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살계본 왜 총무원장 회사서 발행했나
포살계본 왜 총무원장 회사서 발행했나
  • 이혜조
  • 승인 2008.06.03 11:21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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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 문제점] 총체적 난맥 표출…`가산불교` 종단사 깊이 관여



▲ 총무원 예산을 가산불교에 집행해 2만부를 발간한 지관 스님 편역의 '범망경보살계포살본' ⓒ2008 불교닷컴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취임 직후부터 줄기차게 진행해 온 것이 포살결계법이다. 포살계본인 '범망경보살계포살본' 출간은 시행 과정에서 드러난 이 법 시행의 여러가지 난맥상의 정점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천만원의 예산을 중앙종회 승인도 없이 사용하고, 그것도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가산불교문화연구원(가산불교)에 집행했다. 이는 일종의 수의계약 형태로 총무원장의 지위를 이용한 특혜다. 가산불교는 비단 포살계본뿐 아니라 많은 종단 일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종무행정의 무원칙? 의도된 은폐?
 
올해 포살결계법 시행을 염두에 두고 관련 예산을 편성, 중앙종회의 승인을 받았다. 지난해 중앙종회를 통과한 조계종 2008년 세입세출예산안에 따르면 총무부 소관 예산항목에 '대중승가결계록'을 산입해 3,016만원을 결계록 발간 및 발송 예산으로 편성했다.

어디에도 포살계본 예산은 반영하지 않았다. 그러나 총무원은 8,000여만원을 예비비에서 빼내 가산불교에 포살계본 출간 명목으로 지출했다. 올해 발간이 어려울 결계록 예산은 편성한 반면 포살계본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결계록 예산 3,016만원은 이월해야 하고, 8,000여만원은 추경예산으로 사후에 승인받아야 한다.

종단의 종무행정이 무원칙적이거나 비계획적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으로는 포살계본 발간을 염두에 두고서도 가산불교가 교본을 펴낸다는 사실이 알려질 경우 예산 삭감을 우려해 예산서에 편성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편성되지 않은 예산을 집행하는 것은 적어도 조계종단에서 불법은 아니다. 늘 관행처럼 그렇게 해왔다. 예산 승인이 나지 않은 수천만원을 집행하고 사후 중앙종회 추인을 받는 낡은 방식이 존재하는 한 이런 난맥상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남는 의문점은 중앙종회에서 포살결계법이 통과하는 날 조찬모임에서 총무원장이 초선의원들에게 돌린 50만원씩이 든 돈봉투의 출처가 어디냐는 점이다. 중앙종회 차원의 출처 조사가 필요한 지점이다.

종단 입찰규정 없어 들쭉날쭉 비리 온상될 수도

총무부장 원학 스님은 지난 중앙종회에서 "가산불교문화원은 종단 관장 기관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그렇다면 사설업체에 수천만원대의 용역을 준 셈이다. 총무원장의 신뢰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총무원은 종단의 각종 공사 등을 종단 홈페이나 기관지인 불교신문 등을 통해 입찰공고를 했다. 사회에서 통상적으로 5,000만원이상 공사는 입찰을 통해 업자를 선정한다. 수의계약의 비리를 사전에 차단하고 경쟁을 통한 제품의 질 향상 등이 목적이다.

총무원에 입찰에 관한 구체적이고 명문화한 규정은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비교적 가격이 높은 공사에 대해서는 입찰공고를 해 온 것이 관행이다. '종단 홈페이지 개발업체 입찰공고' '간화선 프로그램 네이밍 및 BI 개발업체 공개 모집' '어린이포교 콘텐츠 제작 개발업체 공개모집' '템플스테이 사이트제작 개발업체 공개모집 공고' 등이 지난해와 올해에 입찰공고한 것들이다.
 
비록 명문화하지 않았지만 입찰 관행은 지켜져야 하고 나아가 관련 법규를 마련해야 한다. 유독 포살계본 발간에 이런 관행을 지키지 않은 것은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총무원장이 이사장으로 재직중인 업체에 발간을 넘긴 것은 오해를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가산불교문화연구원 관여 심하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가산불교일까. 총무원장 스님이 이사장으로 재직중이어서 여러가지 억측과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데 사조직을 종단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시키는 것은 분명 문제가 크다.

가산불교가 종단 대소사에 관여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범망경보살계포살본'(가산 지관 편역) 발간이다.

