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오염·난방미미된 종비생 수행관
식수오염·난방미미된 종비생 수행관
  • 불교닷컴
  • 승인 2007.03.20 14:15
  •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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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비생들, 총무원장에 공개편지 "종도 뜻 모아달라"

오염된 식수...비 새는 천정...얼음장 같은 방안...득실거리는 곰팡이

산골 오지마을을 연상케하는 숙소가 서울시내 한복판에 버젓이 자리하고 있다. 그것도 스님 680여명을 배출하고 현재 46명의 스님들이 기거하는 동국대 종비생들의 처소다.

서울 수유5동 화계사내에 위치한 백상원과 평창동 혜광사의 현실을 참다못한 동국대 종비생 스님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총무원장 지관 스님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언론에 공개했다.



종비생들에 따르면 33명이 거주하는 백상원은 1991년 완공후 부실시공으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으나 준공허가가 나지 않은 미등기 건물이다. 식수에 기름이 뜨고 파란색 염료가 섞여 나오자 학교에서 생수를 받아 마시고 있으나 세척과 세면은 오염된 식수를 그대로 사용 중이다. 이 때문에 발진과 피부염, 속쓰림과 위장장애 등의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한다.

건물 자체 방수시공을 하지 않아 천장에서 빗물이 떨어지고 바닥에서 습기가 올라오고 있다. 여름에는 후원 바닥에 물이 흥건해 공양을 함께 하지 못하고 각자 방에서 먹어야 한다. 방사에 설치된 붙박이장은 곰팡이가 새까맣게 슬어 사용을 못할 지경이다. 난방도 되지 않아 개인별로 전기장판 등을 사용하는데다, 보일러를 틀지 않을 경우 동파 우려때문에 온기없는 난방장치를 틀어 전기세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나온다고 한다. 재정의 50% 이상을 노후와 하자로 인한 난방비로 지출하고 있다. 

비구니스님 13명의 처소인 혜광사는 1994년 장모씨 소유의 각진선원을 경매낙찰받아 '혜광사'라고 명명해 입주한 뒤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곳도 누수로 복도, 천장, 실내벽면에 물이 흘러내리고 여름에는 곰팡이가 슬어 악취와 위생적인 위험에 노출돼 있다. 장마철마다 수행관 내부와 주변의 배수시설 미비로 빗물이 넘어오거나 내부 빗물이 배수되지 못해 보일러실 수각장이 잠긴다. 겨울에는 입구의 계단 등 도량 곳곳이 얼어 다닐 수 없는 지경이다. 지하 보일러실은 누전과 화재, 심지어 바로 옆에 붙은 기름탱크로 인해 폭발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다고 한다. 경사면이 50도 가까이 되고 건물이 낡아 붕괴우려마저 있다. 심지어 계단 경사가 60도나 되는 곳도 있다.


 
이런 열악한 시설  탓에 대중들의 75%가 초봄을 지난 현재에도 감기와 고열로 병원을 다니고 있다고 한다.

종비생 관계자는 "호화로운 수행도량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런 현실을 참으라는 분들이 있다면 너무나 야속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건강을 해치고 잠재적인 질병 문제를 안은 채 수행을 계속해야 하는 것이 종단의 현실이라면 그것은 정말 참혹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법당과 수행관을 지으려면 30억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나 종비생 동문회 선배들의 화주금 2억7,470만원과 교육원 지원비 3억 등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총무원장 스님이 동국대 총장까지 역임했기 때문에 사정을 더 잘 알것"이라며 "종도 스님들이 후학들을 생각하는 자비심으로 수행관 건립에 뜻을 모아준다면 종단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소중한 인재를 양성하는 훌륭한 도량으로 거듭날 것이며 열심히 정진하고 신심과 원력을 키우며 살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동국대 석림회장 혜공스님의 일문일답이다.

석림회는 40회동안 680명을 배출한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법사단(수도권 12개대 동아리 지도법사 활동), 편집부(학인, 교수논문 교지 편찬), 봉사단(국립재활원서 매주 환자들에 불심 심는 등 자비 봉사)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현재의 바람은 호사스러운 수행관 건립이 아니라 최소한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속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숙소 개선을 해 달라는 것이다.

-이같은 사태를 총무원장이나 화계사에 건의해 본 적 있는가.

▲ 화계사는 잘 알고 있고 총무원장은 실상을 잘 모를 것이다. 조계종 기획실장이나 교육부장 등에 건의한 결과 총무원장으로부터 "힘을 모아보자"는 말을 들었다.

-건립주체는 누가 돼야 한다고 보나.

▲ 화계사는 학인들을 위해 그동안 공간이나 생활비를 주는 등 혜택을 줘 왔다. 또 학교시설팀은 수리나 관리 등을 지원해줬다. 종단 역시 교육원이 매달 680여만원을 생활비조로 지원해주고 있다. '종비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종단과 학교측 책임이 불분명하다. 우리로선 종단이 제1주체를 맡아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해결이 안된다면 어떻게 하겠나

▲ 여법한 평화시위를 통해 정당한 요구를 하지 무력시위는 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해결이 되지 않을수도 있지 않은가.

▲ 총무원장이 동국대 총장 출신이어서 기대를 하고 있다. 총무원장 일정을 봐서 프리젠테이션도 계획하고 있고 26일 종회에 맞춰 호소문 배포 등 대책을 논의할 수 있는 여론화에 힘쓸 계획이다.

-학교측은 어떤 입장인가?

▲ 아무 의지를 보이지 않는 건 아니다. 제1주체가 누가 되느냐가 중요한데 석림회 입장에서는 종단이 됐으면 좋겠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학교-종단-화계사 실무자간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는 것이 절실하다.

