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은 '화엄경' 천상설법회 형상화...본래 달과 연관"
"석굴암은 '화엄경' 천상설법회 형상화...본래 달과 연관"
  • 조현성 기자
  • 승인 2022.05.0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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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학회서 배금란 박사 "화엄구제론 정수, 신라 특유의 관음영장"
정상과 우측 1면이 분실된 석굴암 본존불 후면의 11면관음상. 현재 분실된 것은 찾지 못하고 보완해 놓았다. (사진='경북지역의 문화재수난과 국외반출사', 불교닷컴 자료사진)



 

동해의 일출이 석굴암 본존 백호를 조영하도록 방향 위치 각도를 치밀하게 맞춰 과학적으로 조성됐다는 '햇살 담론'은 일제 잔재이며, 잘못된 것이라는 주장이 또 다시 제기됐다.

앞서 2014년 성낙주 소장(석굴암미학연구소)이 <석굴암, 법정에 서다> 이후 8년여 만이다. 당시 성 소장은 "석굴암 백호에 일출 때 빛이 비쳤다"고 해석한 것을 일본인의 '태양 숭배'에서 유래한 '햇살 신화'라며 일제 식민사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한국불교학회(회장 고영섭)는 지난달 29일 동국대 혜화관 218호 고순청 세미나실과 320호 미래융합세미나실에서 2022년 봄철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행사에서 배금란 박사(서울대 종교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는 '토함산 석굴암의 종교 상징적 의미 연구'를 발표했다.

배 박사는 석굴암 본존을 봉안한 원형당을 무위의 부처의 세계로, 주실의 벽면과 전실은 유위의 중생계로 구분했다. 그러면서 "이 구도에서 십일면관음은 본존과 불이의 권화로서 무위와 유위의 세계를 통섭하는 존격"이라고 했다. 이어서 "십일면관음을 부처의 세계와 중생계를 매개하는 실질적 주존으로 세웠다는 점은 '석굴암은 관음영장(觀音靈場)으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석굴암이 지형적으로는 현장이 직접 다녀온 인도의 보타락가산과 매우 닮은 조건을 갖췄다고 했다. 석굴암과 맞닿은 동해, 호국룡 설화를 담은 문무왕릉은 해양신 성격이 강한 관음보살 영지를 충족하는 훌륭한 외연이라고 했다.



석굴암 내부에 낙서된 모습(사진='경북지역의 문화재수난과 국외반출사', 불교닷컴 자료사진)
정상과 우측 1면이 분실된 석굴암 본존불 후면의 11면관음상. 현재 분실된 것은 찾지 못하고 보완해 놓았다. (사진='경북지역의 문화재수난과 국외반출사', 불교닷컴 자료사진)

 

동해의 일출이 석굴암 본존 백호를 조영하도록 방향 위치 각도를 치밀하게 맞춰 과학적으로 조성됐다는 '햇살 담론'은 일제 잔재이며, 잘못된 것이라는 주장이 또 다시 제기됐다.

앞서 2014년 성낙주 소장(석굴암미학연구소)이 <석굴암, 법정에 서다> 이후 8년여 만이다. 당시 성 소장은 "석굴암 백호에 일출 때 빛이 비쳤다"고 해석한 것을 일본인의 '태양 숭배'에서 유래한 '햇살 신화'라며 일제 식민사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한국불교학회(회장 고영섭)는 지난달 29일 동국대 혜화관 218호 고순청 세미나실과 320호 미래융합세미나실에서 2022년 봄철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행사에서 배금란 박사(서울대 종교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는 '토함산 석굴암의 종교 상징적 의미 연구'를 발표했다.

배 박사는 석굴암 본존을 봉안한 원형당을 무위의 부처의 세계로, 주실의 벽면과 전실은 유위의 중생계로 구분했다. 그러면서 "이 구도에서 십일면관음은 본존과 불이의 권화로서 무위와 유위의 세계를 통섭하는 존격"이라고 했다. 이어서 "십일면관음을 부처의 세계와 중생계를 매개하는 실질적 주존으로 세웠다는 점은 '석굴암은 관음영장(觀音靈場)으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석굴암이 지형적으로는 현장이 직접 다녀온 인도의 보타락가산과 매우 닮은 조건을 갖췄다고 했다. 석굴암과 맞닿은 동해, 호국룡 설화를 담은 문무왕릉은 해양신 성격이 강한 관음보살 영지를 충족하는 훌륭한 외연이라고 했다.

석굴암 내부에 낙서된 모습(사진='경북지역의 문화재수난과 국외반출사')
석굴암 내부에 낙서된 모습(사진='경북지역의 문화재수난과 국외반출사', 불교닷컴 자료사진)

 

배 박사는 "신라불교 안에서 관음보살이 대체로 동향에 배치됐다는 점, 동악 토함산의 옛 명이 '달을 품은 산'의 뜻을 지닌 ‘월함산(月含山)’으로, 관음의 자재와 자비를 상징하는 '달'과 친영선이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석굴암을 관음영장으로 이해할 때 일본 학자들에 의해 주창됐던 '햇살 담론'은 석굴암 본래의 신앙원형에서 비켜난 서사"라고 했다.

배 박사는 "석굴암 건립의 사상적 토대라고 할 수 있는 표훈의 삼본정 사상에 비추어 볼 때도 마찬가지"라면서 석굴암 본존은 해인정에서 광명설법하는 비로자나불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비로자나불은 그 자체로 태양으로서의 상징성을 갖기 때문에 밀교에서는 대일여래로 불린다. 주실 원형당 본존 자체가 광명불로, 굳이 동해의 일출이라고 하는 외연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다는게 배 박사의 설명이다.

배 박사는 "더욱이 석굴암을 관음영장으로 이해할 때 그 조건을 충족하는 것은 무엇보다 바다 그 자체이지 거기서 떠오르는 태양이 아니다"고 했다.

배 박사는 석굴암을 "천부중과 성중들의 판테온(신전)이며, <화엄경>의 천상설법회를 형상화"한 것으로 봤다. "석굴암은 화엄법계관을 바탕으로 십일면관음을 통해 제불의 섭화가 이뤄지는 화엄구제론의 정수를 우리 땅에 구현한 신라 특유의 관음영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천상설법회 구현이라는 점에서 석굴암은 표훈과 같은 상근기 화엄 수행자를 위한 관불 및 삼매 수행처로서의 의미가 있다. 신라 왕실과 민중의 다양한 원력을 수렴해 관음보살 가피와 신력을 희구하는 의례 공간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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