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한민국, 나아가 세계라는 한 공간에서 살고 있지만, 살아가는 모습은 제각기 다르다.
동국대학교 미술학부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한 정윤영(33) 작가는 갤러리 도올(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87)에서 열고 있는 개인전 ‘불투명한 중첩’에서 ‘같지만 다른’ 개별 생의 흔적을 중첩하여 그려낸 ‘untitled(무제)’ 연작을 선보인다. 전시는 5월 2일까지.
‘회화’에는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담기기 마련이지만, 정윤영 작가가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인 작품은 어떤 것을 다채롭게 나타내려 하면서도 정해진 모양은 드러나지 않는다. 작품은 색 위에 색, 면과 면이 만나 겹을 이룬다. 여기에 다양한 요소들이 더해지며 캔버스 위는 중첩돼 서로 연결된 형상이 공존한다.
‘untitled(무제)’ 연작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작가가 서울 집과 양구 작업실을 오가며 1년여 동안 꾸준히 작업해온 결과물이다.
오랜 기간 병마와 싸우며 자신의 삶과 주변을 뒤돌아보게 된 작가는 서로 다르지만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요소로 중첩된 화면에 생성과 회복의 에너지와 생명의 흐름을 담아냈다.
작가는 작업노트에서 “전시장에 설치된 작품들은 개인적인 투병 경험에서 이어진 불완전한 생의 단면, 그 상실과 결여로 얼룩진 미완의 상태를 이야기하고 있다.”며, “예정된 의도 안에서 움직이며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대신, 화면 위 중첩 속에서 의미를 비껴가며 미지의 차원을 다시 열고 덧입혔다.”고 밝혔다.
02)739-1405~6.
※ 이 기사는 제휴매체인 <불교저널>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