다음은 동국대학교 종비생들이 총무원장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전문이다.

호  소  문

조계종의 기본교육기관중의 하나인 동국대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저희 종비생들은 부처님과 종단 어른 스님들의 가호아래 학문과 수행에 매진하고 있습ㄴ디ㅏ. 입시때부터 높은 경쟁률 속에 선발된 저희 종비생들은 한국불교와 종단의 미래를 위해 굳은 마음으로 정진하고 있습니다.

총무원장 큰스님

그러나 저희 종비생들이 살고 있는 수행관(백상원-비구, 혜광사-비구니)이 안고 있는 너무나도 많은 문제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실정에 있습니다. 식수문제, 난방문제, 방수문제, 건강문제 등 총체적 문제들로 학교에서의 학업은 물론 승려로서의 기본 수행생활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오염된 물 때문에 식수는 물론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있으며, 건물에 보온과 방풍이 전혀 안되어 추운 환경에서 지낼 뿐만 아니라 방수 시설의 미비로 비가 새고 곰풍이가 온 방에 가득 피는 등 시설의 불편함과 낙후됨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또한 오염된 식수와 환경으로 많은 대중들이 피부발진과 위장병 및 호흡기질환의 고통을 겪고 있는 등 종비생들의 건강마저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런 어려운 환경에서 여타의 수행관처럼 현대화된 학문 수학 프로그램의 진행은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실정입니다.

건강의 악화를 넘어 안전사고의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는 지금의 위험한 환경속에서도 저희 종비생 비구, 비구니 대중들은 묵묵히 인내하며 항상 공부에 매진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어떤 위험이 눈앞에 나타날지 모르는 절박한 상황에 맞닥뜨려 있습니다.

총무원장 큰 스님.

큰스님께서 관심과 애정의 눈으로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헤아려 주시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생활 기반 시설들이 제대로 갖추어진 새로운 도량이 건립되어 학업과 수행에 전념할 수 있게 되기를 저희 수행관 대중들은 간절히 염원합니다.

더욱이 큰스님께서는 저희들이 공부하고 있는 동국대학교의 총장도 지내셨기에 누구보다도 종비생들의 마음을 더 많이 이해해 주실 것이라고 저희들은 굳게 믿고 있습니다. 인재불사에 많은 애를 쓰시고 후학들을 지도하시는 이 시대의 대강백이시기에 큰 스님께서는 저희들에게 더 깊은 애정도 있으시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종비생 수행관이 새로이 건립되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살펴주십시오. 그렇게만 된다면 저희들은 큰 스님의 뜻을 이어받아 한국불교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큰 동량이 될 수 있도록 더욱더 용맹정진하겠습니다.

그동안 여러가지 이유로 종비생 수행관 건립문제가 표류하며 많은 종비생들이 건강과 안전 문제로 불안하고 위험해 하는 동안, 김포학사로 이전하여 저희 종비생과는 비교가 되지 않은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는 중앙승가대학의 학인들을 지켜보면서 아직 수행이 깊지 못한 저희들의 여린 가슴에는 아쉽고 야속한 생각이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조그만 관심 가져 주면 될텐데라는 안타까움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이번에 부처님의 가피로 종단에서 저희들과 누구보다도 깊은 인연이 있으신 큰 스님께서 총무원장이라는 중책에 맡고 계셔서 종비생들은 아주 큰 희망을 안고 있습니다.

총무원장 큰 스님
큰스님께서 이번에 종비생들의 수행관 문제를 풀어주시시 않으시면 이 후 그 누구도 수행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문제의 방치로 인해서 생겨날지 모르는 사고에 직접 당사자인 저희들은 항상 불안압니다. 이런 심각하고 위험한 현재의 상황들을 헤아리시어 저희 종비생들이 건강한 몸과 편안한 마음으로 불도에 정진할 수 있도록 큰 스님께서 보살펴주십시오.

저희 종비생 일동은 간절하고도 간절한 마음으로 수행관 재건립을 큰 스님께 두 손 모아 청하옵니다.

동국대학교 종비생 일동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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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해 2007-03-21 19:27:13
오죽했으면 작년에 기사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종단서 아직까지 방치하고 있을까요. 참으로 답답합니다.

동문회 2007-03-21 19:25:16
이거 작년에 석림40집 내용 기사화 시킨거네요. 내용도 사진도 똑같은것 같구요.

오후 늦게보자 2007-03-21 14:11:11
남자가 그깐 일로 삐졌어? '지관탓'?. 근데 개 요즈음 안보이네...'그건(?) 안하나? 정말 안하나?' 그 네티즌 말이야...그 사람, 툭하면 '은처승'으로 승부했던 네티즌인데...무슨 말만하면 스님들은 다 은처승이야..하하하...게도 꼴까던데.. ㅋㅋㅋ

곰팡이 2007-03-21 12:55:21
살이 타들어가는 '아토피'가 곰팽이다
이 넘이 왜 그렇까, 같으면 최대최하위 환경에서 젤루 친한 넘일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눈에 잘보이는 이 넘의 성격이말시
공기를 타고, 나쁜 성질의 유전자도 넘마든댄다

전원의 '오두막집'의 곰팽이도, 폈다하면 건강한 사람도
'늙은이' 오장육보, 금방 배운댄다.

안에서 친해지는 곰팽이, 단시일 효과만점 곰팽이
백살 '늙은이'로 가는, 첨단과학 한국적 유전 '마루타재료'

흐흐흐 2007-03-21 12:00:40
제목/ 작은 비 내리는, 인사동 거시기를 향하며...

아직 인삼차가 그립다
봄비가 츠척츠적(의태어/ 사진 찾아 봐! 없어) 한산하다
모락모락 김 오르는 찻집, 뉘 거리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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