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求道)의 여정이자 선맥을 화선지에 오룻이 담아낸 것이 선서화다. 선방에 기웃대는 낙조, 옷자락을 흔드는 남해바다에서 달려온 바람, 싸리 숲에 둥지 튼 새들의 비상이 모두 성각 스님의 오브제이다.
30여년 수행의 방편이었던 선서화를 지난 11일 부산시립미술관 용두산미술전시관에서 선보였다. ‘심산’ ‘어느덧 내모습 산이 되었네’ ‘분타리카향 꼿이 미소짓다’ ‘법향’ ‘환희’ ‘진여’ ‘무여’ 등이 작품을 일반인이 만끽하도록 했다.
성각 스님은 1995년부터 대중과의 소통, 성찰, 참회를 위한 뗏목으로 선서화를 그려왔다. 동국대 불교대학원에서 선학을 전공한 뒤 문화예술대학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했다. 부산문화방송 선서화특별초대전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전시회만 수십여차례.
2011년 예술의전당에서 개최한 <성각스님 선서화 특별초대전-‘분타리카 피었네’> 전시에서는 일체유심조를 거친 산심(山心)이 집약되는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스님의 그림에는 시적 경지도 돋보인다. ‘한맥문화’를 통해 등단한 이래 시집 <어느덧 내 모습 산이 되어>, 수상집 <산사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펴낸 것도 이런 경향의 줄기이다.
‘2014 한.아세안정상회의’ 개최 기념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성각 스님의 선수행의 결정일 뿐만 아니라 중생들도 쉽게 가슴으로 와 닿아 더없이 좋다”며 “스님의 선서화가 우리 사회의 혁신과 대화합의 죽비소리가 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새누리당 김장실 의원은 “중생들의 사랑 욕망 아픔을 내 것으로 승화시킨 것이 성각 스님의 선서화”라며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홍윤식 동국대 명예교수는 “스님의 작품는 무심 불이 공의 세계를 담은 것으로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안 되는 경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쌍계총림 방장 고산 스님은 “참선과 서예를 연마하는 삼매 가운데(禪黙鍊磨三昧中) 무아경계에 통달하여 이르니 진실제로다(到達無我眞實際).”라고 평했다.
성각스님은 “혼란한 세상에 맑은 선의 향기를 한 줌이나마 불어넣을 수 있을까하는 마음으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30여년 수행이 방편으로 그리고 전시했다”며 “초발심이라는 그 이름이 발자취를 좀 더 조심스럽게 만들 뿐, 예불과 참선으로 환하게 빛나는 새벽이면 늘 그랬듯 조용히 먹을 갈고 붓을 든다”고 겸양했다.
이번 전시회는 오는 21일까지 부산 용두산공원 전시실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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