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화쟁적 관점 해법 절실하다
강정마을 화쟁적 관점 해법 절실하다
  • 법응 스님
  • 승인 2011.08.14 22:3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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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주 해군기지 상생위해 대화해야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쟁은 인간의 생명과 자연환경 그리고 수많은 유산을 파괴하고 상처는 치유되기 불가능하므로 근절되어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20, 30년 전부터 종교계가 ‘생명 평화’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다.

종교계, 해군기지 반대 앞서 짚어야 할 것들

‘강정마을’로 대변되는 ‘제주도 해군기지건설’에 지난 7월 25일 종교환경회의는 생명과 평화를 파괴하는 해군기지 건설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 강정마을 ‘중덕’에는 주민과 단체들이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현장 활동 중이다.

제주해군기지건설에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아름다운 섬 제주도의 자연환경과 평화의 이미지를 잘 보전 하자는 의견, 군 기지가 필요하다는 의견, 부지선정 과정에서의 절차적 문제와 보상 등 어느 하나 소홀할 수 없는 사안들이다.

문제는 동북아는 물론 국제적일 수밖에 없는 현안에 우리만의 선언적 발언과 협의적이고 한계성이 있는 주장들은 스스로 모순을 내포한다는 사실이다.

제주도 해군기지건설은 4대강사업이나 그동안 환경과 역사유적을 파괴하는 사업과는 좀 다른 각도의 시각과 해결방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첫째,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에서 ‘생명 평화’를 외칠 때 관련국들을 동시에 대상으로 해야 한다.

종교인들이 우리나라의 신규 군사기지 건설을 반대하고 생명평화를 외치고 있다. 중국이나 북한 등 관련한 정부와 그곳의 종교인들과 책임성이 전제된 협응의 노력 없이 우리군(軍)의 정책만을 거론한다면 국가이기주의에 혈안이 된 주변국으로부터 대한민국은 고립되고 약해 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유지와 전쟁방지의 노력이 곧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북한은 물론 미국, 일본, 중국 등 여타의 국가들과 동시에 거론되어야 한다. 중국 등 관련한 국가에 대해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없는 입장과 위치에서 상대하기 쉬운 우리 내부만을 향해 생명평화를 외치는 것은 국지성의 한계로 인해 최소한의 기대효과는 물론 의미마저도 퇴색된다.

▲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동 중덕해안 일대의 해군기지공사현장
둘째, 중국 등 주변국에 대한 정확한 정보만이 동북아에서 우리의 안보와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

중국의 항공모함이 처녀 출항했다. 중국은 과거에도 그러했듯이 미래에도 한반도를 정치⋅경제⋅문화적으로 지배하려 할 것임은 자명하다. 중국은 2008년 7월1일 백두산 일대를 ‘창바이산 문화 연구 기지’로 지정했으며, ‘백두(白頭)’ 대신 모든 명칭을 ‘장백(長白)’으로 교체했다. 중국은 '중화‘ 관념의 고착화 및 동북공정의 강력한 실행을 우리의 의사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동해의 일본해 표기는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가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중대한 현안이다. 일본은 과거도 그러 했거니와 미래에도 대한민국의 바다와 국토에 대한 지배를 포기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얼마 전 불교계의 한 토론회에서 호국불교에서 호법불교로 변환되어야 한다고 했다. 불교 앞에는 ‘호국⋅호법’ 등 그 어떠한 수식어도 필요 없다. 단지 불교계가 국가적 현안에 의견을 제시한다면 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동체대비심에 입각해 불편부당한 판단과 결정을 내려야 한다.

과거 오랜 기간 중국과 일본으로 부터 당한 침략의 역사를 너무 쉽게 망각하거나 이상적인 것을 과도하게 주장해 자가당착에 빠지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인류의 역사와 사회는 실험의 대상이 아니며, 실패 시 피해는 국가가 사라질 수도 있는등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셋째, 갈등의 원인과 문제점들을 불편부당한 입장에서 의견 제시해야 한다.

제주도 해군기지의 건설 문제는 국가안보와 주민의 생계와 환경 문제를 동시선상에 놓고 바라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국방, 주민의 의견, 생태환경, 협의과정의 문제와 특히 대안기지 등 갈등의 요인에 대한 분야별 문제들을 집합해서 찬성과 반대 또는 현실성 있게 갈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종교계가 국방과 국가의 미래에 관련된 국제적인 사안에 대해 어디까지 문제 삼을 것인지에 대한 내부정리가 필요하다. 정부역시 국방을 핑계 삼아 주민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무조건 밀어붙여도 안 된다.

필자가 군국주의자가 아니다. 단지 종교계가 예측이 어려운 결과에 대해 거론할 때는 신중해야하며, 그 책임을 어찌 할 것인지를 지적하는 것이다.

모두가 승자인 해결안, 쉽지 않지만 길은 있다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은 그 동안 여러 현안에 대해 사람과 사람사이의 갈등으로 규정했음을 들어왔다. 도법 스님의 속가 고향이 제주도이기도 한바, 화쟁위원회 내에 ‘제주도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특별위원회’라도 설치해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한다.

중앙과 지방정부, 주민, 시공사, 환경단체, 국립공원이 하나 되어서 환경을 살린 미국의 『린 코브 고가도로(Linn Cove Viaduct)』의 사례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으면 한다.

강정마을 사태는 주민, 정부와 여야, 도지사, 해군, 권위 있는 환경단체들과 종교계 인사들이 자리를 마련해 해결의 노력을 할 때 우리사회는 성숙되고 상처받은 몸과 마음은 치유된다. 단 반대 측도 현실과 사실적인 것만을 주장해야한다.

