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 수월정사에 수월스님 진영 없는 까닭
연변 수월정사에 수월스님 진영 없는 까닭
  • 이혜조
  • 승인 2008.05.07 11:01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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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수월 진영 사용하다 시비일자 보류…고증통한 진영 조성 시급

오는 27일 개원하는 연변 수월정사에 수월스님 진영을 모시지 않는다. 진영을 두고 논란과 시비가 일고 있기 때문이다.

동 시대를 살았던 수월 스님은 흔히 남수월과 북수월 두 분이 이름나 있다. 불교계에 널리 알려진 경허 스님의 제자 수월 스님(1855~1928)은 법명이 음관이다. 1855년 충남 홍성군 구향면 신곡리에서 태어나 1883년 천장암에서 출가했다. 이후 금강산 유점사, 지리산 천은사, 회령 백천사, 경원 월명사, 명천 개심사 등지에서 정진했다. 1912년 경허 스님이 열반에 든 소식을 만공 스님에게 알려준 수월 스님은 간도로 들어간다. 간도에서 피난길에 오른 동포들을 위해 바위들에 주먹밥과 짚신을 올려놓는 등 무주상보시를 하며 묵묵히 보살행을 실천한 것으로 유명하다.

남수월로 불리는 수월 영민(1817~1893) 스님은 1817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났다. 17세에 고운사에서 출가해 송암 스님에게 구족계를 받고 혜월 스님의 법을 이었다. 고운사 전체가 불이 난 듯 환한 빛에 휩싸여 있기에 인근 주민들이 놀라 달려가니 그 빛은 수월 선사에게서 나오더라는 이야기부터 선사의 몸에서 9차례에 걸쳐 총 64과의 생사리가 나왔다는 얘기들이 전해온다. 스님에 대한 이야기들은 고운사 경내의 비문에 기록돼 있다.

수월 영민 스님의 진영은 고운사 주지실과 압곡사 조사전에 모셔져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수월 영민 스님의 진영이 수월 음관 스님의 진영으로 둔갑돼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두 진영은 동일하다. 강남 봉은사가 수월정사 불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연합뉴스를 비롯한 일반 언론에 제공한 사진과 '연변 수월선사 추모사찰 건립 추진위원회'(추진위)가 만든 소개책자에도 모두 수월 영민 스님의 진영을 사용하고 있다.



▲봉은사가 주축이된 '연변 수월선사 추모사찰 건립추진위원회'가 수월정사에 모실려고 했던 진영(우측)은 이미 언론을 통해서도 여러차례 제공됐다. 문제의 사진은 경허의 제자인 수월(음관)스님이 아니라 의성 고운사에서 수행한 수월(영민) 스님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우측은 고운사 주지실에 봉안된 수월 영민 스님 진영이다. 봉은사 등은 수월 영민 스님의 진영에서 좌측상단의 '수월대선사진영'이라는 한문 글귀만 잘라내고 사용했다. ⓒ2008 불교닷컴

봉은사에서 언론사에 제공했거나 행사자료집에 인쇄한 사진은 고운사 주지실에 있는 수월 영민 스님 진영에서 좌측 상단의 '수월당대선사진영'이라는 한문 글귀만 잘라낸 사진이다. 누군가가 음관 스님의 진영으로 사용하기 위해 영민 스님의 진영을 의도적으로 왜곡해 사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불과 100여년 전 스님의 진영조차 구별못하거나 의도적으로 표절한 것이다.

고운사 말사인 압곡사 조사전에도 수월 영민 스님의 진영이 모셔져 있다. 주장자를 들지 않은 이 진영도 얼굴 형태 등은 고운사 주지실의 것과 동일하다.

문제의 진영은 수덕사 금선대에 있는 수월 음관 스님의 진영을 사용한 것이다. 추진위 책자에도 '수월스님 진영(수덕사 금선대)'라고 명기하고 있다.



▲ 봉은사 등이 연변 수월정사 불사를 추진하면서 제작해 배포한 홍보물 표지다. 여기에도 경허 스님의 제자인 수월 음관 스님이 아닌 고운사의 수월 영민 스님을 표지로 사용했다. 진영 맡에는 작은 글씨로 '수월스님 진영(수덕사 금선대)'라고 표기했다. 이 자료는 언론사에도 그대로 배포됐으며 이후 언론사들은 수월 음관 스님 사진으로 모두 수월 영민 스님의 진영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나 불교계에서 누구도 지적하지 않고 있다. 언론사 홈페이지는 물론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도 잘못된 진영이 그대로 실려있다.ⓒ2008 불교닷컴

<물 속을 걸어가는 달>의 저자 김진태 검사장은 자신의 책에서 "스님의 진영은 전혀 본 적이 없으며, 남아 있을 가능성도 거의 없습니다...다만 중국 수월선사와 대둔산 태고사에 보관되어 있다는 영정을 본 적이 있으나, 모두 그린 것인 데다 스님과 어느 정도 모습이 일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라고 회고한다.

