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정재는 영원히 부처님 소유다"
"삼보정재는 영원히 부처님 소유다"
  • 김원행 기자
  • 승인 2016.10.15 16:55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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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표충사 땅 환수 승소 주역① 덕운 스님

 

▲ 표충사 토지환수 소송 이끈 수도사 주지 덕운 스님ⓒ불교닷컴

스님 한 분이 법(法)보다 논리(論理)와 상식(常識)으로 무장(武裝)한 불심(佛心)으로 삼보정재(三寶淨財) 지켜냈다.

 지난 13일 '경남 밀양 표충사 불법매각 토지 환수 소송 최종 승소'를 이끌어 내는데 배치열한 소송 전 뒤에서 결정적 공을 세운 통도사 말사 수도사(경남 의령군 소재) 주지 덕운 스님(사진)이 바로 그다.

 통도사 극락암 명정 스님을 은사로 지난 1997년 출가한 덕운 스님이 표충사 불법매각 토지 환수 전쟁(?)에 뛰어 든 때는 2012년 8월 27일이다.

 15일 <불교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스님은 "그냥 가서 일하면 되는 줄 알았다."며 "부처님 잘 모시면 승소할 것이다."라는 믿음 밖에 없었다. 그러나 현실은 녹녹치 않았다.

 덕운 스님은 "심지어 도반 스님들과 법조계 인사들조차 표충사의 '표'자도 꺼내지 말라며, 그냥 돈 주고 마무리하면 된다고 충고하더라."며 "표충사에 발령받아 갔더니 빚쟁이들만이 즐비했다."고 회고했다.

 "처음에 법(法)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중(僧)이 할 일이라고는 부지런히 발품 팔아 그냥 소송과 관련된 자료들을 죄다 모아 변호사님께 드리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 어린이법회에 남다른 원력을 보이는 덕운 스님.ⓒ불교닷컴

 시간이 어느정도 흐른 후 덕운 스님은 삼보정재를 지키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 다행히 출가 전(前)에 포항제철 관련 회사를 다닌 덕택으로 까막눈은 아니었다. "한양대학교 무기재료공학과를 졸업했기에 그다지 돌 머리는 아니었다."고 겸손해 했다.

 스님은 골백번 각종 서류를 읽고 또 읽었다. 변호사들과 꾸준히 전화, 팩스, 이(E)메일, 공문 등을 주고받거나 하며 잃어버린 표충사 땅 찾기에 몰두했다. 재판하는 날에는 법원을 찾아 가야만했다. 아무리 피곤해도 새벽예불 빼먹은 적 없었다. 부처님 가피력 만이 오직 힘이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덕운 스님이 너무 긴장한 것 같아 "수고비를 받았느냐"는 실 없는 질문에 덕운 스님은 "10만원 많으면 20만원 받았다."고 털어(?) 놓았다. 기자가 보기에 덕운 스님 넉넉하게 속병들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변호사님과 대덕스님들 시다(보조)와 시봉한다는 것이 어려웠다기보다. 그냥 포기하라는 좌절 섞인 말씀들이 힘들게 했다."며 "극복을 위해서 그런 곱지 않은 말씀들이 나올 때마다 산으로 약초를 캐러 다녔다."고 극복의 기술(?)을 술회 했다.

 덕운 스님이 지켜 낸 재산은 20억 원이다.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절 살림살이를 꾸리는 스님 입장에서 20억 원은 태산이다. 일반인에게도 어마어마한 돈이다.

▲ 수도사 전경.ⓒ불교닷컴

 덕운스님의 고행으로 표충사는 당초 34억5천 만 원 가량을 물어 내야했으나, 대법원으로부터의 승소 확정 판결로 14억5천 만 원만 마련해 갚으면 된다.

 스님은 지난 2012년 9월8일 날에 4년 후인 2016년 10월 13일에 벌어질 대법원 승소를 예견했다.

 덕운스님의 예견은 자작 시(詩) '표충사의 아침(미미소라 미미소라 미미소. 도서출판 뿌리. 덕운 문집)'에 잘 표현되어 있다.

 시(詩) 중간에 "여기 재약산하 부처님 터(잃어버린 표충사 땅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함. 기자 注) 면면히 이어온 1,300여년의 숨결 위에 오늘 하루 새로운 세상을 더하나니 하얀 학(삼보정재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함. 기자 注)이 되어 비 개인 하늘(대법원 승소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함. 기자 注)을 날아볼거나."라고 되어 있다. 

 지난 13일 표충사 불법 토지 매각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한 번 부처님 품에 안긴 재산은 영원히 부처님 재산이다."라는 것이 핵심요지라고 덕운 스님은 강조한다.

 함부로 삼보정재 팔아먹었다가는 인과응보를 받게 된다는 점을 명문화했다는 것 또한 부차적 요지다. 관련자 일부는 각각 7년과 5년형을 받았다.

 한편, 덕운 스님은 "스님들은 형사적 사건과 멀리 있어야 한다."며 산하를 누비며 각종 산약초를 팔아 부처님을 모시고 있다.

 덕운 스님이 주석하고 있는 수도사는 1000년 고찰로 전통사찰이며, 심신을 치료하기에 최적이다.  스님의 어눌한 충청도(공주) 말투가 친견하는 신도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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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2016-10-22 22:11:00
덕운스님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이런 스님이 계시기에 우리불교가 희망이 있는것이겠지요
더욱 정진하시어 중생의 고통을 해소할수 있는 큰스님 되시길 바랍니다.

혜의 2016-10-17 17:57:27
이래서 제도권의 고등교육(동국대 승가학과?제외)이 필요한거다.
어릴 때 배고파 절에 들어가서는 불교공부는 하기 어렵지,
갈 때는 없지 어쩔 수 없이 절에 눌러앉자
못된짓 하고 법납만 높은, 돈흐름만 쫓는 권승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행보를 보인것이다.

같은 교구에도.. 2016-10-16 23:12:17
콩밥 실컷 먹고 있는 표충사 전주지 재경이란중이 주군과 도반 16국사를 잘못만나..
어때ㅠ 밥맛이?
그 썩은줄이 종단을 통체로 멍들게 하고 있는데,같은 교구에 이런스님도 계시네요.
확실히 세상은 요지경이 맞네유..ㅋ

무영탑 2016-10-16 20:17:16
낙수물이
바위를 뚫었군요.

참으로 큰고생하셨습니다.
이 시대에 우뚝선 등불이십니다.

늘 정진하시고
큰 부처님 되시길 기우너드립니다.

스님 멸빈 조심하세여.. 2016-10-16 14:48:43
왠만한 중들은 다 놀음에 빠져 헤맬때,
그흐름에 도전장을 내기란 쉽지 않았을텐데..
큰일 하셨네요.
스님의 공심 존경합니다.
자승당 이런게 공심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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