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국 소장(연경불교정책연구소)과 정웅기 운영위원장(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이 주제발제를 맡아 관심을 끌었다. 두 사람은 준비한 발제를 한 후 상대에 3가지씩을 질의했다. 질의와 답변은 다음과 같다.
◎김영국 소장 질의(정웅기 위원장 답변)
1)공업의 문제는 도법 스님만 얘기하는 줄 알았는데, 정웅기 위원장도 같은 주장을 펴서 놀랐다. 도법 스님과 정웅기 위원장이 말하는 공업의 문제는 본질을 흐리는 것이 아닌가. 공업의 문제를 부각하는 것은 책임지지 않겠다는 뻔뻔함이 아닌가?
“공업이 내 문제를 회피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하는데, 문제의 당사자가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공업은 짓는 과정에서 많은 인연이 맺어져 지어졌고 푸는 방법도 시절인연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종단의 문제들은 하루 이틀에 생긴 것이 아니다. 길게 바라보고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보자는 의미서 공업을 쓴 것이다. 각자에게 책임이 있다. 불교계에서 일한 지 20년이 됐다. 스님들의 범계 행위도 재가자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나 자신도 신문사에 근무할 때 스님들과 술을 마시고 고스톱을 친 적도 있다. 직접적 책임을 느끼는 것도 있다. 책임 회피가 아니라 같이 짓고 같이 풀자는 것이다.
2)코샴비 사건을 인용하면서 재가자들의 방식이 모범적이었다고 했다. 현 종단의 문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자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재가자들이 상석을 차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가. 98년 99년 이후에 재가불자들이 범계 문제 삼으면서 다툼에 휘말리거나 특정한 편에 서거나 폭력을 쓴 사례가 있나?
“그것은 아니다. 우리가 어떤 운동을 할 때, 길을 걸어갈 때 놓치지 말 것을 견지해야 할 태도를 말한 것이다. 오해의 여지로 읽었다면 그렇지 않다. 스님들의 대부분 문제에 재가자가 끼어 있다고 본다. 그런 분들의 (범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 주는 재가불자들이 있다. 스님들만의 문제라는 것은 바로 봐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3)도박 폭행 성희롱 룸살롱 성매매 등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상식적인 부분이 해결되어야 청정한 승단 아닌가? 청정함을 원하는 목소리를 탈속으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
“청정을 탈속으로 몰아가는 것 아니냐는 것 같은데, 제가 볼 때 성직자와 신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종교는 미래사회 전망이 없다고 본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 주류 기독교가 쇠퇴하는 것으로 알 수 있듯이 성직자는 고결한 존재, 존경할 존재이고 신도가 따라야 할 존재로 이분법적으로 보는 것은 불교적 정신에 맞지 않다. 재가불자를 말한 것도 그렇다. 하는 일이 다르지 재가자가 부처가 될 수 없는 것도 아니고 다른 조건에 처해 있지 않다. 서구에서 불교가 대안으로 대접받는 이유도 그것이다. ‘스님은 수행만 하면 되지’라는 생각은 불교의 위대함을 잘 못 보는 게 아닌가 싶다. 저렇게 사는 것이 참 좋다는 틱낫한 공동체나 대만 서구불교, 현대에 들어서 불교가 저렇게 운영하는 게 멋지다고 하는 것들은 승려는 수행하고 재가가 운영한다는 이분법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다. 출가와 재가를 나눠서 운영하는 곳은 없었다. 청정이 이분법에 기초한 탈속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웅기 위원장 질의(김영국 소장 응답)
1)종단 안고 있는 문제가 최근부터 발생했나, 아니면 오래전부터 발생했나, 좋아지고 있는지 나빠지고 있는지 말해 달라.
“김희옥 총장 후보자가 종단의 뜻에 따라 사퇴한다고 했다. 이것은 자의로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일어난 일도 있고 오래전 일도 있다. 현 총무원장은 오래전부터 범계 행위를 많이 하셨죠. 20년 전의 일을 문제 삼느냐고 할 수 있지만 20년 아니라 우리 사회는 30년 전 일로도 공직에서 사퇴한다. 20년 전 일이면 엊그제 일 같다. 공동체에서 쫓아낼 필요 있느냐 묻는다면 진솔하게 참회하고 범계에 대중의 용서와 판단을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겠나 싶다. 어떤 대중이 공동체서 나가라 하겠나. 좋아지냐 나빠지냐는 부분은 시대에 따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이 시대가 바뀌면서 그런 일을 할 수 있느냐로 바뀌는 것 같다. 대표적인 게 성희롱이다. 남성 위주사회에서 그럴 수 있지 농담으로 한 거 갖고 그러느냐고 하지만 요즘은 농담도 처벌을 받는다. 상황에 따라 더 나빠졌다고 할 수 있지만 기준이 뭐냐에 따라 다르다. 혼탁 빈부격차 갈등이 심한 사회에서 종교집단은 더 상식적이고 청정해야 하는 데 이런 점에서 보면 더 나빠졌다. 종단은 참회의 노력을 보이지 않고 뭘 잘 못했냐, 문제가 뭐냐고 하는 것을 볼 때 더 나빠진 것 같다.”
2)부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부처님은 이미 이 세상에 있다. 중생이 부처다. 용산 참사에서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도 부처다. 열심히 수행하는 스님도 부처다.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는 것은 이 시대에 살아있는 부처보고 어떻게 처신하고 해결하고 고민할 지 생각해야 한다. 내 주위의 부처를 무시하고 나만 잘나면 된다는 식이나, 내가 원장인데 누가 나를 뭐라 하나, 이런 식의 사고방식이라면 3,000년 전 부처님이 온다고 해결될까. 이런 사람들은 부처님조차 혹세무민한다고 몰아세울 것이다.
3)종단 자정 가능하다고 보는지, 가능하다면 왜 가능한지, 불가능하다면 왜 불가능한지?
“종단 자정은 과정이라고 본다. 부처님 당시에도 승단에 많은 문제가 있었고 고려시대, 조선, 당나라, 지금도 우리 시대의 문제가 있다. 그럴 때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겠다는 수행자가 나타났다. 그래서 교단이 유지되는 것이다. 지금 종단의 문제가 있다면 덮으려고 할 게 아니라, 자정이 가능하냐고 물을 게 아니라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누군가 나서 해결하려한다면 그것이 가장 훌륭한 수행이고 보살이 아닐까 싶다. 내가 노력하고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 노력하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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