고운사 관계자도 "언제 어디서 그 사람들이 영민 선사의 진영을 베껴가 음관 스님이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러다 정말 진영을 빼앗기지 않을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주지 호성스님은 불교닷컴 취재진의 사진촬영도 처음에는 거부할 정도였다.

이런 논란 때문인지 봉은사 주축으로 조계사 도선사 등이 추진하던 연변 수월정사에는 당초 계획과 달리 수월스님 진영을 별도로 조성하지 않기로 내부적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장 스님의 뜻으로 시작된 수월정사 불사는 현 총무원장 지관 스님도 의욕적인 추진을 지시했었다.

게다가 중국 정부와의 인허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여서 오는 27일 개원법회도  공식명칭을 '중국 연변 수월스님 행화 유적지 순례'라고 명명했다. 26일부터 29일까지 화엄사 옛터, 수월선사 행화유적지 수월정사 공식행사, 백두산순례 등의 일정으로 참가자들에게 통보했다.

한편 봉은사는 오는 9일 오후7시 법왕루에서 <물 속을 걸어가는 달>의 저자인 김진태 청주지검 검사장을 초청해 '수월 스님의 삶과 자비 정신'을 주제로 특별강연를 갖는다.



▲ 명선 스님이 소장하고 있는 수월 음관 스님 진영. 향후 제자들과 학계 등의 고증을 통해 사실 여부가 밝혀져야 할 것이다. ⓒ2008 불교닷컴



▲ 의성 고운사에서 수행정진했던 수월 영민 스님이 주석했던 의성 압곡사(좌측). 'ㄱ'자 형태로 굽어진 왼쪽 끝방이 수월 스님의 정진처고 오른쪽 조사전에 수월 스님의 진영이 모셔져 있다. 오른쪽 사진은 고운사 경내에 있는 수월스님 비.ⓒ2008 불교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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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소 2008-05-08 22:48:59
달과손가락님은 세상을 항상 부정적으로 사시는 분인가 봐요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행복하다는 마음을 가져보세요.
부처님은 세상을 행복하게 하고자 이땅에 오시지 않았을까요..... ^-^
몇일후면 부처님 오신날......

달과손가락 2008-05-08 10:58:05
기사에 시비거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결론은 수월스님의 진영을 구하지 못하자 다른 수월 스님 진영을 훔쳐 사용했다는 거다. 다시말해 불사가 진정성을 가지고 진행된게 아니라는 거다. 수월정사에 대해서는 중국종교국과 한국서 내사를 진행했다. 중국종교국은 몰수하겠다는 말까지 나왔고, 한국서는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주시하고 있다. 누가 무슨 목적으로 고운사 수월스님 진영을 베꼈는지 조사해라. 아래 7번 등의 주장처럼 연변 수월정사에 진영이 걸려있다면 이는 더 큰 문제다. 지금 걸려있다는 진영은 누구의 진영이냐. 헐! 조상들이 웃는다. 웃다 통곡하시것다.

한울소 2008-05-08 01:27:19
글 중에 몇가지 지적하자면
논리적 모순이 엿보임
예) 첫 사진 밑 글에 "불교계에서 아무도 지적하지 않고 있다"
소제목에 "南수월 진영 사용하다 시비일자 보류" 그럼 누가 지적한 것인지(혹 CBS에서 운영하는 노컷뉴스에서 지적을....)

그리고 몇가지 오탈자가 보이네요
1. 수덕사 금선대 인데 수덕사 금선사
2. 수월선사 인데 수월선자
글을 쓰고 탈고를 하지 않으시는지

취재를 하지 않았다면 제발좀 공부좀 하세요.
상상력으로 기사를 쓰시지 마시고(상상력으로 쓴 글은 기사가 아니라 소설입니다)
기자님의 글을 보면 상상력이 넘 풍부하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소설가로 나가시면 대성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거참

한울소 2008-05-07 23:41:49
^-^
기자님이 기사를 쓸때 취재를 하고 쓰는 건지,
제목부터 틀렸네요.
그곳에 갔다오고나서 있다 없다를 이야기 하고 있는지
아마 사실확인도 안하고 글을 쓰시는 것 같은데
기자라면 먼저 사실여부 부터 확인좀 하세요
그것은 기자의 기본 자세가 아닐런지.....
기자의 가장 기본인 사실 확인좀 하고....... 거참 .....

불자2 2008-05-07 19:52:40
가장 큰 문제는
현지 실정법을 외면한채 무리하게 추진하는게 더 문제 아닐까요?
불자들의 시줏돈을 그런 식으로 활용하는게 의미 있는 일은 아닐텐데요.
잘못의 시작은 과욕이라고 봅니다. 의미있는 일이라고 면책사유가 되진 않을 겁니다.
항주 고려사 건과 같은 실수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 같아 안타깝군요.
그러다 고려사 꼴나면 그땐 누구 책임입니까?
닷콩 책임입니까? 무리하게 추진한 한국불교탓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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