정을 뜻한다. 인간 사회에서 평등을 지향하지 않고 차별이 존재하는 한 증오와 다툼은 끊이지 않는다. 평화를 지향하지 않고 갈등과 분열, 분쟁을 키우는 사회에는 깊은 상처만 양산할 뿐 번영과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법진 스님은 올해 부처님오신날이 지난 3년간 이어진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는 여정의 출발선에서 맞이하고 있다는데 주목하고, 다시 돌아갈 일상은 이전과는 다른 일상이어야 한다고 설파했다.

이전의 일상이 소외와 억압, 차별, 욕망으로 점철된 것이었다면, 다시 돌아갈 ‘희망이 꽃피는 일상’은 “온갖 차별로 소외받는 이웃, 폭력과 전쟁으로 상처받는 생명, 가난과 굶주림으로 고통 받는 중생, 증오와 원망으로 반복되는 갈등과 분열, 인간의 욕망에 쫓겨 병들어 가는 생태계에 희망을 전하는 일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대 간, 계층 간, 이념 간 갈등이 극에 달해 있다. 차별은 종교, 성별, 국적, 사회적 신분에 따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지구 온난화로 폭우와 가뭄이 일상화되었고, 수많은 동식물이 멸종의 위기에 처해 있다. 미얀마 국민은 군부의 쿠데타로 신음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국민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참화를 겪고 있다. 이 모든 고통스러운 현실을 극복할 가르침은 부처님이 설파한 평등과 평화, 화합의 가르침이다. 법진 스님이 “희망을 전하는 길은 존재하는 모든 것은 서로 연기적으로 얽혀 있다는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 있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불자의 삶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고 실천하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널리 온 세상에 퍼지도록 하는데 있다. 예토(穢土)를 정토(淨土)로 가꾸는 것은 순전히 불자들의 몫이다. 그 길로 가느냐, 가지 않느냐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우리가 평화의 세계를 열고 평등의 사회를 구현하느냐, 실패하느냐는 우리의 우리가 그 길을 걷느냐, 걷지 않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부처님은 “온갖 향과 꽃으로 나를 기쁘게 하려 하지만, 내가 바라는 것은 진리를 바르게 이해하고 몸소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부처의 자식’을 자처하는 이라면, 이제 실천의 길에 나서야 한다. 부처님이 “세상을 불쌍히 여겨 여러 사람들의 이익과 안락을 위하여 길을 떠나라”고 하셨듯이, 세상 모든 생명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손을 맞잡고 함께 정진해야 한다. 그것이 부처님이 이 세상에 몸을 나툰 참 의미를 깨닫고 실천한 진정한 불자의 삶이다.

"이 기사를 응원합니다." 불교닷컴 자발적 유료화 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층
  • 대표전화 : (02) 734-7336
  • 팩스 : (02) 6280-25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대표 : 이석만
  • 사업자번호 : 101-11-47022
  • 법인명 : 불교닷컴
  • 제호 : 불교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0508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6-01-21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불교닷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불교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san2580@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