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일본어 교수가 정부와 학계가 외면했던 여성 독립운동가 발굴 작업을 했다. 지금까지 사재를 털어 쏟은 시간 10년,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된 한 사람의 노력이 10권 책에 담겼다. <서간도에 들꽃 피다>이다.
이윤옥 박사(시인ㆍ사진)는 최근 여성운동가를 다룬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 10권을 완간했다.
이 박사가 여성독립운동가에 관심을 가진 것은 도쿄 2.8독립선언이 있던 YMCA와의 교류로부터 시작됐다.
김마리아 황에스더 등 2.8 독립선언에 참가한 여성 유학생들 외에 다른 여학생도 더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이 박사를 움직였다.
이 박사가 여성 독립운동가를 찾았지만 자료가 없었다. 이 박사는 "쓰린 침략의 역사를 가진 민족으로서 기록을 않는다면 수치라는 심정으로 집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우리가 여성 독립운동가를 유관순 밖에 모르는 것은 국가가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탓이 제일 크다. 국가가 하지 않는 일을 내가 나서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국가의 독립운동가 서훈 자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숙 허은 여사 등은 집안 어르신을 따라 만주로 건너가 평생을 독립운동 뒷바라지를 했다. 그러나 근거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그간 서훈을 외면 받아오다가 겨우 지난해 8월 15일 서훈을 받았다. 이 박사는 이은숙, 허은 여사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없을 때인 지난 2012년 이들이 서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독립운동가 가운데 일본의 모진 고문을 받고 투옥 1달여 만에 강제 출소돼 감옥 밖에서 목숨을 거둔 이가 적지 않았다. 투옥 3개월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지난 10년 동안 이 박사가 펴낸 책은 모두 10권, 권당 20명씩 모두 200여 명의 여성 독립운동가의 생애가 정리됐다. 이 박사는 자료 조사를 위해 국내를 비롯해 만주 상해 하와이 등을 직접 발로 뛰었다. 자료 조사비용을 합친 권당 발간 비용은 1000만원. 모두 사비로 충당했다.
이 박사는 "책을 출판한 자금만 있다면 20권까지도 펴낼 수 있다. 돈이 없어 자료 발굴을 중단하게 돼 안타깝다"고 했다.
이 박사는 다음달 8일 오후 6시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 국제회의실에서 출간기념회를 한다. 행사에서는 <서간도에 들꽃 피다> 제10권을 무료 증정한다. 초대장 바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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