조계종조인 '도의국사구법기념비건립자료집'도 가산불교에서 펴냈다. 74쪽짜리 자료집에는 '엮은 곳 : 대한불교조계종, 펴낸이 : 이지관, 펴낸곳 : (사)가산불교문화연구원, 편집·디자인 : 가산난야'라고 적혀있다. 포살계본과 거의 동일하다.

종단은 조계종출판사를 설치해 각종 서적 등을 발간하고 있다. 수익도 상당히 올리고 있으며 상당수 스님들도 외부 출판사보다 조계종출판사를 통해 책의 공정성과 신뢰성도 인정받으면서 종단 수익 창출에 이바지하고 있다. 도의국사나 포살계본의 경우 불학연구소나 교육원 등이 주관해서 율사들의 자문을 구한 뒤 조계종출판사를 통해 발간하는 것은 조계종도라면 상식에 해당하는 일이다. 그러나 사설 업자에게 출간을 넘기면서 이들 부서들을 머쓱하게 하고 있다.

가산불교의 종단 관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4월 종단 홈페이지를 통해 '해인사팔만대장경(경판, 판전, 판가)에 대한 "3차원(3D) 영상 구축 사업" 입찰공고 및 사업설명회' 공고가 나갔다. 그런데 공고문 말미에 해인사 외에 (사)가산불교문화연구원도 명시돼 있다.

또 다른 케이스로 전통사상서간행 불사가 있다. 총무원이 중앙종회의원들에게 보고한 종무보고 자료집에 따르면 문화관광부(문화관광체육부의 전신)로부터 2006년 10월 예산반영 의사를 전달받아 3년간 30억원을 집행한다. 예산만으로는 대형불사다. 사상서 한글·영문본 11권씩을 출간하는 일이다.

총무원은 종무회의를 통해 '전통사상서간행위원회'를 꾸려 총무원장 직속기구로 설치했다. 30억원의 예산도 종단예산서에 잡혀있지 않다. 고옥 스님을 비롯한 위원 대부분은 가산불교 소속이다. 고옥 스님은 가산의 기획실장으로 법명은 현원이다. 수년전부터 대외활동에는 현원 대신 고옥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종회의원 종성 스님은 176차(임시회) 회의에서 종책질의를 통해 가산불교 소속 연구원들이 대거 위원회에 동참한 이유, 조계종 예산에 30억원을 반영하지 않은 이유, 예산의 출처가 서울시인지 문광부인지 등에 대해 질의했다. 당시 기획실은 "이 사안은 국고지원 사업이기에 구두로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종책질의 및 답변서에 명기했으나 원담 스님 입적으로 종회가 폐회, 답변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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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인 2008-07-15 00:24:54
닷컴은 이성을 갖고 기사를 쓰기바란다
뜻을 같이하는 이들은 이해하겠지만
닷컴은 좀 이상하다.
세상사를 한눈으로만 보아서야 어디 될것인가
당신들도 할 말이야 있겠지
하지만 이성을 갖고 세상을 보아서 볼썽사나운
기사는 하지말아야지
보기에 측은한 생각도 든다
돈좀준다고 배운지식을 함부로 사용하면
닷컴이 문닫으면 뭐해먹고 살런지
감정으로 대하기 보다는
언론의 기본을 잘 살피길 간곡히 부탁한다

아침노을 2008-06-16 03:53:45
출가자는 출가당시 무일푼으로 출가한다.개인이나 또는 타인의 명의로 금전이나 재산이 있다면 출가자로서의 자격을 상실하는 행위다.만약에 출가자들이 돈이나 재산 더 나아가가 승가외에 직책이 있어도 비판의 대상이 된다.지금은 옛날과 다르다.신도들의 의식이....

명닷컴 2008-06-15 20:23:08
나중에 너희들이 종권잡았을 때 또 남들이 사사건건 이렇게 억지로 헐 띁으면 어쩔래? 하긴 죽어봐야 지옥맛을 알겠지... 불쌍타

정말? 2008-06-15 20:19:26
어이? 아래 아르바이트생들! 너희들이 기사 쓰고 댓글 달고...

ㅋㅋㅋ 2008-06-12 18:49:30
이게 바로 조계종에서 풍파를 일으키는 문제의 기사구먼. 잘 썼구먼. 불교계 언론 중에 이런 고발정신이 있다는 것은 아직 불교가 살아있다는 증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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