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십화엄>에서 사선정에 대해 필자가 ‘사유’와 ‘숙고’라고 번역한 부분을 한역 <십지경>은 ‘심(尋)’과 ‘사(伺)’로 비교적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팔십화엄>에서는 ‘각(覺)’과 ‘관(觀)’이라고 했다. 이를 우리말로 ‘깨달음’과 ‘관찰’로 번역할 경우 심각한 교리상 곡해나 수행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전재성 박사(한국빠알리성전협회)는 15일 인사동 모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전 박사가 <십지경-오리지널 화엄경> 출간을 기념해 마련한 자리였다.
전 박사는 “<팔십화엄>을 한글로 최초 번역한 백용성 스님도 ‘사유’에 해당하는 한문술어인 각(覺)을 ‘깨침’·‘깨달음’이라 번역했다. ‘숙고’에 해당하는 ‘관(觀)’을 ‘관찰’이라고 번역했다. ‘평정’의 한문술어인 ‘사(捨)’를 ‘버리는데’·‘버리는 생각’이라고 해석하고, ‘버리는 생각이 청정하야’ 등으로 풀이한 것은 너무 엉뚱한 번역”이라고 설명했다.
전 박사는 “용성 스님의 구한말투 번역을 현대어로 바꾼 운허 스님 번역도 잘못되기는 매한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법정 스님의 <신역화엄경>은 <화엄경>을 1/10 정도로 간추린 것이었고, 김지견 박사가 번역한 <화엄경>도 축약본으로 사선정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 이번에 펴낸 <십지경-오리지널 화엄경>이 한글 최초의 완역본”이라고 강조했다.
전 박사는 앞선 번역들이 잘못된 까닭을 한역경전을 모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번역상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산스크리트본을 티베트어와 한역본과 대조해 가며 작업을 했다. 자신만의 이중삼중 확인을 통한 작업으로 <십지경퇴현본>을 만들어낸 것.
전 박사는 범장한대조(梵藏漢對照)를 하며 주석을 달았다. 주석에는 초기경전과 대승경전 관련 내용을 상세히 담다보니 원고량만 5905매에 달했다.
전 박사의 <십지경-오리지널 화엄경>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동안 ‘십지(十地)’로 전해진 한문을 순 우리말로 풀어낸 점이다.
전 박사는 십지를 ‘열 단계 깨달음의 지평’이라 하고 각각을 ①큰기쁨의 지평(歡喜地) ②때여읨의 지평(離垢地) ③새벽빛의 지평(發光地) ④불꽃놀의 지평(焰慧地) ⑤드높음의 지평(難勝地) ⑥꿰뚫음의 지평(現前地) ⑦온거님의 지평(遠行地) ⑧아니뮐의 지평(不動地) ⑨한슬기의 지평(善慧地) ⑩빛구름의 지평(法雲地)라고 이름 붙였다.
혜거 스님(금강선원장·탄허박물관장)은 추천사에서 “<화엄경> 핵심은 <십지경>에 있다”며 “ <화엄경> 가운데 ‘입법계품’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범본이 존재하는 경전을 1600년 만에 전재성 박사가 한글로 번역·출간해 석가모니부처님 가르침에서 직접 유래한 <화엄경>의 진면모를 누구나 쉽게 볼 수 있게 됐다”고 극찬했다.
십지경-오리지널 화엄경┃퇴현 전재성 역주┃한국빠알리성전협회┃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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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스크리트어를 한국어로 역한 것이든
한자나 한글이 번역어로 적합한 경우가 다 다르다
어떤 부분은 한역이 뛰어나고 어떤 부분은 한글역이 뛰어나고
그건 각국이 가지는 언어의 생명력 차이 때문이다.
산스크리트어는 매우 논리적이고 치밀하고 복잡한 언어로
동북아인들의 함축적 언어사용과 많이 다르다.
이때문에 구마라집(중국/인도어 대가)은 색즉시공 공즉시색 같은 탁월한 언어를 만든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