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종교와 문화의 차이로 인하여 핍박받고 차별받지 않는 세계를 향해 전진해야 한다.”

조계종 총무원 사회국장 묘장 스님이 지난달 29~30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세계전통 종교지도자 대회에 참석해 이같이 강조했다.

묘장 스님은 제11차 세계전통 종교지도자 대회에서 한국 불교 대표로 참가해 종교와 다문화주의과 관련해 대표 연설했다.

묘장 스님은 ‘이주’의 원인을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고 이들이 사회적 약자가 되지 않도록 종교인들이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종교와 민족간의 분규가 정치적·군사적 목적 때문에 국가적·집단적으로 이루어진 이주의 원인이었지만, 현재는 삶의 질을 향상 시키기 위한 개인적·경제적 이주가 종교와 민족 분규의 주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개인적인 이주로 인해 이주민들이 사회적 약자가 되고 있다”면서 “한국도 경제가 발전하면서 이주민이 늘었고, 이에 따라 문화와 종교의 이질감과 차이로 인한 사회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묘장 스님은 종교와 민족간 차이에 우월성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종교와 민족간의 차이는 단지 익숙치않아 어색할 뿐이지, 거기에 가치의 우월이 있을 수 없다. 다른 나라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도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자기 것만 우월하고, 이주한 곳의 문화를 이해하려 하지 않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사회의 불평을 만들어 내는 태도는 아주 위험한 고집”이라고 꼬집었다.

묘장 스님은 종교지도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 온 종교와 민족, 문화가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 종교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됐다”면서 “이주민의 종교와 문화에 대한 관용도 중요하지만 다른 나라에 간 자기 민족 사람들에 대한 올바르고 중립적인 지도와 열린 자세를 지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민족, 종교, 문화를 존중하고 포용할 때 자기의 민족과 종교, 문화도 더욱 성장하고 충실해 진다”면서 “세계전통 종교지도자 대회는 서로 다른 종교와 문화에 대한 이해와 협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자리로, 이 모임이 전세계에 널리 퍼져 가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제11차 세계전통 종교지도자 대회는 △견고한 변화 발전을 달성하기 위한 종교 지도자의 역할 모색 △종교와 다문화주의 △종교와 여성 문제-정신적 가치와 대두하는 지구적 위험 △종교와 청소년 문제 등을 토론하고 실천의제를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카자흐스탄 알마타에는 약 18만명의 고려인이 거주한다. 불자는 약 2만 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찰이 없어 불자들이 결집이 어려운 실정이다.

묘장 스님은 “알마타의 고려인들 자신들의 종교가 불교라고 생각하고 있고, 불교에 대한 열망이 커 사찰을 건립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면서 “카자흐스탄 정부당국자도 고려인은 불교도라고 인식하고 있어 호의적이지만 불교활동이 없어 구체적 지지를 이끌어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알마타에는 현재 원불교가 진출해 자신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불교종단이라고 소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묘장 스님은 “알마타에 일정한 장소를 마련해 종교등록을하고 이들을 결집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카자흐스탄 문화부와 외무부, 법무부의 차관급과 상원 종교 문화위원회 등이 전통종교회의에서 대통령과 상원의장을 보좌해 회의에 참가하고 있으며, 이들과 논의한 결과 불교를 정식등록하는 데 동의를 얻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