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하달식 결사 대중동참 이끌기 어려워”
“상의하달식 결사 대중동참 이끌기 어려워”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1.11.14 14: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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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철 교수, 청담스님 40주기 기념세미나서
정화이념 정책화 여전히 진행중…제자리 맴돌아
청담 스님은 한국불교의 왜색화를 막고 수행전통을 살리기 위한 불교정화기와 종단 내부 정화의 격동기를 거치면서 현 조계종단의 성립과 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한 한 근·현대 한국불교의 주인공이었다.

청담 스님의 중요성은 정화의 기수였다는 점만은 아니다. 현 조계종단의 3대 종책의 제인 역경·포교·교육이 바로 청담 스님으로부터 시작했다.

조계종은 불교정화와 통합종단 출범 이후 종단 내 갖가지 불협화음과 부조리, 종권 다툼 등의 과정에서 현실문제 인식과 방향설정 목적의식 속에서 역경·포교·교육이라는 3대 종책의제를 설정했다. 이 의제를 제안한 인물이 청담 스님이다. 청담 스님은 교단과 불교정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스님 중 한분이다. 종정과 총무원장, 장로원장, 중앙종회의장 등을 두루 역임하면서 종단 정화기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 세계불교지도자 대회에 참석한 청담 스님.

정화 과정에서의 여러 정화방안 역시 청담 스님의 역할이 컸다. 청담 스님은 종단 정화과정에서 종정유시와 유신제건안 제출, 총무원장 시무식사 등을 통해 정화종책을 제시했다. 스님의 정화방안은 중앙종회와 총무원을 통해 종책으로 형성되고 실제 시행된 것도 있다. 이중 역경·포교·교육 3대 종책의제는 여전히 현재로 진행형이다.

청담스님 당시 제기된 종책이 여전히 진행중인 이유는 무엇일까? 또 현 조계종의 5대 결사 등 종책 의제 형성에서의 문제와 개선방안은 없을까?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는 지난 4일 청담 스님 40주기 기념 학술세미나에서 ‘청담 대종사의 정화사상의 현대적 활용 방안 연구’를 통해 정화 종책 추진과정의 문제점과 향후과제를 짚었다.

1962년 통합종단 출범 후 불교정화는 종단 정화로 축소됐다. 이 시기 종책의제는 역경·포교·교육 3대 종책으로 요약된다. 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종책이다. 그렇다면 40여년 전의 종책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는 무엇이고, 문제점은 무엇일까?

김응철 교수는 △단기적 미래예측과 장기적 안목 부재 △종책 수립 과정서 인재부족 인재양성 방안 부재 △신도교육 및 조직화 방안 미흡 △도심 포교전략 부재 △포교종책의 백가쟁명식 주장과 토론은 있으나 구체적 성과 없음 등을 이유로 꼽았다.

김응철 교수는 종단 안목부재 근거로 ‘봉은사 토지 헐값 매각’을 들었다. 그는 “당시 강남지역은 급격한 개발바람이 불기 시작한 때였으며 많은 사람이 토지를 구립하려던 시기였지만 핵심토지를 졸속 매각했다”고 지적했다.

또 인재 양성 실패는 “종단과 전국 각지의 사찰에서 활동할 수 잇는 전문가 양성하지 못한 것이 결국 오늘날 불교의 위상 약화의 주요인으로 볼 수있다”고 지적했다.

▲ 봉암사 결사의 주역 청담 스님과 성철 스님(전 종정)

신도회 조직화는 더 심하다. 이웃종교가 평신도 교육과 조직화 결과 급성장했지만 조계종은 평신도 교육이라는 개념조차 없었고, 1994년에는 전국신도회를 불법단체로 규정하고 새 신도회를 만드는 등 기초자치단체 중심의 신도조직을 결속하기는 커녕 지역조직 공동화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도심포교는 개인의 원력과 능력에 의지해 이루어져 1990년대 이후이웃종교에 열세를 직면한 것이라고 보았다. 또 종단 차원의 도심포교 부재는 다수 스님들의 산중과 농어촌 토굴에 안주하는 현상을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포교종책 추진절차와 과정의 백가쟁명식 주장과 토론 역시 결국 주장을 뒷받침할 역량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찰들의 종책 수용성이 낮고,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지도 못한다. 종단 교구본사 단위사찰이 서로 상응하지 못하고 신도 참여도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1960년대의 종책 수립과 추진의 문제점은 결국 현재도 그대로 지적되는 문제여서 눈길을 끈다.

김응철 교수는 현재 조계종의 수행, 문화, 나눔, 생명, 평화라는 5대 결사를 거시적인 이념의 포교종책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5대 결사의 원만한 회향은 ‘종단 발전과 포교효과가 연계되었을 때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수행 결사는 재가불자의 수행활성화와 수행을 통한 포교 효과성이 연계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화결사는 민족문화를 바로 인식하고 스스로 보호하는 실천운동으로 보고 문화프로그램 공유를 통해 촉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생명결사는 생명공존 가치 실현과 환경 보전 실천운동으로 보고 구체적 행동지침을 만들어 불자들의 자발적 동참을 이끌어낼 것을 주문했다. 나눔결사는 불교복지사상의 실천으로 자원봉사와 후원활동 강화를 통해 ‘빈궁복전’의 공양으로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평화결사는 종교간 화합, 남북대화 촉진, 세계평화 노력으로 요약하고, 남북대화와 세계평화 촉진 노력으로 ‘동아시아 불교포럼’ 형태를 출발점으로 삼을 것을 제안했다.

김응청 교수는 5대 결사의 효과를 위해서는 선언적 결사가 아닌 실천적이념과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며 이를 뒷받침하는 종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김 교수는 종단 종책결정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점을 ‘위로부터의 하달’로 보고 아래로부터 자발적 참여방법을 찾을 것을 촉구했다.

김 교수는 “상의 하달식 결사는 일반 대중동참을 이끌어 내기 어렵다”면서 “많은 사람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있어야만 효과적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보았다.

김 교수는 “통합종단 초기 청담 스님은 많은 종책을 제시한 바 있다”면서 “40년 전에 제시된 종책이 아직도 계승되고 있다면 그만큼 종단 발전이 지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화 정신은 계승하되 정화종책이 계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새로운 사회에 대응할 종책이 없으면 종단은 현실에 안주하거나 제자리에서 맴돌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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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us-padma 2011-11-15 09:03:30
1994년 전국신도회를 불법단체로 규정한 것이 도시에서 불교가 사라진 이유중의 하나임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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