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차는 안정성·지속성, 최소한 믿음 있어야”
“국민차는 안정성·지속성, 최소한 믿음 있어야”
  • 한유미/한국차심평원장
  • 승인 2017.10.1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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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생 한유미의 차와 놀자] (10)국민녹차-오설록 세작(4)

향기가 좋으면 맛도 좋다. 오설록 세작은 맛도 달고 신선하다. 향기가 좋은 차 향기의 관문이었듯이, 맛 역시도 좋은 차 맛의 관문이 되는 차이다. 이 차를 우릴 때 초보자들은, 뚜껑이 없는 유리 숙우를 사용하는 것이 더 산뜻한 맛을 느끼는데 좋을 것이다. 가루가 많아 진하면 맛이 없는데, 비중이 좀 높은 편이다. 이런 차는, 특히 초보자에게 우리는 기술에 따라 맛감각의 편차를 느끼게 할 수 있다. 또, 증제차는 덖음차보다 우러나는 속도가 빨라 덖음차보다 우리는 온도를 낮추어야 한다. 이 차는 특히 75℃부터 우리기 시작할 때 소비자가 상큼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설록 세작은 청향의 향기를 지닌 차이다. 이 청향이 내년에도 생산될지 말지는 회사의 마음이다. 십수 년을 지켜본 바에 의하면, 향기의 점수는 오르락내리락 했지만 거의 청향을 고수했다. 개인 다원에도 품질과 가격이 좋은 차가 전혀 없지는 않았다. 문제는 ‘지속성’을 장담할 자신이 없어 소개하지 못했다. 또 개인 다원의 차는 품질 편차가 크고, 생산자 형편에 따라 가격과 용량이 잦게 들쑥날쑥한 문제들이 불안정했다.

국민차는 안정성·지속성…최소한의 믿음

국민차 타이틀의 가치는 안정성과 지속성이다. 작년에 마신 차를 올해도 마시고 싶다면 상품을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녹차는 훌륭한 것(평범함을 뛰어 넘는 매력)이 아니라 최소한의 안전(믿음)을 요구한다. 품질의 균일도와 지속성은 상품에 대한 일차적 신뢰다. 믿음이 쌓이면 저절로 좋아하게 된다.

국민녹차는 애쓰지 않아도 편안함을 제공한다. 차를 놓고 생산품질과 가격에 대한 논의를 깐깐하게 해대니 각박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차의 세계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누군가로부터 생산이나 맛의 개념에 대한 압박을 받지 않고 살았기 때문에, 요구받는 과정에서 골머리가 아플 수 있음을 모르는 게 아니다. 그러나 생산자든 소비자든 낮은 품질이 자신들에게 불이익을 준다면 누구든 알고는 참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머릿속의 편안을 위하여 언제까지 모르고 살아줄 수는 없지 않은가. 모두 모를 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누군가가 아는 사람이 나올 때는 모르는 것이 병이 되어버린다.

좋고 나쁨을 따지지 않을 때 우리는 인정으로 살았다. 인정이란 이해관계에 따른 원칙이 없다. 원칙이 없으므로, 자신에게 잘해주면 좋아하고 조금만 소홀하면 등을 돌렸다. 차의 세계에서 인정이란 차에 대한 믿음(대가에 대한 도리)을 바탕으로 한다. 사람들은 노력하는 것을 힘들어하기 때문에, 기본에 도달하는 과정을 각박하게 생각하고 힘들어한다. 희생 없이 시대가 요구하는 기본에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뢰를 쌓아 인정을 기르는 것이 어렵지, 원칙 없는 인정처럼 쉬운 것은 없다. 쉬운 일이었다면 눈 따가움을 감수해 가면서 미움을 자처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오설록 세작, 사회적 상품의 자산가치

국민녹차는 안정된 품질로 많은 사람에게 ‘안전함’을 준다. 맛있다가 말았다가 하는 차를 말하는 게 아니다. 또, 마시는 사람들의 마음 따라 달라지는 차도 아니다. 사람의 기분은 좋았다 나빴다, 입맛이 있었다 없었다 할 수 있지만, 국민녹차의 맛은 울면서 마셔도 자신의 맛을 지키고 있고, 시끄럽게 마셔도 그 맛이 지각되고, 혼자 마셔도 늘 그대로 자신을 지키고 있는 차이다. 흔들리고 움직이지 않아 최소한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차라는 의미다. 가공기술의 안정감은 편안함의 근원이다.

