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방송 노사가 불화를 겪고 있다.
사장은 새 노조위원장을 겨냥해 “밟아버리겠다. 내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 주겠다”라고 독설을 퍼붓고 새 노조의 성명서를 훼손하자, 새 노조는 사장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하기로 했다.
이채원 사장은 28일 오전8시 40분부터 시작된 간부회의에서 손 위원장을 겨냥해 ‘밟아버리겠다’ ‘손근선을 인사위원회에 회부시켜라’ ‘내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 주겠다’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사내에 알려지면서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사장의 이날 발언은 희망노조가 발표한 성명서가 허위사실이라는 게 이유다.
앞서 기존 불교방송 노동조합(위원장 김종범)은 지난 23일 공개질의서에서 “이사장 영담 스님과 불교방송 재단은 후원금과 뮤지컬 ‘쌍화별곡’ 예산 수익배분 내역, 재정난 조직분열 등 제기된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재단 측은 “영담 스님을 겨냥한 공개질의서라고 볼 수 있다.”며 “후원금(기부성금)은 11월 현재 16억 원으로 재단 직원 급여 등 경상경비를 제외하고 14억 원은 그대로 불교방송에 넘어갔고, 쌍화별곡은 직원이 전혀 도와주거나 협찬하나 해준 것이 없고 재단이나 방송 예산이 들어가지 않았으므로 직원들이 말할 게재가 못된다. 희망노조 설립문제는 재단에서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26일에는 희망노동조합(위원장 손근선)이 성명서를 통해 “11월 1일 노조설립을 마치고 임금 체불 원인 및 경영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사측에 공문을 보냈다”며 “그러자 회사는 갑자기 12일 아침 경영설명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희망노조는 “이날 임금체불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해소안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고, 오히려 오류투성이인 통계자료와 타이타닉 침몰 그림을 통해 공포심만 유발하려 했다”며 “게다가 조선시대 동인, 서인의 예를 들며 이분법적 논리로 직원들의 분열을 조장하는 언행을 서슴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존 노조가 이사장 영담 스님에게 불만을 표출한 반면 희망노조는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이채원 사장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수입이 올해와 비슷했던 작년에는 밀린 상여금을 포함해 900%를 지급했는데 올해는 200%를 미납한 원인에 대해서도 물었던 희망노조의 성명서는 사장의 지시로 강제 철거됐다.
희망노조는 이후 3차례에 걸쳐 사측에 공문을 보내 임금 체불 해소, 수입 지출 현황 요청, 사장의 지난 1년간 협찬 및 수수료 지급, 인사규정을 위반한 채용 등에 관해 물었지만 사측은 ‘이유 없음’이라고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손 위원장은 “밟아버리겠다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을 전해 들었고, 인사위에 회부한다는 것도 제작부 직원들에게 들었다”며 “게다가 사장은 노조의 성명서를 훼손까지 했기 때문에 사장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손 위원장은 “사측은 노조의 성명서가 허위사실이라고 하면서 허위사실이 무엇인지 전혀 설명도 안 해주고 있다”며 “사장의 행위들은 불교정서에서는 나올 수 없는 것으로 마치 십자군전쟁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업체로부터 협찬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해고당한 한지윤 PD는 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해고라는 결정을 받았다. 또 본사에서 울산으로 발령한 최윤희 PD의 경우 노동청의 결정으로 본사로 복귀시켜야 함에도 회사가 수용하지 않아 벌금을 내야할 판이라고 방송 관계자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