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구정광대다라니경
무구정광대다라니경
  • 강병균 교수(포항공대)
  • 승인 2016.09.19 10:20
  • 댓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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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강병균 교수의 '환망공상과 기이한 세상'-118.

한국인들은 불국사 석가탑 부장품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현존하는 세계최고(最古) 목판인쇄물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 내용은 잘 모른다. 아래에 그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다라니'는 '주문(呪文)'으로서, 이 경에는 '무구정광대다라니를 외우면 지옥고(地獄苦)를 해결하고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다라니가 불교에 들어온 것은, 주문을 즐겨 외우는 힌두교(밀교)의 영향이다.
 
경은 이렇게 시작한다. 어떤 바라문이 관상쟁이로부터 7일 후에 죽을 거라는 소리를 듣고 놀라, 무슨 수가 없을까 하고, 부처님을 찾아간다. 부처님은, '네가 정말로 7일 후에 죽을 것이며 죽은 후에 차례로 아비지옥, 16지옥, 전다라(불가촉천민), 돼지, 목구멍이 가는 천한 검둥이 인간으로 태어나 천대받고 얻어맞고 굶주림에 시달릴 것이다. 조갈병과 대풍창에 걸릴 것이다. 하지만 네가 이 주문을 외우면 극락·묘희세계·도솔천에 차례로 태어난다'고 하며 무구정광대다라니를 준다. (평: 혹 떼려다 혹 붙이는 격이다. 그냥 죽었으면 될 일을 지옥의 공포까지 얻었다. 지옥에서 출옥한 다음에는 불가촉천민으로 태어나고, 그다음 생에는 돼지로 태어나고, 그다음 생에는 인간으로 태어나더라도 당뇨병과 문둥병에 걸릴 거라는 저주까지 받았다. 그 저주를 벗어나려면 무구정광대다라니를 외워야 한다. 부처님이 이런 저주를 했을 리 만무하다. 후대에 경을 만든 자들의 의식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이들은 지혜의 종교인 불교를 주문교로 만들어버렸다.)
 
부처님은, 바라문에게 설하기를, '이 다라니를 외우면 불에 타지 않고 물에 빠지지 않으며 병은 낫고 죽을 사람은 살아나고, 명이 짧은 사람은 명이 길어진다'고 한다.
 
또 이 다라니를 108번 외우면 일체 죄업이 소멸되고, 1,008번이면 수다원, 2,000번이면 사다함, 3,000번이면 아나함, 4,000번이며 아라한이 되고, 11,000번을 외우면 여래가 된다고 약속한다.
 
또, 새·모기·등에·파리가 이 다라니를 모신 탑의 그림자에만 들어가도, 이 미물(微物)들도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 더없이 높은 바른 깨달음)을 얻을 것이라고 한다. (새야 뇌도 있고 지능이 출중한 까마귀의 예도 있으니 그렇다 하더라도, 뇌가 없는 모기·등에·파리가 무슨 수로 깨달음을 얻을까? 삼법인 사성제 연기법을 어떻게 이해할까? 말라리아를 옮겨 수많은 사람을 죽인 모기나 부처님의 몸에 피를 내 불신출혈(佛身出血)의 오역죄(五逆罪)를 지은 모기도 탑그림자에만 들어가면 깨달음을 얻는다는 말인가? 그럼 염천(炎天)을 피해 탑 그늘로 들어간 순례자들의 피는 마음껏 빨아도 되겠다. 불쌍한 순례자들. 이 경을 만든 자들이 무구정광대다라니의 영험함을 강조하다가 그만 너무 지나쳤다.)

이 경에서 석가모니 부처가, 여래의 사리가 있는 곳을 적시(摘示)하며, ‘사리를 수습하여 탑을 만들고 사리탑에 공양하라’고 권하고 있으나, 이는 석가모니 부처 전에 여래(부처)가 없었다는 역사적인 사실에 모순이다. 만약 석가모니 부처 전에 여래가 있었다면, 석가모니 부처가 홀로 '해탈의 길'을 찾느라 6년 동안이나 고행을 해가며 죽도록 고생을 했을 리 만무하다.
 

▲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인 무구정광대라라니경. 751년. 석가탑 출토. 길이 622.8㎝ x 6.7㎝. 국보 제126호. (사진 = 문화재청)

무구정광대다라니의 내용은 환망공상 중의 환망공상이다. 다라니를 봉안한 신라인들의 ‘저열한 수준의 믿음’을 보여준다. 사람들이 종교를 믿는 이유는 심오한 교리 때문이 아니라 질병 죽음 자연재해 등에 대한 공포라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 사람들의 흔한 오해는 다른 사람들이 불교를 믿는 이유를 심오한 교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이미 불경에 부처님이 신통력으로 외도들을 굴복시키는 일화들이 존재한다. 심오한 교리로는 안 되었다는 소리이다. 교리를 이해하려면 일정한 수준의 지력이 필요하지만, 즉 지력이 없으면 불법을 이해할 수 없지만, 신통력은 (그게 사실이라면 지능이 낮은 자들에게) 에어쇼나 포격시범처럼 즉각적이고 즉물적이다.
 