품질 좋은 녹차는 시장의 활성화와 직접 연결된다. 시장의 활성화는 곧 차산업의 근간이며, 차산업은 차 문화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융성한 차 문화는 높은 수준의 삶의 질적 변화를 유도하여, 보다 나은 삶의 여정에 도움이 되는 고리로 작용한다. 따라서 오설록 세작은 사회적 상품의 입장에서 자산가치가 있다. 한 회사에 수익을 내는 상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 차는 기술을 보유하기까지의 역사와 과정이 깃들어, 뒤를 따르는 사람들은 그 세월만큼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또 그 차를 발판으로 더 나은 상품 개발에 영감을 얻을 수 있다. 견본이 없다면 생각하는 것이 한계가 있겠지만, 교과서로 활용한다면 한결 쉬울 것이다. 기술이 시장을 움직이고 시장은 더 높은 기술을 부른다. 기술을 모르면 미래가 없고 늘 불안해한다.

일반 소비자 차 선택 어려워…맛 개발에 안간힘

차를 마시는 사람이 어떤 사람들인 것보다(인문학적 관점), 차가공 기술이 어떤 삶, 어떤 정체성을 만들 것인지가 먼저이다(자연과학적 관점). 기업의 기술을 활용하자는 취지다. 품질을 논하는데 심평과 가공은 나눌 수 없는 관계다.

정서적으로 대기업에 반감도 있고, 개인 농가를 생각하면 비교할 것을 하라고 반발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오히려 필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십수 년 전에 알리고 싶은 차를 참고 참았으니, 대기업이기 때문에 손해를 본 것 아니냐고 항변할 수 있는 시점이다.

물의 선택이 어려운 것처럼 일반 소비자에게는 차의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다. 타고난 미뢰 세포의 수가 달라 입맛이 제각각이어서 누구의 말을 참고해야 할지를 모른다. 4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 혀는 퇴화(노화) 된다. 관리된 입맛과 자연적으로 노화가 된 입맛의 차이는 벌어지기 마련이다. 세상의 상품들은 그 입맛의 차이를 줄여 대다수가 좋아하는 맛을 개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심평의 목적이, 가공의 오점을 개선하는 것과 소비자의 선호를 파악하여 상품을 개발하는 일이다. 좋은 상품을 소비자에게 알리는 것이 심평하는 사람에게는 자연스럽다. 십수 년 전부터 생산자에게 마음적·물적 준비를 하도록 꾸준히 알려왔고, 시간은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글을 통해, 강의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차품질 향상을 위한 개선과, 소비자의 입장에서 좋은 품질을 요구할 권리 등을 꾸준히 알렸고 실질적인 변화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과의 공정성 운운 하는 사람이 있다면, 운명에 기대어 그냥 편히 맘대로 살라고 말하고 싶다. 과도한 자유를 타고난 사람과 함께 가려다 발전성장해야 하는 사람까지 피해를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발전도 이루지 못하면서, 남의 인생을 막아서는 것으로 뒤떨어짐을 보상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당당한 비판은 자신의 성장을 먼저 이룬 후에 해도 늦지 않으며, 인정할 만한 성장을 이룬 사람이 하는 공개적 비판은 영광으로 받겠다.

차선생 한유미(韓有美)는
중국 항주다엽연구소(杭州茶葉硏究所) 심배화 선생에게 차심평(Tea Tasting)을 배웠다. 2003년부터 심평과 가공, 차 고전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주해서 《육우다경》과 《동다송·다신전》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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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2017-10-11 16:58:49
설정스님 딸 전0경과의 친자확인소송건
사건번호: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99드단 3397
기본내용
원고 : 전0경. 피고 : 전0수
재판부: 가사1단독 ()
접수일:1999.11.17. 종국결과:2000.04.24소취하
병합구분:없음
상소일. 상소각하일
보존여부: 기록보존됨
송달료, 보관금 종결에 따른 잔액조회
판결도달일: 2000.04.22. 확정일:200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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