인류사는 전쟁의 역사이고 아직도 지구촌 도처는 전쟁 중이다. 생명평화를 위한 크고 작은 노력은 지속되어야 하나 지나치게 이상에 천착해서는 안 된다.

제주도는 물론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에서 생명과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에 반대할 승려는 없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문제 등 배제할 수 없는 우리 현실을 간과한다면 설득력을 폭 넓게 유지 하기 어렵다.

책임감과 적극성이 필요하다

북한산을 관통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사태 당시 고 노무현 대통령이 공론조사(deliberative poll)를 제안했고, 불교계는 물론 모든 단체들이 거부했다. 필자만이 수용하자 주장했고 이후 발생한 일련의 망연자실한 사태에 대해 그 동안 반대활동을 해왔던 누구도 제대로 된 목소리 한번 내지 못했다. 무지와 무책임의 결과다.

최근 돌아본 강정마을의 앞 바다에 묵묵히 서있는 무인등대가 애처로워 보였다. 한국사회의 큰 병폐중 하나는 갈등 현안에 대해 책임서 있는 위치에 있는 자들이 진실성을 갖고 부지런히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찬성이든 반대든 자신들의 이기주의, 권위주의 그리고 관망과 기회주의로 일관하다 끝내는 사회에 커다란 상처만을 남긴다.

제주도해군기지문제는 정부 또는 사회의 책임성 있는 위치의 인사가 사심 없이 나선다면 이른 시일 내에 해결이 가능함을 확신한다. 비록 미국의 사례이나 『린 코브 고가도로(Linn Cove Viaduct)』문제를 해결한 주지사 ‘댄 무어(Dan K. Moore)’같은 중심의 인물이 지금 강정에 필요하다.

/法應(불교사회정책연구소/前 불교환경연대지도위원)

린 코브 고가도로(Linn Cove Viaduct)

   
▲ LINN COVE VIADUCT공사 장면, 환경파괴를 방지 하기위해 하향식 공사를 했다. (사진출처 : FHWA / United States Department of Transportation - Federal Highway Administration)
미국의 ‘블루리지 파크웨이(Blue Ridge Parkway)’는 1935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착공하여 ‘그랜드파더 마운틴(Grandfather Mountain)’구간 12km를 제외하고는 1967년에 740여km 대부분이 완공되었다.

그러나 미연결구간인 ‘그랜드파더 구간’의 노선확정은 환경보존문제로 인하여 시민사회와 국립공원 측의 오래고 열띤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주정부와 연방정부는 무려 20년 동안 울퉁불퉁하고 주변이 바위투성이인 이 마지막 구간을 완성하기 위하여 온갖 노력을 경주했다.

결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댄 무어(Dan K. Moore)’가 협상 중재자로 해결의 실마리를 풀었다. 해발1,240m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산인 이곳을 도로건설에 따른 막대한 절취와 성토를 막기 위해 교량형태의 고가도로로 합의하게 이른 것이다. 

예산과 까다로운 과정을 마다하지 않고 설계회사인 ‘피그 앤 뮬러(Figg and Muller)’엔지니어링’은 적극 협력하여 교량설계와 공법을 발전시키게 되었다.

그 결과, 『린 코브 고가도로(Linn Cove Viaduct)』는 뱀처럼 굽고 바위투성이인 Linn Cove에 커다란 S자 형태의, 지금껏 가장 복잡한 설계의 콘크리트 교량이 탄생하게 된다.

국회에서 예산이 승인되고 1983년 1,000만달러를 들여서 도로는 완공을 보게 된다.『Linn Cove고가도로』는 개당 50ton의 153개의 세그먼트로 이어졌으며 남단의 마지막 세그먼트만 직선이다.

훗날 이 고가도로는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아 관광명소로 변모하였고, 개발과 환경보존 그리고 정부, 시공사, 시민이 오랜 시간에 걸쳐 한마음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교훈을 남긴 사례가 되었다.(내용정리 출처: Blue RIdge Parkway - History of the Linn Cove Viaduct)

* 이 글이 등재되기 전 또는 등재 중에 경찰이 강경마을의 현장을 강제 진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주도 해군기지 문제만큼은 대화를 통해 모두가 승자로서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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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인 2011-08-15 21:26:40
전부가 아니면 전무! 이게 문제지요. 반대쪽 이론은 그야말로 이치에 닿지않는 황당한 주장들이 많습니다. 자칫 전부를 관철하려다 전부 잃게되지(명분도 실리도)않을까 염려됩니다.
4대강에서 보듯 전무를 주장 하다가 결국은 주민의 건전한 주장은 하나도 전달하거나 관철되지 않았었습니다. 그 곳에서 떠들던 사람들이 다시금 진보니 개혁이니 하면서 강정에 끼어들고 있지만, 그 들이 정말 평화와 제주도 그리고 주민들에게 이로운 일을 하고 있다고 볼수 있을까요??? 안타 깝기만 합니다. 상대도 인정하고 내 뜻도 반은 양보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우리는 볼 수 없나봅니다. 강정에 공권력이 투입되고, 해군기지가 설치된 후 그 들이 주장했던 그런 우려가 실제로 나타 나지 않는다 해도 그들은 그 어떤 설명이나 사과 같은건 없을 겁니다. 그들만의 정당성 이였으니까요. 그로인해 받은 주민들의 고통이 얼마나 심했는지는 국가권력과 마찬가지로 그들에게는 애초의 관심대상이 아니었으니까요ㅠㅠ
스님 글 읽으면서 마음이 많이 무거워 졌습니다. 저는 제주에삽니다. 전에 스님 뵌적도 있고요, 같은 문중이라고 해도 될까 모르겠지만...하여튼 이연이 있는 처사입니다. _()_

123 2011-08-15 07:05:30
갈등 현안에 대해 '책임서' - '책임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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