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계포살법 시행 단초 가산불교문화연구원?

`대중회의설치 시안`서 시작…부·실장 가산서 브리핑 받기도

종법 통과를 위해 중앙종회 초선의원들에게 돈 봉투를 돌린데이어 총무원장이 이사장으로 재직중인 법인에 종단예산으로 2만권의 포살계본 발간을 맡기는 등 종도들이 원하는 취지와 달리 흐르고 있는 포살결계법. 이 제도 시행의 단초는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이사장 지관. 가산불교)이 2006년 상반기에 만든 한 건의 문서로 추정된다.

이 문건은 '사부대중회의설치시안1' 이라는 소제목에 <종단대계를 위한 '대중회의' 설치 시안>이라는 큰 제목이 붙어있다. 작성자는 '대중회의설치준비위원회'다. 표지의 판화그림 왼쪽 아래에 한자로 '고옥'이라고 작게 명기하고 있다. 고옥은 가산의 기획실장 현원 스님의 다른 이름이다.

당시 이 문건으로 현원 스님이 총무원 집행부 일부 스님을 가산으로 불러 브리핑했다고 인터넷신문 <불교포커스>가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가산을 방문했던 스님들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사실로 드러나 사조직인 가산불교가 종단 일에 개입한다는 불자들의 댓글이 잇따르는 등 파문이 일었다.

이 문건의 표지에 '고옥'이라고 명기하고, 첫 페이지에는 [원장스님 제안]이라고 적혀는 점을 미뤄볼 때 지관 스님의 제안에 따라 기획실장 현원 스님을 주축으로 '대중회의설치준비위'가 살을 붙여 만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어서 취지, 세부목표, 원장 지관스님 발제법문과 대의제, 4대의제 순으로 요점들이 기술돼 있다. 의제실행을 위한 대중회의체 구성에 대해서도 기술했다.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같은 해 5월 5일자 불교신문 대담기사도 첨부했다. 기사 제목은 "수행승가 진흥과 각성하는 인류의 새로운 출발을 발원한다"로 이 문건의 알맹이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4대 의제 가운데 제3의제의 부제목은 '다이아몬드 프로젝트'다. '아시아의 불교전통승가들이 십선인류헌장의 설치와 약속 그리고 이행을 위해 연대한다'로 시작하는 개요에는 '동(한국 일본) 서(스리랑카) 남(인도차이나) 북(중국)을 잇는 지역을 상징하며 나아가 인류금강 정신을 기틀로 한다'고 해 다이아몬드라는 부제를 붙였다. 한 때 스님들 사이에 이 문건을 '다이아몬드프로젝트'라는 우스갯소리로 회자된 것도 여기서 연유한다.

▲ 가산불교에서 작성한 '대중회의설치시안'의 일부. 붉은 색 밑줄을 친 '본사 단위 준안거이력으로 전환'이라는 문구때문에 여러가지 의혹을 사기도 했다. ⓒ2008 불교닷컴

제1의제를 구체적 실천방안을 담아 구현한 것이 이른바 '결계포살법'으로 보여진다. 수행승가를 위한 의제라는 제목이 붙은 이 의제는 '매회 결재와 해제산림을 통해 사부대중 지도회의' '포살 자자 상시화' '대중승가의 공의제도와 원융살림 회복'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된 대목은 '포살 자자 상시화 : 본사단위 준안거 이력으로 전환, 말사대중과 재적재가대중 참여의무화(법계품수·상좌제도·주지소님 등에 적극 반영 제도화함)'이라는 구절이다. 이 때문에 총무원장이 포살결계 시행을 서두르는데 다른 뜻이 있다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비숫한 시기에 한 교구본사 주지 스님이 본사주지회의에서 각종 소임을 안거이력으로 인정해주자고 발언하기도 했다.

총무원장은 이 문건 작성을 전후해 신년기자회견, 취임1,2주년 기자회견 등에서 매번 동일한 내용의 자료집을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결국 중앙종회에서 관련법이 통과하면서 결계포살법은 이번 하안거부터 적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