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장 승좌법회 앞두고 일갈 "비우고 느린게 행복"
오는 20일 고불총림 방장 승좌고불법회를 앞둔 지선 스님이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에게 "참 딱하다"고 말했다.
백양사 방장 지선 스님은 15일 이같이 말하고 "인생의 경륜은 돈을 주고 살 수 없고 지식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다"며 "한국의 구조적인 정치풍토에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안 대표에게 조언했다.
스님은 대선개입과 간첩 조작사건 등 국정원 문제와 관련, "국정원은 정권을 만드는 곳이다. 간첩도 국정원이 생존을 위해 거짓으로 만들어 낸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우린 (민주화운동 등을)생명 걸고 했지만, 정권 교체한 사람은 무엇을 했는가?"라며 "정치를 바로잡아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다잡아 가야한다"고 위정자들을 책했다.
"물질에 경도되지 않는 삶을 위해선 정치가가 못한 일, 경제인이 못하는 일, 교육자가 못하는 일을 종교인이 해야 한다. 영성 개발, 불교에서는 불성 개발을 통해 인생의 무상함과 허무함을 깨우쳐 줘야 한다. 감각적 욕망, 정신적 욕망을 버린 사람이라야 중생을 올바른 길로 끌고 가는 것이다. 종교인은 아주 맑고 청정하고 밤낮으로 눈 푸르게 수행해야 한다. 종교인이라도 역사의식이 투철해야 한다. 사회의 모순을 정면으로 맞서 극복하는 것이 진정한 초월이다."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때 내란음모죄로 투옥된 당시를 회상한 스님은 "감옥이 선방이었다.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들으며 무아를 배웠다."고 역행보살론을 폈다.
또 "서대문 형무소에서 '이대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구나' 생각하고 참선이라도 하고 죽어야지 결심했다"며 "쫓기듯 절박해야 참선이 되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오는 20일 오후2시 백양사 대웅전에서 방장 승좌 법회를 봉행하는 지선 스님은 현대인의 삶의 자세도 일렀다.
"삶이건 수행이건 참고 견디고 기다려야 이루며 절실해야 뭔가 얻게 된다. 부처님께서 사셨던 3천년 전이나 지금의 한국이나 별반 차이는 없는데 왜 이리 사람들은 서두르고 자기 욕망만 채우려하는 지 모르겠다"
격동의 80년대 들어 5.18 민주항쟁, 10.27 법난 등을 겪으면서 광주 문빈정사를 거점으로 대학생 불교 청년들을 모아 대학생 불교연합회를 결성하는 등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다.
무등민족문학회를 만들어 월간지〈무등>을 통해 대승불교 사상에 입각한 민주화 인권 운동과 통일 한국을 위한 사회 활동을 했다. 문익환, 김근태, 고은, 리영희, 함세웅, 등 종교계, 정치계, 문학계, 언론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저명한 재야 인사들과 교우하며 왜곡된 정치현실을 함께 풀어 가기 위해 치열한 대승보살의 삶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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