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식회사(이하 SK(주))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직을 분리키로 했다. 최태원 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지만, 이사회 의장에서는 물러난다.
SK(주)는 27일 서울 서린동 SK빌딩 수펙스홀에서 제28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2018년도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SK(주)는 사외이사를 4명에서 5명으로 늘리고, 염재호 전 고려대학교 총장과 김병호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3년 임기가 끝나는 최태원 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국민연금이 최태원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원안대로 승인됐다.
국민연금은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적용된다"며 최태원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의견을 냈다. 염재호 전 총장의 사외이사 선임에도 “이해상충에 따른 독립성 훼손 우려”를 이유로 반대했다. 염재호 전 총장은 최태원 회장과 고등학교, 대학교 동문이다.
SK(주)는 사외이사도 이사회 의장 직무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관 변경을 통해 대표이사로 제한했던 이사회 의장 자격 요건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최태원 SK 회장은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며, 이사회 신임 의장엔 염재호 전 총장이 예상된다.
대기업의 이사회 의장과 경영진의 분리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의 중점 추진 사안이다.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 방안의 하나로, 이사회를 기업 오너의 독주를 견제하는 위치로 바꾸겠다는 목적이다. 이사회 의장과 기업 대표이사의 분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권고기도 하다.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2017년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고, LG전자와 현대자동차도 지난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에서 분리했다.
향후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아직은 불확실하다. 국민연금이 최태원 회장 재선임에 반대 입장을 표하면서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SK하이닉스 지분 9.1%를 보유한 2대주주기도 하다.
SK(주)는 SK이노베이션(33.4%), SK텔레콤(25.2%),SK E&S(90%), SK네트웍스(39.1%) 등 핵심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SK(주)는 감사위원회 외부감사인에 김병호 신임사외이사를 선임했고, 이사보수한도를 작년과 동일한 180억 원을 결정했다. 올해 기말 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4천원으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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