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출판부, 朝鮮佛敎通史 전집 출간 예정
동국대출판부, 朝鮮佛敎通史 전집 출간 예정
  • 이혜조
  • 승인 2008.06.12 11:0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교문화연구원 역주, 색인 해제작업 완료…12월 11권 낸다

이능화(李能和)선생의 <<조선불교통사>>는 20세기 한국불교 최고의 명저라고 일컬어진다. 그러나 이 책은 순한문체로 된 2,300여 쪽의 방대한 분량으로 그 동안 접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국불교사 연구의 오랜 숙원이었던 <<조선불교통사>> 역주사업이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에서 완료돼 올해 연말에 『(譯註)朝鮮佛敎通史』전집(11권)이 출간될 예정이다.

조선불교통사는 어떤 책인가

<<조선불교통사>>는 한국의 불교사를 개관한 최초의 연구서이자, 자료집이다. 한국의 불교를 고대사회의 전래과정에서부터 고려, 조선, 그리고 1916년 저술을 완성할 때까지의 근대불교를 총망라하면서 조선시대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다양한 자료를 제시했다.
 
이 책은 이능화(李能和)선생이 편집하고 최남선(崔南善)선생이 교열(校閱)한 한국불교사(韓國佛敎史)의 종합자료집 성격을 지닌 최초의 편저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1918년 신문관에서 출판된 이후 지속적으로 중판 혹은 영인되어 한국의 불교사 연구뿐만 아니라 문학과 철학 등의 연구에서도 중요한 자료로 인용되고 있다.

또한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한국불교와 관련된 연구에 있어서 필수적인 자료로서 이 책을 인식하고 있어 이 책이 지니고 있는 학술적인 가치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순한문체로 저술된 이 책은 상·중·하 3편 2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편 ‘불화시처(佛化時處)’는 고구려로부터 백제, 신라, 가락국, 고려, 조선, 조선총독부시대까지 한국불교의 역사를 편년체 형식으로 서술한다. 중편 ‘삼보원류(三寶源流)’에서는 인도와 중국 불교의 역사와 종파, 불조(佛祖)에 관한 내용을 서술하고 있으며, 하편 ‘이백품제(二百品題)’에서는 불교사의 발전에 영향을 끼친 사건들을 200여 항목으로 추려 장회소설(章回小說) 형식으로 엮었다.
 
삼국시대에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고려시대에는 동국통감, 여사제강, 조선시대에는 국조보감, 대동야승 등 한국의 대표적인 사서를 참고했을 뿐만 아니라 옛 사람의 문집과 고승의 비장(碑狀) 등에서 와전된 것은 변별(辨別)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았으며, 중국의 역사서와 고승전, 일본 역사서도 참고했다.

역주 전집의 편찬은 이렇게 추진되었다

<<역주 조선불교통사>>편찬은 <<조선불교통사>> 에 대한 번역과 역주를 주요내용으로 한다. <<조선불교통사>> 의 단순한 번역과 역주는 이 책이 지니고 있는 내재적 가치를 최대한 활용시키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으므로, 독자의 이해를 위하여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번역, 역주, 색인, 해제에 대한 기본원칙을 다음과 같이 설정해 편찬했다.

번역(飜譯)에 있어서 <<조선불교통사>>의 가능한 인용했다. 원 텍스트와 여러 판본들을 과의 대조를 통하여 오탈자(誤脫字) 혹은 오문(誤文), 탈문(脫文) 등에 의한 오역(誤譯)을 방지하고, 기본적으로 직역(直譯)을 우선으로 하여 지나친 의역(意譯)에 의한 원의(原義)의 손상을 지양한다.
 
역주(譯註)는 역문에 있어 독자들의 이해와 연구에 반드시 필요로 하는 내용에 대하여 주석(註釋)을 붙인다.

이 책의 학술적 효용가치를 극대화시키고자 각 용어와 인물, 명칭, 중요개념, 역사적 사건, 서명, 지명 등에 대한 색인(索引)을 정리한다.

해제(解題)는 <<조선불교통사>> 상, 중, 하 3편의 구성에 대한 개요, 대략적 내용, 인용 및 참고 자료에 대한 개괄, 자료의 이용에 대한 기준, 즉 사관(史觀)에 대한 평가, 이 책이 그 동안 관련된 연구에 미쳤던 학문적 영향관계, 현대의 연구 성과에 비추어진 재평가 등을 그 내용으로 하여 독자로 하여금 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역주사업은 2002년에 한국학술진흥재단에서 국학분야 기초학문육성 지원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시작됐다. 법산 스님(동국대 선학과 교수)을 연구책임자로 하여 효탄 스님(운문사 승가대학), 김진무(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부교수), 한상길(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 김치온(동국대 강사), 류화송 박사(충남대 강사) 등 박사급 연구 인력이 편찬위원으로 참여했다. 이 밖에도 다수의 박사과정 대학원생들이 보조연구원으로 참여했다.

