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일간 210만명 1,000년을 되새기다
45일간 210만명 1,000년을 되새기다
  • 이혜조 기자
  • 승인 2011.11.07 10: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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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6일 폐막…2,3년 주기 개최 검토
불교문화 컨텐츠 대중화 성공, 해인아트프로젝트 기획 돋보여

고려대장경 판각 천년을 기념해 열린 '2011 대장경천년 세계문화축전'이 6일 폐막식을 끝으로 45일간의 장정을 일단락했다.

장경판전 속에서 보물로만 인식되던 팔만대장경을 세상에 꺼내 문화 컨텐츠로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으며 불교문화의 대중화에도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함께 진행한 현대미술전인 '해인아트프로젝트', 소리길 개설, 1,200년 만의 선방 개방 등도 불교가 대중에게 다가서는 모습을 보여준 훌륭한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성공적인 이번 대회를 계기로 주최 측은 행사의 주제와 내용 등을 바꿔 2,3년 주기로 개최할 예정이다.

▲ 대장경 이운행렬
불교 컨텐츠 대중화 성공 가능성 열어

 '살아있는 지혜를 만나다'를 주제로 9월 23일 개막해 해인사 인근 대장경테마파크, 해인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동시 진행, 각종 진기록을 남겼다.

주최측인 해인사 경남도 합천군은 "당초 목표했던 154만 명을 초과해 210만명이 관람했다"고 이날 밝혔다.

일요일인 지난 30일에 23만명이 방문한 것을 비롯해 이틀동안 33만명이 축전장과 해인사를 방문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해인사 1년 참배객이 150만명임을 감안할 때 45일동안 일년 6개월치 인원이 방문한 셈이다.

종정 법전 스님은 "오진에 이 정도 오는 것은 대단하다"고 칭송한 바 있다.

▲ 해인사 소리길에서 바라본 홍류동 계곡 단풍
108배 릴레이 8만1,258배 기네스 '진기록'

대장경축전 조직위는 축전 개막일인 지난 9월 23일부터 108배 릴레이를 시작, 4일 오후 43일만에 8만1,258배를 완성해 한국기네스 기록 달성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축전 홈페이지와 현장 접수를 통해 신청 받은 753명째 참가자인 서영향(58ㆍ여ㆍ합천군) 씨는 이날 오후 3시 40분에 절을 하기 시작해 42배째에 한국 기네스 기록의 최종 주인공이 됐다.

서 씨는 "평소에도 심신을 단련하기 위해 108배를 하고 있다"며 "큰 축전의 기념비적인 행사에 108배를 하고 기네스 기록까지 세우게 돼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108배 기네스 도전 행사는 불교 수행법의 하나인 108배를 통해 몸을 낮추고 겸손한 자세로 집착과 욕심을 내려놓는 법을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직위 측은 축전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접수와 현장접수를 통해 753명으로부터 신청을 받았다.

▲ 선각(오른쪽) 해인사 주지스님이 지난 19일 경남 합천 해인사 인근 대장경축전 행사장 내 '천년의 마당'에서 열린 세계 최대 크기의 달마도를 그리는 퍼포먼스에서 달마의 눈동자를 그려넣고 있다. 달마도는 한지 150장을 붙인 가로 10m, 세로 45m 크기의 한지 위에 담겼다.
한지 150장에 그린 세계최대 달마도

지난 19일에는 팔만대장경 간행 천년을 기념하는 세계 최대 크기의 달마도를 그리는 퍼포먼스가 행사장 내 '천년의 마당'에서 열렸다.

부산달마원 원장인 종근 스님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오후 2시까지 가로 10m, 세로 45m 크기의 한지 위에 달마도를 그렸다.

스님은 가로 2.1m, 세로 1.5m 크기의 한지 150장을 붙여 만든 대형 한지 위에서 둘레 30㎝, 길이 1.5m의 대형 붓을 들고 힘차게 한 획 한 획을 그어나갔다.

대형 붓 외에도 크고 작은 4개의 붓을 번갈아가며 사용했고, 세계 최대 크기의 달마도 그리기에 사용한 먹물의 양은 모두 18ℓ에 이른다고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조직위원회는 전했다.

