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년 묵힌 해인사, 현대미술과 通하다
1200년 묵힌 해인사, 현대미술과 通하다
  • 이혜조 기자
  • 승인 2011.09.19 17:4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장경축전 맞아 종교-예술 소통 ‘해인아트프로젝트젝트’ 개최
24일 해인아트데이 1200년 만에 일반인에 해인사 선원 개방

대장경 판각 천년 축전을 벌이는 해인사에 처음으로 국제적 규모의 현대미술전이 열려 종교와 예술의 소통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미술전은 천 년의 대장경을 지켜준 가야산 바람과 불변 고정의 실체는 없다는 불교의 공사상이 예술작품들과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실험이다. 해인사 12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승가의 비원이었던 선원 문이 열리고 강원법고 대회, 퍼포먼스 '해인삼매‘ 공연이 진행되는 ’해인아트데이‘도 선보인다.

해인사는 오는 23일부터 11월 6일까지 45일간 합천 가야산과 해인사 경내외에서 ‘2011 해인아트프로젝트’를 열다.

2011해인아트프로젝트는 고려대장경 조성 1000년을 기념하는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의 특별행사 중 하나다. 법보종찰 해인사가 주최하고 (사)해인아트프로젝트(이사장 선각 스님. 해인사 주지)가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 경상남도, (재)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합천군이 후원한다.

전시주제인 通은 교류, 소통을 의미하며, 천 년의 대장경판을 지켜준 가야산의 바람의 通과 불변 고정의 실체란 없다는 불교의 공사상에서 따왔다. 공간, 만물, 사고의 通에 기인한 회화, 드로잉, 비디오, 사운드, 영상,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매체로 해인사의 역사와 장소성에 입각한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예술프로젝트다. 34명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해 불교사상과 현대미술의 접점을 모색한다.

전시구성은 야외 설치 조각전, 성보박물관 현대전, 구광루 국제회화전 등 세가지로 구성된다. 중국의 수빙, 장후안, 미국의 비디오 아티스트 빌 비올라, 러시아의 이고르 & 스베트라나 코피스이안스키, 티벳 출신의 소남 돌마, 한국의 도적현, 안성금 등 세계 각국의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속세의 이슈를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예술로 형상화한다.

해인삼매란
 
법보종찰 해인사의 이름은 화엄경의 해인삼매에서 비롯됐다. 해인삼매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실상의 거울같이, 모든 상대적 분별을 떠나서 일체 평등의 진리를 비추는 마음이며, 이는 곧 해인의 정신이다.

24일에는 해인사 선원을 일반에게 개방, 직접 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해인아트데이가 펼쳐진다. 체험은 오전6시부터 오후6시까지 시간 별로 40명씩 진행한다. 이날 전국 강원 법고 대회, 예불 퍼포먼스인 ‘해인삼매’ 공연도 색다른 즐거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해인도 그리기, 해인사 단어 맞추기 등 다채로운 놀이와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해인사 주지 선각 스님 인터뷰

해인사 일원은 아름답기 그지없고 찬란한 문화유산을 간직한 성소다. 어떻게 외적으로 표현할 것인지 그동안 해인사가 소극적이었다. 이 곳은 종교적인 장소다. 본디 딱딱하고 근엄하고 폐쇄적이다. 1200년 동안 이런류의 행동을 답습해왔고 해인사의 정서가 되다시피했다. ‘되물림을 한번 깨보자. 예술을 통해 깨보자. 예술 중에서도 현대미술을 통해 1200년 잠자는 역사를 깨워보자.’는게 해인사와 현대미술의 접목시도의 출발점이었다.

현대미술이 과연 1200년 전통의 해인사와 어떻게 융합될 것인가, 시대적으로 종교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지는 않을까 고민했다. 현대미술과 1200년 전통의 만남은 종교 뿐 아니라 해인사가 대단히 업그레이드되고 세계적인 해인사가 되겠다는데 생각의 방점을 찍었다. 다양한 나라와 이질적인 종교를 지닌 34명의 작가들이 해인사의 전통과 융합을 시험하는 마당이 해인아트프로젝트다.

해인아트데이인 24일 선방문을 여는 것도 쉽진 않았다. 1200년만이다. 스님들만의 선수행 공간이 창건 이후 처음 개방하는데 처음엔 쉽지 않았다.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은 판각 천년을 맞아 열리는 행사다. 보여만 주는 전시성에 그쳐서만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아트프로젝트라는 국제전시행사 역시도 불자들이 와서 보고만 가는 것보다는 강한 소통의 메시지가 필요하겠다고 고민 끝에 일반대중들이 굳게 닫혀있던 선방을 보고 듣고 체험하며 느끼도록하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간화선이 최상승의 수행법이고 정신치유의 대안이다. 세계적인 수행법으로 승화하는 계기로 삼고자 선방 문을 열었다. 간화선이 세계인들에게 소통되기를 바라는 뜻이다.

그 과정에서 선원이라는 것이 봉건적이고 폐쇄적이어서 외부인 거부하는 게 사실이다. 열자고 상의하니 역시 상당히 거부감을 많이 피력했다. ‘단순히 해인사 선원을 여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적이고 보편타당한 간화선을 여는 것이다. 정신적 문화 이끌어 가게 한다면 개방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느냐’ 설득 끝에 1200년 만에 비로소 해인사 선방이 세상과 소통하게 됐다.

"이 기사를 응원합니다." 불교닷컴 자발적 유료화 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지나다 2011-09-20 12:53:56
무슨 행사하면 아직도 겉 멋 들린 행사에 치중한다. 말만 소통이지 무슨 관계가 있는지 무었을 깨는지? 팔만대장경을 다 수장시켜야 되는지? 불질러야 되는지 도통 이해가 되진않는다. 깊은 생각을 해야 된다. 현대미술도 쓰임새가 있는것이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층
  • 대표전화 : (02) 734-7336
  • 팩스 : (02) 6280-25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대표 : 이석만
  • 사업자번호 : 101-11-47022
  • 법인명 : 불교닷컴
  • 제호 : 불교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0508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6-01-21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불교닷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불교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san2580@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