역주사업은 2004년에 1차 작업을 마쳤으나, 그 동안 후속보완작업을 거쳐서 현재 한자 원문 입력 대조작업, 통일윤문작업, 그리고 한국불교사 분야의 석학인 김영태 선생(동국대 명예교수)의 감수과정 등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책 들여다보기

오대사(五臺寺)의 불골(佛骨), 쌍계사(雙磎寺)의 조정(祖頂), 해인(海印寺)의 대장경(大藏經), 원효(元曉)의 각승(角乘), 나옹(懶翁) 태고(太古)의 심인(心印), 무의(無衣) 각운(覺雲)의 선송(禪頌) 같은 것은 또한 족히 세계에서 스스로 자부할 만 하니, 비록 동서 불씨(佛氏)의 종팽(宗祊)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되지 않는다. 사실을 기록한 책에 이르러, 위 아래로 천년 동안 작자는 텅 비어 있고, 불문(佛門)의 사업과 공적은 높은 하늘에 주렁주렁 열렸으나, 흐릿하고 어슴프레 하여, 마치 거울에 구름 그림자가 비치듯 눈썹에 지나치니, 어찌 개탄스럽고 애석하지 않는가?

하물며 오늘날, 부처의 운(佛運)이 비로소 돌아오니, 조급해서 왕년의 도모를 상고하고 전철(前轍)을 살피어, 자비(慈悲)를 닦아 밝히고 성화(聖化)를 도와 이루어 민족의 정수를 배양하고, 문명의 화려함를 촉진하였다. 사업이 가장 번창하고 심오하여, 멋대로 사재(史材)를 집어넣으며, 책을 만드는 관례를 따르지 않았으니, 곧 여러 조각이 난 옛 서적[古籍]에서 재료를 찾아 구하여도 깨지고 남은 한 조각 껍질을 바꾸기가 대단히 쉽지 않았던 것이다.

상현(尙玄) 이선생(李先生)이 개탄하며 여기에 뜻을 두고, 『조선불교통사』3편(編)을 저술하니, 1편은 불화시처(佛化時處)이고, 2편은 삼보원류(三寶源流)이며, 3편은 이백품제(二百品題)이다. 혹은 편년(編年)을 강목(綱目)으로 하는 서법(書法)을 쓰거나, 혹은 전기(傳記)를 서지(叙志)하는 서법을 사용하거나, 혹은 패관(稗官)으로 도리와 사실을 자세히 설명하는 서법을 사용하여, 뜻을 살펴 보완하고 절제하여 서로 이어 글을 이루니, 근거 없는 찬술이 없으며, 나무를 뒤집어 뿌리를 찾는 법이 있으니, 참으로 길을 깨우치게 하는 금줄이며, 혼탁한 하천에 보배로운 뗏목이다.
- 예운산인(猊雲散人) 혜근(惠勤)의 ‘서(序)’ 중에서

이와 같은 서역(西域)의 함이 없는[無爲] 법이 우리 동방의 인연이 있는 땅에 들어와, 금강(金剛)의 이름난 산에 이 보살(菩薩)이 사는 곳으로부터, 해인사(海印寺)의 대장경(大藏經) 또한 세계의 법보(法寶)이며, 선승(禪僧)과 법려(法侶)들이 도를 얻은 자가 삼과 같고, 국왕과 대신들이 법을 보호하는 자가 숲과 같다.

12종파(宗派)의 연혁(沿革)과 9백 사찰의 유서(由緖)가 여러 조각으로 찢어진 가운데 매몰되어 먼지 더미 속으로 버려져, 귀 있는 사람이 들을 것이 없고, 눈 있는 사람이 볼 것이 없으니, 이 근심에 우매함을 무릅쓰고 일을 시작하였다. 쓰고 지우는데 조금의 여유도 없었으며 세월 또한 많이 소비하였고, 여러 책들을 고증하고 근거하였고 사방으로 자문하였으니, 통사(通史) 3편의 책은 거의 종교를 일람(一覽)하는 표본을 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름은 비록 역사체(歷史體)를 빌렸으나, 실은 포교의 용도를 겸하여 붙였다. 뭇 귀머거리에게 격렬한 천둥을 치니 담을 쌓지 말고 허공으로 통하고, 뭇 소경에게 해와 달이 되니 도랑과 구덩이에서 나와 대도(大道)에 오를 것이니, 사람들이 스스로 간택하기를, 내가 바라는 바이다.
 
