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낙동강 걷는 스님들
4대강 죽은 뭇생명 속죄 100일 수행
부처님오신날, 낙동강 걷는 스님들
4대강 죽은 뭇생명 속죄 100일 수행
  • 윤성효 기자(오마이뉴스)
  • 승인 2016.05.24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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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환경연대 '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길', 법일-중현 스님 등 참여

'부처님오신날'인데 절에 있지 않고 낙동강을 걷는 스님들이 있다. 불교환경연대 '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길' 순례에 나선 법일 스님(단장)과 중현 스님(부단장) 등이다.

두 스님을 비롯한 순례단은 석가탄신일인 14일 경남 창녕구간 낙동강을 걷고 있다. 스님들은 4대강사업으로 인해 인간을 비롯한 뭇생명의 죽음과 강물의 썩음에 속죄하는 마음으로 한 걸음씩 옮기고 있다.

'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길'은 지난 4월 3일 영산강 하구둑에서 시작되어, 금강과 낙동강, 한강을 거쳐 오는 7월 1일 서울 조계사에서 회향식으로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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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환경연대는 지난 4월 3일부터 7월 10일까지 '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길'을 진행하고 있으며, 13일 낙동강 경남구간을 걸었다. 사진은 창녕 남지철교에서 사진을 찍은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순례단은 지난 4월 3일부터 17일까지 영산강, 4월 19일부터 5월 1일까지 금강을 걸었고, 낙동강 걷기는 지난 5일 하구언에서 시작되어 6월 18일 안동댐까지다. 한강 순례는 6월 21일부터 충주댐에서 시작되어 팔당대교까지다.

 

불교환경연대는 선언문에서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파괴된 자연을 둘러보고, 이들 강과 생명들에게 사과하고 그들의 죽음을 위로하고자 한다"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공업중생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내 안에 있는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돌아보며 4대강이 다시 자연으로 회복되는 날을 염원하는 100일 수행길에 나선다"고 밝혔다.

불교계는 이명박정부가 4대강사업을 벌일 때부터 반대해 왔다. 불교환경연대는 "4대강사업을 공식화했던 때부터 수경 스님과 지율 스님의 헌신적인 노력과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으로 죽어가는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애써왔다"고 했다.

'4대강을 도랑삼아 생명과 자연이 내 안에 함께하는 수행길'에 동행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전국 지역마다 환경운동연합 등 단체들이 함께 하고 있으며, 경남 구간 순례에는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회원들이 함께 했다.

"사회가 정상이라면 스님들이 절에 있을 텐데..."

순례단은 부처님오신날 하루 전날인 13일 저녁, 경남 창녕 부곡면 한 마을회관에 머물렀다. 순례단은 낮에는 걷고 밤에는 인근 절이나 마을회관에서 잠을 잔다.

스님들은 절에서 자게 되면 순례단이 돈을 모아 만든 '백연등'을 법당에 단다. 살아 있는 사람을 위해 붉은색 등을 단다면, 하얀색의 '백연등'은 죽은 영가를 위해 다는 등이다. 4대강사업으로 죽은 뭇생명을 위해 하얀색 등을 달아놓는 것이다.

순례단 단장인 법일 스님과 부단장인 중현 스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법일 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인데 중이 절에 있지 않고 강을 걷고 있다"며 "왜 그런지 알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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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이면서 '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길' 단장을 맡은 법일 스님.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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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환경연대 '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길' 부단장을 맡은 중현 스님.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법일 스님은 "사회가 정상이라면 스님들이 절에 있을 것이다, 사회가 비정상이니까 염려를 해서 초파일인데도 강변을 걷고 있다"며 "불교는 생명을 살리는 종교다, 생명이 살아야 하는 강이 썩어가고 있는데 생명을 소중히 하는 불자들이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4대강사업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고, 상처를 받았고, 아름다운 공동체가 무너졌으며, 많은 생명들이 죽었다"며 "생명이 죽어가고 있는데 그것을 막지 못한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이번 기회에 조금이나마 갖고, 미안하고 사죄하는 마음으로 나섰다, 그래서 불자들이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깨우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고 덧붙였다.

중현 스님이 말을 이었다.

"영산강, 금강에 이어 지난 5일부터 낙동강 수행길에 올랐다. 인간은 자유와 평등을 지향하고, 불교에서는 지혜와 자비를 지향한다. 모든 생명은 서로 관계를 맺고 있다. 서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4대강사업을 보면,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생명이 살 수 없고, 썩은 오니와 물이다. 그런 강에 생명은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진다. 강을 지키지 못한 미안함에 수행길에 나섰다."

중현 스님은 "댐인 보로 인해 강이 썩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불자와 국민들이 함께 인식해야 한다, 그래서 언젠가는 강물이 제대로 흐르게 하도록 하기 위해 우리가 나섰다"고 말했다.

법일 스님은 '내 삶의 반성'이라고 했다.

"수행의 길이다. 4대강사업을 이야기할 때, 흔히 최고정책결정권자나 정치권, 사업자, 건설업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우리 자신부터 성찰해 봐야 한다. 강이 오염되면 우리 삶이 어떻게 되겠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내 삶부터 반성하고, 우리 주변부터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는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법일 스님은 "특히 금강에서 많은 생명이 죽었고, 130cm 메기가 죽기도 했다, 그것은 마치 사람이 죽은 것과 같다"며 "살아 있는 강, 흘러가는 강, 생명이 있는 강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인간도 고통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이라 말했다.

중현 스님은 순례하며 만났던 어민들의 이야기를 했다.

"며칠 전 낙동강 어민들과 함께 생태조사를 벌이는 현장을 참관했다. 한마디로 말해 4대강사업 뒤 생태계 변화가 심하다는 것이다. 강물의 흐름이 막히면서 토종어종은 살기가 힘들어졌고, 강준치 같은 외래어종이 많아지면서 생태계 교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외래어종이 강을 점령하다시피 한 것이다. 어민들은 이대로라면 생계를 이어갈 수 없을 정도라고까지 한다."

중현 스님은 "댐인 보가 생기면서 강물은 흐르지 않고 마치 호수처럼 되었다, 물속의 어종도 변한 것이다"며 "더이상 생태계 변화가 오기 전에 강물이 흐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일 스님은 "4대강사업으로 죽어간 뭇생명의 영원한 평온을 위해 수행길을 계속 할 것"이라며 "모든 생명이 차별없이 평온을 누리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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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환경연대는 지난 4월 3일부터 7월 10일까지 '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길'을 진행하고 있으며, 13일 낙동강 경남구간을 걸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 이 기사는 제휴매체인 <오마이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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