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및 복장유물’을 국가지정문화재(국보)로 지정 예고하고, 조선왕조 법전 <경국대전>과 정조의 한글편지, 천문도로 만들어진 ‘신구법천문도 병풍’, ‘안중근의사 유묵’ 등 조선~근대기에 이르는 전적 및 회화, 서예작품 등 총 10건을 3일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국보 지정 예고한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및 복장유물’은 1963년 보물로 지정됐다. 고려 후기의 유일한 금동약사불상이자 단아하고 정제된 당시 조각 경향을 잘 반영한 작품으로 중요하게 평가돼 왔다. 발원문에는 1346년(고려 충목왕 2)이라는 정확한 제작시기가 있어 고려 후기 불상 연구의 기준 연대를 제시해주고 있다.
고려 후기 불상조각 중 약합(藥盒)을 들고 있는 약사여래의 도상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온화하고 자비로운 표정, 비례감이 알맞은 신체, 섬세한 의복의 장식 표현 등 14세기 불상조각의 전형적인 양식을 보여주고 있어 이 시기 불상 중에서도 뛰어난 예술적 조형성을 지니고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장곡사 불상 제작에는 왕전(후에 공민왕) 등 왕족을 비롯해 군부인, 무관, 일반 백성 등 지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참여했다. 몽골침탈기라는 어려운 시대 상황 속에서 자신과 가족의 무병장수, 전쟁 중에 죽은 친족의 극락왕생을 발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명 중에는 공민왕의 몽고식 이름인 바얀테무르를 비롯해 금타이지, 도르지처럼 몽고식 이름이 눈에 띠는데, 이는 역사기록 속에서 찾을 수 없는 14세기 중엽의 시대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문화재청은 이러한 정황 등을 종합해 볼 때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은 미술사 뿐 아니라 불교사, 사회사적 측면에서도 고려 14세기 중반의 역사상을 상세히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국보로 지정하기에 예술·역사·학술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