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경(왼쪽) 도법(오른쪽 맨 앞)스님 등 불교단체 대표들은 27일 서울 인사동에서 '이명박운하 대응을 위한 불교계 단체 대표 실무책임자 사랑방 좌담회'를 열었다. 불교계 반대운동의 본격적인 시작을 예고했다. ⓒ2008 불교닷컴.
한반도운하 반대를 위한 불교계의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불교환경연대를 주축으로 한 25개 불교단체들은 27일 서울시내 모처에서 사방랑 좌담회를 열고 구체적인 반대방법과 일정, 동참범위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 스님은 이 자리에서 "당초 다음달 11일 국토순례를 떠나기로 했으나 초기부터 범위를 확대해 종교인의 범위를 넘어 큰 틀 속에서 한반도운하 문제를 다뤄보자"며 "잠정적으로 3.1절날 출발하는 것으로 하고 체계적으로 꾸리자"고 말했다.
도법 스님도 생명평화순례 중 좌담회 소식을 듣고 참석했다. 스님은 "단순히 불교계 또는 문화재의 문제라는 사고를 뛰어넘어 한반도의 문명을 생각하는 관점이어야 한다"며 "운하 문제는 21세기의 시대정신 차원에서 살펴야 하며 이명박 당선인의 청계천은 죽어가는 것을 살린다는데 의미를 둔 것이었다면 한반도 운하는 오히려 한반도의 생체를 도륙하는 것인데 이는 정반대의 정책이자 자기모순에 빠진 것이다"고 설명했다.
도법 스님은 이어 "경제를 명분으로 들어 한반도 운명의 절대조건인 한반도 자체를 함부로 다룰 수 없는 문제이며 중심인 골(骨)을 뚫어 이용하겠다는 발상은 안된다"며 "우선적으로 범 불교적인 공감대 나아가 전 국민적인 대책을 이끌어 내는 것이 관건"이라며 참여 범위의 확산을 강조했다.
경부운하 건설에 따른 피해를 설명한 법응 스님은 10여분 간에 걸쳐 문제점을 조목조목 설명한 뒤 "유네스코에 여기 모인 단체들을 비롯한 공동명의로 운하의 심각성을 알리고 건설 중지를 요청하는 건의서를 발송해야하며,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공학자들이 나서서 구체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반대 운동에 나서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국불교청년회장 도각 스님(태고종 중앙종회의원)은 "운하의 문제점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국내를 넘어 국제적인 연대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광서 참여불교재가연대 공동대표는 "이미 재가연대 내부 논의를 통해 반대운동에 동참키로 했다"며 "타종교와 연대해 (반대운동의)울타리를 쳐야한다"고 주장했다.
백남석 인드라망공동생명체 공동대표는 "국민을 어떻게 설득할 것이냐가 관건인데 53%가 종교를 가지고 있으므로 종교인이 함께 설득해 나가면 될 것이고 나머지 (종교를 가지지 않은)국민들은 시민단체들이 나서 줘야 한다"며 "단순히 각 종교나 시민단체의 환경조직들만 나설 것이 아니라 각 종교의 종단과 시민단체 전체가 움직여야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기존 불교환경운동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김자경 맑고향기롭게 실장은 "(우리 단체는 )환경사안에 대해 그 동안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며 "(기존의 운동 방식도)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수준이었다"고 비판했다.
조채희 사찰생태연구소 국장은 "현장답사를 심도있고 지속적으로 해야할 것"이라면서도 "체계적이고 제대로 하라"고 말했다.
법응 스님은 참석자들이 계속 원론적인 수준에서 생명 평화 환경문제만을 거론하자 "총론은 충분히 얘기했다"며 "우선 조직을 탄탄하게 구성해 타종교를 참여시켜야 하고 걸맞는 범불교적 범국가적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한편 종교환경회의는 30일 명동성당 주교관에서 회의를 열고 한반도대운하 관련 향후 투쟁일정과 방향 등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