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관 대종사 팔순 때 작성 세민스님 빈소에서 전격 공개
"다비식 간소히 하라. 문도 상좌들 가산연구원 간섭말라"
지관 대종사의 유훈장이 공개됐다. 스님은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을 기획실장이 고옥 스님이 맡아서 운영할 것을 마지막 말씀으로 남겼다.
당초 이 유훈장은 스님의 팔순잔치 직전 낭독했다. 이어 9월 병원 입원 직전에도 문도들에게 공개됐다. 또 임종 직전 경국사에서 세민 스님이 문도 스님들이 모인 가운데 낭독했다.
유훈장을 전체 대중들에게 공개하는 것에 대해 절반 가량의 상좌 스님들은 반대했으나 5일 상주회의를 통해 상주인 세민 스님이 언론에 전격 공개한 것은 의외다.
"나는 금년 팔십세를 맞이하면서 그간 부처님의 음덕으로 편안하게 살았으므로 양가(속가와 불가)에 대해 부끄러울 뿐 아무런 미련이 없다"고 시작하는 유훈장은 200자 원고지 8장이다.
지관 스님은 다비식을 간소화하고 상여와 화장대에 꽂 장엄을 하지말 것을 일렀다. 다비장에 참석하는 조객들에게 점심을 대접하고, 다비하는 사찰의 사중에 추호의 피해를 끼치지 말라고 주문했다. 비상금으로 모아둔 현금 1억 원은 상좌 세민 스님에게 맡겨 장례에 보태라고 했다.
스님은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의 주된 사업이 가산불교대사림 출간이라며 연구원 사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현재까지 맡아온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의 고옥 현원 연구실장에게 책임을 맡긴다고 했다.
특히 스님은 "아울러 이 사업이 외세의 간섭과 지장이 없기를 바라는 한편 나의 문도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참여하려거나 간섭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스님은 또 "경국사의 내 방에 있는 책과 소지품은 모두 가산불교문화연구원에 기증한다"고 적었다.
지관 스님은 자신이 태어난 곳인 경북 포항의 1,200평이 타인의 소유로 넘어간 것을 사들여 지목을 잡종지로 변경해 가산불교문화연구원에 등록한 사실도 적었다.
유훈장 작성일자는 2010년으로 돼 있다. 그러나 한 상좌는 "작년(2011년) 봄에 작성한 것인데 오기인 것으로 보인다. 불기는 2555년으로 돼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스님은 "왜 상중에 문도들에게 주는 훈계 내용의 유훈장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도 스님은 "작년 5월, 9월에 이어 임종 직전에도 세민 스님이 문도 스님들에게 유훈장을 낭독했었다"며 "그럼에도 참석하지 못했던 스님이나 유훈장 낭독을 직접 들은 스님들조차 재차 사실여부를 묻자 공개한 것 같다. 그런데 유훈장의 내용은 문도들에게 한 당부말씀이어서 대중이나 불자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것이 아닌데도 전문을 공개한 이유는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 스님은 "아마도 가산불교문화연구원에 대해 일부 문도들이 흠집을 내거나 차지하려고 욕심을 부린다는 우려 때문에 전격 공개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면서도 "가산연구원은 사단법인이고 공적 자산이므로 어떤 개인이 소유할 수도 없다"고 잘라 말하는 등 유훈장 공개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다음은 지관 대종사가 생전에 작성한 유훈장 전문이다.
유훈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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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훈장(문도들에게) 삼각산 경국사에서 가산 지관
나는 금년 80세를 맞이하면서 그간 부처님의 음덕으로 편안하게 살았으므로 양가(속가와 불가)에 대해 부끄러울뿐 아무런 미련은 없다. 그러나 다만 1982년 경국사에서 부처님께 삼천배를 올린 후 발원문을 남기고 시작한지 일차 자료 수집만 10년을 거친, 가산불교대사림이 지금까지 12권이 출간되었고, 아직 남은 8, 9권을 정리하여 부처님께 고하고 죽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유일한 소망이지만, 그러나 이는 내 마음대로 좌우할 문제가 아니므로 인연에 맡기고 중요한 몇 가지 사항만을 오늘 나의 생일에 모인 문도들에게 유언하는 바이다.
一, 다비식은 어디에서 하든 간소하게 치르되 영단의 꾸밈과 차림세의 몇가지, 상여의 장엄, 화장대의 꽃장엄도 일체 하지 말고 다비장까지 참여한 조객들에게는 점심을 대접하라.
二, 다비하는 사찰의 사중에 대해서는 추호의 피해도 끼치지 말라.
三, 내가 비상금으로 가지고 있던 금 일억 원을 맞상좌인 세민에게 맡기니 장례비에 보태도록 하라.
四,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의 주된 사업은 가산불교대사림이니 현재 12권까지 출간되었고, 아직 8, 9권 정도 남은 완간이다. 앞으로 연구원 사업이 중단되지 않기 위해 현재까지 맡아온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의 고옥 현원 연구실장에게 대사림 완간을 위해 연구원 책임을 맡기노니 현재 이 사업을 같이 해온 김영욱 박사와 한명숙 박사를 비롯하여 이 사업을 초기부터 협조해온 여러 교수님(연구원)들이 이 사업이 장애 없이 지속되도록 종래와 같이 적극 협조해 주길 간곡히 부탁합니다. 아울러 이 사업이 외세의 간섭과 지장이 없기를 바라는 한편 나의 문도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참여하려거나 간섭하지 말라.
五, 문도들은 항상 문중의 화합을 도모하고 수행과 포교에 전념하되 권력분야와 파멸조성에 집착하지 말고 수행자의 본령과 출가한 초지를 망각하지 않도록 하라.
六, 경국사(금강반야대)의 내 방에 있는 책과 소지품은 모두 가산불교문화연구원에 기증한다.
七,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청하면 유계리 107번지는 내가 태어난 곳이었으나, 지금은 논으로 변하여 타인의 소유가 되어 있는 것을 주변의 논 1천 2백여 평을 확보하여 잡종지로 지목을 전환시켜 사단법인 가산불교문화연구원에 등록하고 2010년 4월 출가입산한 후 6십년만에 고향마을을 둘러본 소회를 담아 고향방문기념비와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보은탑을 세우고 모두 화장한 유골을 탑의 지하에 봉안하고 주변에 화목을 심어 정돈한 사실도 알려둔다.
불기 2555년(2010) 음 5월 11일(양(육월 12일) 자운문인 이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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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훈 ? 참 어려운 세상이군 부끄럽고 부끄럽군 문도화합? 수미산보다 먼 얘기
경국사가지고 피 터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