▲ 테베트 출신 소남 돌마의 작품
천년 고찰-현대미술 조화 "해인아트프로젝트"

해인사에서는 다양한 국적을 가진 34명의 예술가들의 작품을 모아 '해인아트프로젝트'를 열어 사찰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성찰의 기회를 제공했다.

달라이 라마가 수행했던 라싸 사찰의 스님들이 수했던 가사 49벌로 만든 소남 돌마의 '내 아버지의 죽음'을 비롯해 장후안의 해인사 부다, 수빙의 누에 시리즈, 퍼포먼스인 조덕현의 발굴프로젝트 등 작품들이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발굴프로젝트의 경우 일부 비구니 스님들이 해인사에 청동불상이 발굴됐다며 종무소에 제보 전화를 하는 웃지못할 풍경도 연출할 정도로 관객들을 푹 빠져들게 했다.

행사장 안 보리수 공연장에서는 하루 2차례씩 뮤지컬 '위대한 대장경'이 공연됐다.

해인사 주지 선각 스님은 "천 년의 대장경판을 지켜준 가야산 바람의 通과 불변·고정된 실체란 없다는 불교의 空 사상에서 기인하여, 축전기간 동안 해인사 주변 13개 암자에서 불교사상과 현대미술의 접점을 제공했다.”고 현대미술전의 취지를 설명했다.

행사장과 해인사를 옆으로 흐르는 홍류동 계곡 일원에는 '소리길'이 조성돼 '물 소리, 바람 소리, 세월 가는 소리'를 들려줬다.

때마침 조성된 소리길은 종정 스님이 총무원장 스님에게 거닐어 볼 것을 권할 정도로 홍류동 계곡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산책로다.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 절경의 이 길은 지난 일요일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가족 단위 참배객들로 붐볐다.

▲ 대장경 진본을 보기 위해 몰려있는 천년축전 관람객
휴일마다 교통체증 매표소 장사진…인프라 구축해야

폐마식이 열린 6일 해인사로 진입하는 모든 도로는 하루종일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폐막전 조직위 관계자 인터뷰를 위해 오전8시 서울에서 승용차으로 출발했던 취재진도 오전11시 30분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해인사로 진입하는 모든 고속도로와 국도가 막힌 사실을 발견했다.

합천 일대에서 해인사 방향으로 향하는 도로도 마찬가지였다. 오후 4시까지 교통정리를 하느라 경찰과 자원봉사자들이 진땀을 흘렀다.

경찰 관계자는 "폐막식이라 특별히 다른 게 아니라 지난 45일 동안 주말마다 반복된 현상이었다"고 말했다.

행사장의 모든 주차장이 만원을 이루면서 진입하는 차량들을 처리하지 못해 빚어진 일이다.

행사장 내에서는 표를 사거나 매표 후 천년관 등을 입장하려는 대기행렬이 장사진을 이뤘다. 간간히 비까지 내려 관람객들을 곤혹스럽게 만었다. 9, 10월 에는 퇴약볕에 몇 시간씩 기다리기 예사였다고 한다.

차기 행사를 위해 교통체계 개편은 물론 주차장, 매표방식의 전환 등 인프라 재구축이 절실하다.

축전 조직위원장인 김두관 경남지사는 "다음에 열릴 대장경축전도 깊이 있게 준비하도록 하겠다"며 "한국을 대표하면서 대장경이 담고 있는 평화정신을 잘 살려낼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달라"고 했다.

폐막식은 6일 오후 5시 30분 주행사장 내 보리수공연장에서 축전기록 영상물 상영 등에 이어 축전 기록영상과 사진, 전시물 목록 등을 봉안한 타임캡슐 봉인으로 막을 내렸다. 45일 동안 일반에 공개되면서 많은 관심을 모았던 팔만대장경 진본 2점은 주행사장 전시를 끝내고 7일 해인사 장경판전으로 옮겨 보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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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 2011-11-07 12:50:06
역시 선각스님의 능력과 스케일... !! 영암스님이 다시 환생 하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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