무구정광대다라니의 내용은, 심오하기는커녕 표층적이기에, 심층적인 독자들에게는 대단히 충격적인 내용일 것이다. 세계최고 목판인쇄물이라 자랑만 하고 (환망공상에 불과한) 그 내용을 읽어보지 않다니 부끄러운 일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라니경에는 '나쁜 짓을 하면 내생에 흑인(피부가 검은 사람)으로 태어난다'고 흑인들을 비하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지금 흑인들은 전생에 나쁜 짓을 하고 그 죄로 지금 흑인으로 태어났다는 소리다. 즉, 흑인들은 죄다 전과자들이라는 소리다. 이는 굴러들어온 돌인 ‘피부가 흰 지배계급 아리안 족’ 승려들이, 자기들이 만든 경전을 통해서, 박힌 돌인 ‘피부가 까만 선주민 드라비다족’을 빼내려고 비하한 것이다. 통속적인 종교는 환망공상이다. 무아론(無我論)과 연기법(緣起法)과 무분별자비(無分別慈悲)를 설한 교주 석가모니의 위대한 가르침을 이런 식으로 왜곡하고 모욕하는 소위 후대제자들이라는 자들 때문에, 불교가 그렇고 그런 종교로 그리고 환망공상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드라비다족이 얻어맞고 굶주린 것은, 피부가 까맣기 때문이 아니라, 아리안족이 다 빼앗기 때문이다. 아리안족도 같이 생산에 참여하면 다 같이 배부를 것인데, 자기들은 일을 안 하고 남의 걸 빼앗아 먹으니 빼앗긴 자들이 배가 고픈 것은 필연적이다. 이 약탈자 아리안족은 자기들의 만행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윤회론을 만들어 들이댔다. 너희 드라비다족은 전생에 죄를 지어 지금 배를 곯는다, 그러니 노예가 되도 싸다, 그리고 얼굴이 까맣다. 피부가 까만 것은 햇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멜라닌 색소 때문인데, 이런 유용한 색소가 없는 색소결핍증 환자들이 오히려 정상인을 모욕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종교는 환망공상이다. 사악한 환망공상이다. 몹시 사악한 환망공상이다.
 
대뇌신피질이 발달한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인지라, 무신론자일지라도 그리고 종교가 없을지라도, 어떤 일이 간절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면, 평소에 '이루어졌으면, 이루어졌으면' 하고 마음속으로 끝없이 되뇐다. 그게 종교의 탈을 쓰면, ‘내 돈 먹고 소원을 이루어달라, 내 쌀 먹고 소원을 이루어주어라’로 바뀐다. ‘거북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와 다를 게 없다. 거북이가 대뇌피질이 만들어낸 환망공상적인 존재인 신이나 신격(神格) 불보살로 바뀐 것뿐이다. 종교가 소원을 이루어주는 기능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러다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별로 지불한 것도 없으면서, 종교를 바꾼다: 가락국가(駕洛國歌)인 구지가(龜旨歌)에서는 (수틀리면) 아예 거북이를 구워먹겠다고 거북이에게 협박한다. 받으려고만 하는 여자가 자기에게 주는 게 없다고 남자를 바꾸듯이, 그리고 헐값에 산 민간요법을 약효가 없다고 다른 민간요법으로 바꾸듯이, 종교를 갈아탄다.
 
불교는 기본적으로 일한 만큼만 받으라는 가르침인데, 즉 인과론(因果論)인데, '일한 바와 관계없이 원하는 만큼 다 달라'는 기복불교는 우주를 향한 어린애 같은 ‘칭얼거림’이다. 우주는 자기가 보살펴야 하는 생명체가 무수한데, 인간만 특별대우할 이유가 없다. (그 증거는 유태인들이다. 그들은 수천 년 동안이나 신을 끔찍이도 섬겼지만 아우슈비츠 등 수용소에서 600만 명이나 학살당했다. 그 결과 이들은 상당수가 신을 버리고 불교로 개종했다.) 인간은 뭇 생명체를 다 부려먹고 잡아먹고 자연을 쓰레기장으로 만들어 더럽히면서도, 더 달라고 떼를 쓴다. 또 '그리 떼를 쓰면 된다'고 부추기는 소위 성직자들이라는 무리들이 있다. 그런데 이들 성직자들을 먹여살리는 것은, 신이나 불보살이 아니라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신도들이다. 기가 막힌 일이다.
 
도대체 인간이 생명계와 자연과 우주에 무슨 기여를 하는가? 오히려 인간이 없는 게 낫지 않겠는가?
 
