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승가대 "한반도 대운하 건설 반대"
중앙승가대 "한반도 대운하 건설 반대"
  • 이혜조
  • 승인 2008.03.1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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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성명서 "생명평화·문화유산보존·수행환경 관점서 봐야"·

중앙승가대학 총학생회는 17일 한반도 운하의 즉각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총학은 "4대종단의 종교인 성직자를 중심으로 2월 12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종교인 생명평화 100일 도보순례’, 100여 사찰 및 단체로 구성된 ‘생명의 강지키기 불교행동’의 출범 이후 우후죽순처럼 일어나고 있는 불교계의 일련의 움직임은 1700만 불자의 운하에 대한 민의를 반영한 것이라 여긴다"고 밝혔다.

이들은 "스님, 목사, 신부, 교무들의 주장은 단순한 운하반대의 목소리를 넘어, 물질중심 생명파괴에 젖은 우리들의 삶을 성찰하는 경책의 장군죽비라고 생각한다"며 "정부당국은 불교계를 비롯한 학자, 시민사회의 움직임을 ‘반대를 위한 반대’이니, ‘운하를 모르는 비전문가적 행위’로 폄훼하며 운하강행 추진의사를 노골화하고 있고, 이에 대해 중앙승가대학 총학생회는 깊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총학은 성명서를 통해 생명평화의 관점, 문화유산보전의 관점, 사찰의 수행환경의 관점에서 한반도 운하가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운하백지화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

다음은 중앙승가대 총학생회 성명서 전문이다.


성 명 서

중앙승가대학교 총학생회는 한반도대운하 건설을 반대한다

지난 3월 5일 대한불교조계종 환경위원회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채택하고 “운하 구간 인근 3㎞ 이내에 100여개 사찰과 국보 3점, 보물 30점 등 110여 개의 국가지정 문화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고 대운하 건설 때문에 이들의 가치가 무시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리고 3월 7일, 조계종 수행종풍의 상징인 대한불교조계종 종립특별선원인 봉암사에서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반대하는 ‘생명의 강지키기 기도법회’가 전국의 불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봉행되었다. 또한 3월 13일 조계종 중앙종회 종책모임인 ‘무차회’에서도 한반도운하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스님, 목사, 신부, 교무 등 4대종단의 종교인 성직자를 중심으로 2월 12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종교인 생명평화 100일 도보순례’, 100여 사찰 및 단체로 구성된 ‘생명의 강지키기 불교행동’의 출범 이후 우후죽순처럼 일어나고 있는 불교계의 일련의 움직임은 1700만 불자의 운하에 대한 민의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의 주장은 단순한 운하반대의 목소리를 넘어, 물질중심 생명파괴에 젖은 우리들의 삶을 성찰하는 경책의 장군죽비에 다름 아니었다. 하지만 정부당국은 불교계를 비롯한 학자, 시민사회의 움직임을 ‘반대를 위한 반대’이니, ‘운하를 모르는 비전문가적 행위’로 폄훼하며 운하강행 추진의사를 노골화하고 있다.

이에 중앙승가대학교 총학생회는 민의를 외면한 채 운하 강행추진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정부당국의 태도를 규탄하며, 운하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우리는 생명평화의 관점에서 대운하 건설을 반대한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깨달음은 이 세상에 모든 생명은 하나의 삶의 질서를 갖고 있으며 이 질서가 파괴되면 자기의 삶에도 해가 올뿐 아니라 다른 삶에도 피해를 준다는 연기적 상관관계에 대한 온전한 이해이다. 인간이 바르게 산다는 것은 깨어있는 마음으로 자신과 함께 주변의 현상과 환경도 관조하는 지혜를 기르는 것이다.

대운하 건설은 이 땅에 깃들어 사는 수많은 생명을 죽음으로 몰고 갈 무자비한 살상의 업을 짓는 죄악이다.

우리는 한반도의 생태환경을 파괴하고, 생명의 터전인 강을 죽음의 강으로 만드는 한반도 운하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문화유산보전의 관점에서 대운하 건설을 반대한다

문화는 민족의 얼과 혼이 담긴 그릇이자 당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발자취를 그린 자화상이다.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우리 겨레는 백두대간을 근간으로 생명의 강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찬란한 문화를 창조하여 왔다.

운하 예상 구간에만 100여개 사찰, 국보 3점, 보물 30점을 비롯하여 최소 110여개의 국가지정 문화재가 있다. 이명박 운하가 강행되면 당장 신륵사가 수몰 및 홍수위험에 직면하고, 불교문화재와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에 직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강변을 따라 산재한 수많은 미발굴 매장문화재는 모조리 파괴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시행정, 성과주의에 급급해 철저한 준비 없이, 졸속으로 강행추진되어 문화유산파괴의 신호탄이 될 것이 자명한 한반도 운하 계획은 즉각 백지화되어야 한다.

우리는 사찰 수행환경의 관점에서 대운하 건설을 반대한다

운하 예정 구간에만 100여 개의 사찰이 존재하고 있다. 특히 운하구간에는 조계종 수행종풍의 상징인 조계종 종립특별선원인 문경 희양산 봉암사와 천태종 총본산인 단양 구인사도 인접하고 있다. 이명박 운하는 2100km 운하 예정구간을 비롯하여 전국을 개발광풍, 투기광풍으로 몰아갈 것이다. 가뜩이나 각종 난개발로 인해 수행환경을 위협받고 있는 전국의 사찰이 어떤 운명에 처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아니할 수 없다.

우리 학인들은 반생명, 반환경, 반문화의 극치인 한반도 운하계획이 전면백지화 되어야 함을 다시 한 번 천명하면서 개발의 광풍을 생명과 평화의 숨결로 되돌리고자 노력하는 종교인들께 무한한 존경과 동참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더불어, 100일 동안 대운하 예정지를 걷는 종교인들의 순례를 계기로 우리 사회 전반에 팽배한 반목과 질시, 탐욕을 부채질하는 무한 경쟁의 냉랭한 기운이 자비의 온기로 승화되기를 기원한다.

불기2552년 3월 17일

중앙승가대학교 총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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