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고형곤 선생의 학문정신을 발양하고 계승하기 위한 청송학술상 제7회 수상자에 신규탁 교수(연세대ㆍ사진)가 선정됐다.
신 교수는 저서 <한국 근현대 불교사상 탐구>(새문사 刊, 2012)를 통해 한국불교 정체성을 법성으로 가늠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서는 종단의 출현, 불교 관계 법령, 불경의 한글번역, 대웅전 예불 등 네 방면에서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탐색했다. 제2‧3부에서는 한국 근현대 대표 선사들에 대한 인물 연구를 담았다. 제4부는 ‘오늘을 사는 한국불교’를 소제목으로 책 전체의 결론을 실었다.
박재현 박사(선불교학교 교장)는 지난 2012년 <불교평론> 제51호에 게재한 서평에서 “‘불교는 어떠어떠하다’라고 말하려고 할 때, 자기도 모르게 입이 턱 막히는 경험을 한 사람이면 신 교수의 저서에 내포된 저자의 고민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도불교만 해도 초기불교와 대승불교가 다르고, 인도불교와 중국불교가 다르고, 중국불교에서도 교학불교와 선불교가 또 다르다. 그러니 ‘불교는 어떠어떠하다’라고 대답할라치면 저절로 말문이 막힌다. 이런 막막함의 바탕에 저자가 기체(基體, substratum)라고 부르는 것이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저자는 기체를 특정 사상을 공유하는 집단, 또 그 사상이 그 사회 속에서 이미 공론화되어 있고, 그것들이 현실적인 ‘힘’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라고 적고 있다”고 했다. 기체는 불교가 감당하고 수용해내야만 했던 인문사회적 조건이고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박 박사는 “인도 초기불교 교단의 기체와 대승불교 시기의 기체 그리고 중국불교의 기체의 차이가 저자를 짓누르는 문제의식의 정체일 것”이라며 “기체의 문제는 다시 한국불교 문제이기도 하다. 한국불교의 정체성과 미래를 위한 대안 모색의 출발점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체에 대한 주목은 저자가 중국불교 전공자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기체 속의 불교 혹은 기체 위의 불교를 보면서 저자는 한국불교의 미래에 대해 조감하고 있다”고 했다.
“저자가 제안하는 ‘제 나라 말로 번역하기’와 ‘일상어로 토론하기’는 한국불교의 기체가 무엇인지 우리 스스로 되돌아보는 과정이고, 이것이 끝내 한국불교의 미래를 열어가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저자의 통찰이 내포되어 있다”고도 했다.
청송장학회(이사장 소광희)는 11월 1일 오전 11시 서울 함춘회관 3층 가천홀에서 시상식을 개최한다. (02)747-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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