 화일(化日)과 불일(佛日)은 항상 밝으며,
 인풍(仁風)과 선풍(禪風)은 영원히 불고,
 바다는 화평하고 강은 푸르며,
 기후가 순조로와 풍년이 들어,
 사물마다 각기 그 도리를 얻고,
 집집마다 순수히 무위(無爲)를 즐긴다.
 보잘 것 없는 마음이 여기에 간절하다.

이것은 옛날에 진각국사(眞覺國師)의 말씀이며, 또한 오늘날 상현거사(尙玄居士)의 마음이기도 하다. 때는 대정(大正) 6년 1월 1일【병진년 부처님의 성도일(成道日)】에 경성부(京城府) 봉익동(鳳翼洞)의 무무당(無無堂)에서 쓰다. 저자.
- 이능화 ‘자서(自序)’ 중에서

이능화(李能和, 1869~1943)

충북 괴산 출신. 어려서 한학을 배우고 1889년(고종 26) 정동 영어학당을 졸업했으며, 1892년(고종 29) 24세에 원각경(圓覺經)을 보다가 발심하여 불교에 귀의하였다. 1894년(고종 31) 한어학교를 마치고, 이듬해 법어(프랑스어)학교에 입학하였다.

1912년에는 능인(能仁)보통학교를 설립, 교육을 통한 민족의 계몽에 진력했다. 이후 민족문화와 사상의 연구에 몰두하면서 조선사편찬위원회와 조선사편수회의 위원으로 15년간 <<조선사>> 편찬사업에 참여했다. 청구학회(靑丘學會) 활동과 친일단체인 국민총력조선연맹 문화부 문화위원 등의 전력으로 말미암아 후대에는 친일, 어용학자라는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4월 29일,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는 친일인명사전에 수록할 4776명의 명단에 포함됐었다.

이능화는 유교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1910년 이후 불교를 신앙으로 받아들였다. 그의 불교신앙은 주로 학문적 관심으로 표출되었다. 1912년 <<백교회통(百敎回通)>>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불교연구에 착수하였고, 1915년 각황사에서 발족한 불교진흥회(佛敎振興會)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포교와 대중화에 힘을 기울였다. 이후 <불교진흥회 월보>, <불교계>, <조선불교총보> 등 대중불교 잡지를 발간하여 불교의 포교와 불교를 통한 민족문화 수호에 관심을 집중했다.

1931년 박승빈(朴勝彬) 오세창(吳世昌) 등과 계명구락부(啓明俱樂部)를 조직하여 민족정신의 계몽과 선양에 힘쓰며, 중앙불교전문학교에서 조선종교사를 강의했다. 영어 불어 중국 일본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했으며, 국학 관계의 저술을 많이 남겼다. 유고는 6.25전쟁 때 거의 분실됐으나, 일부가 남아 있다. 1943년 4월 75세로 별세하였다.

현존저서로는 <<조선불교통사(朝鮮佛敎通史)>>, <<조선기독교급외교사(朝鮮基督敎及外交史)>>, <<조선여속고>>, <<조선해어화사(朝鮮解語花史)>>, <<조선무속고(朝鮮巫俗考)>>, <<한국도교사(韓國道敎史)>>, <<춘몽록(春夢綠)>>, <<질병사연구(疾病史硏究)>>, <<조선사회사(朝鮮社會史)>>가 있으며, <<조선유교급유학사상사(朝鮮儒敎及儒學思想史)>>, <<조선의학발달사(朝鮮醫學發達史)>>, <<조선십난록>>, <<조선잡고합편(朝鮮雜考合編)>>, <<조선신화고(朝鮮神話考)>>, <<조선신사고(朝鮮神事考)>>, <<조선제례고(朝鮮祭禮考)>> 등은 6.25때 모두 불타 현존하지 않는다.

"이 기사를 응원합니다." 불교닷컴 자발적 유료화 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CB존자 2008-06-15 14:18:24
이거, 번역본도 어렵던데, 역경원 것은 좀 쉽게 나올까염??? 일기 쉽게 나왔으면 좋겠당.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층
  • 대표전화 : (02) 734-7336
  • 팩스 : (02) 6280-25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대표 : 이석만
  • 사업자번호 : 101-11-47022
  • 법인명 : 불교닷컴
  • 제호 : 불교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0508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6-01-21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불교닷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불교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san2580@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