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軍, 로힝야족 체계적 파괴"…국내단체 첫 심층조사
"미얀마軍, 로힝야족 체계적 파괴"…국내단체 첫 심층조사
  • 연합뉴스
  • 승인 2021.08.2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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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마을 30곳 조사…국제형사재판소 제출 예정"
2016∼2017년 로힝야 마을을 공격한 미얀마 군경의 부대 번호[보고서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2016∼2017년 로힝야 마을을 공격한 미얀마 군경의 부대 번호[보고서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미얀마 군부가 집단 학살한 사건과 관련한 세계 첫 피해 마을 심층 조사 결과가 국내 인권단체에 의해 공개됐다.

    사단법인 아디는 미얀마 군경이 2017년 8월 마을에서 학살과 강간, 약탈을 조직적으로 자행했다는 로힝야족 주민들의 증언과 사진, 영상을 담은 '로힝야 집단학살 종합 보고서'를 24일 발표했다.

    아디는 "현장 기록 조사자들이 2017∼2020년 방글라데시 난민촌에 거주한 로힝야족 생존자 845명을 심층 인터뷰했다"고 했다. 이들은 미얀마 라카인주 마을 30곳에 거주하다 군부의 학살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넘어왔다.

    이 단체에 따르면 군부의 로힝야 '토벌'은 2017년 8월 로힝야족 반군 아라칸로힝야구원군(ARSA)이 경찰 초소와 군영 30여곳을 습격했다고 알려진 직후 진행됐다.

    생존자들의 피해 증언은 2016년 10∼11월, 2017년 8월 23∼28일에 집중돼있다. 제복을 입은 미얀마군과 국경 경찰부대, 경찰이 100∼300명 단위로 학살 '작전'을 수행했는데, 당시 이들은 기관총, 유탄발사기, AK-47, G3, G4 등 소총, 권총, 기관포, 박격포, 폭탄, 경기관총 등으로 무장하고 헬리콥타나 트럭으로 이동했다.

    아디는 학살에 타민족 민간인이 동원됐다는 증언도 다수 나왔다고 설명했다. 라카인족을 중심으로 차크마족, 힌두족, 쿠이족, 모롱족, 므로족이 언급됐으며 한 생존자는 학살 가담자가 "학교를 같이 다닌 사람"이라고 증언하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군경은 로힝야족을 총칼은 물론 폭행과 방화, 생매장 등 방식으로 살해했다. 생존자들은 아동, 노인, 장애인, 임신부도 목숨을 잃었고 군경이 시신 수습을 막으며 훼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집단 강간과 불법체포 증언도 나왔다.

    아디는 "미얀마 정부는 2017년 학살 작전 전부터 로힝야 사람들의 삶을 체계적으로 파괴했다"며 "2012년부터 종교·이동·결혼·출산의 자유를 보장받지 못했고 교육권·건강권·투표권·노동권이 박탈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로 자발적으로 넘어갔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생존자 대부분이 학살 후 마을 인근 산속에서 3∼7일 이상을 기다리며 상황을 주시했고, 마을이 불타 돌아갈 곳이 없게 되자 방글라데시로 피란했다"고 했다.

    아디는 미얀마 정부에 로힝야족 차별 정책·관습을 철폐하는 법적 조치를 도입하고, 국제 사회와 함께 로힝야족 본국 송환 논의에 당사자 참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조사는 광주인권평화재단과 진실의힘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아디는 조사 자료를 국제형사재판소(ICC)와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출할 예정이다.

    x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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