죄를 지으면 검둥이(흑인)로 태어난다는 소리나, 죄를 지으면 동물로 태어난다는 소리나, 근본적으로 다를 게 없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지옥의 존재를 믿던 고대인들에게는 석가탑에 봉안할 정도로 신비로운 경전일지 몰라도, 지옥의 존재를 믿지 않는 현대인들에게는 환망공상일 뿐이다. 경전은 인간이 만드는지라, 때로는 훌륭한 경전이 때로는 저열한 경전이 만들어진다. 이는 '경이라고 해서 모두 불설(佛說)이라고는 볼 수 없다'는 사람들에게는 별 문제가 아니지만, 모든 경전은 하나도 빠짐없이 불설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석가모니라는 인간이 설한) 불교는 인간의 머리로는 풀 수 없는 모순으로 가득한 초월적인 미스터리이다.

   
 

서울대 수학학사ㆍ석사, 미국 아이오와대 수학박사. 포항공대 교수(1987~). 포항공대 전 교수평의회 의장. 전 대학평의원회 의장. 대학시절 룸비니 수년간 참가. 30년간 매일 채식과 참선을 해 옴. 전 조계종 종정 혜암 스님 문하에서 철야정진 수년간 참가. 26년 전 백련암에서 3천배 후 성철 스님으로부터 법명을 받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은 석가모니 부처님이며, 가장 위대한 발견은 무아사상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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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가 2018-01-11 23:00:09
뭘 그리들 놀라시나? 불교라는 종교가 브라만, 힌두교, 마니교의 짬뽕이 아니었나? 더 나아가자면 아리안족의 기원인 수메르에서 브라만인 나왔으니...

단합파티 2017-08-29 03:41:37
파리에도 뇌가 있다는대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25&aid=0002712988

최형준 2017-08-21 16:15:09
물론 그 말이 맞을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교의 위대한 점은 변화무쌍함에 있습니다.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는 힌두교를 적대시하지 않고 통합시켰고, 한반도에 와서는 산신각을 세우는 것처럼 기존 정토신앙을 흡수해 발전시켰습니다. 무구정광대다라니의 내용이 기복신앙적 요소가 있다하더라도 그건 신라불교가 인도불교의 가르침 이상으로 기존 정토신앙을 흡수했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기복신앙이 불교의 주는 아니더라도 다른 사상을 포용하려는 불교의 위대함에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보다보면/ 2016-10-19 05:00:24
공부 좀 하세요.

불교라는 통 밖으로 나오면
불교가 더 잘 보일거예요.
종교가 사람을 위해서 있지
사람이 종교를 위해 있읍니까?
정신 좀 차리세요.
그러다 종교의 노예가 됩니다.

그리고 과학은 진리를 찾는 수단일 뿐입니다.
과학이 무수히 발견한 것들 중에
거짓이 있으면 예를 들어보세요.
맨날 항상 과학이 발견한 것들에 둘러싸여
잘만 이용하며 살며 왜 과학을 부정해요?

당신이 철석같이 믿는 종교가 하는 헛소리들이
죄다 과학에 의해 박살나니 화가 나기도 하겠지요.

당신 같은 돌머리로는
과학을, 연구는 고사하고 이해나 하겠읍니까?
그냥 침팬지 시절로 침팬지 무리로 돌아가세요.
거긴 과학이 없으니까요.

무식하고 멍청한 것도 자랑입니까?
아무데나 나와서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다니.

보다 보면 2016-09-30 14:15:21
가만 보면
불자라는 사람 중에 종교가 불교가 아니라 과학, 정치 등등인 사람이 꽤 많다.
궁극의 주장이 그 사람의 종교다.
강병균 교수의 종교는 불교가 아니라 과학이다.

전에 원**에서 실론섬님이 강퇴된 적이 있는데
불교적 관점에서는 원** 식구들과 차이가 없었는데
정치적 생각이 달라서 강퇴가 되었었다.
종교 카페에서 종교적 사상이 일치하는데 강퇴가 된 것이다.
종교보다 더 근원적인 가치가 달랐던 것이다.
그 근원이 종교지 불교라는 표면적 타이틀이 종교는 아니라는 거다.

결국 마지막에 다름을 견디지 못한 그 내용이 그 사람의 종교가 된다.
원**의 경우 바로 정치적 성향이었다.
그것이 실제의 종교이고 불교는
그 정치라는 종교 앞에 내세우는 표면적인 타이틀이었던 거다.
조계종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상당수가 실제로는 종교가 조계종이 아니다.
정치든 과학이든 실제 종교는 따로 있다(정의감이 종교인 사람도 있다).
불교는 거기에 따를 때에만 그들에게 인정이 되는 부차적인 존재이다.

그런데 다른 종교(정치, 과학 등등)를 가지고 불교비판을 하면
결코 제대로 된 불교비판이 될 수가 없다.
불교를 자기 종교에 끼워맞추라는 소리 밖에는 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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