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운동단체-고대 '인촌로' 명칭 갈등
항일운동단체-고대 '인촌로' 명칭 갈등
  • 이혜조 기자
  • 승인 2011.06.2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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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호 사용 반대" vs "명예훼손…소송검토"

항일운동가 단체들이 '인촌로' 명칭 폐지 운동에 나서자 고려대를 비롯한 김성수 관련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인촌로는 고려대 사거리~보문역 1.2㎞ 구간으로 1991년 서울시가 붙힌 명칭이다. 최근 도로명주소 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성북구청이 이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기존의 '개운사길' 마저 없애 버렸다.

이에 반발한 개운사측의 항의와 항일운동가 단체의 반대운동으로 성북구는 행정안전부의 답변서를 바탕으로 개운사 일대만 개운사길을 복원하기로 했다. 그러자 항일운동가 단체들은 "친일파인 김성수의 호를 딴 '인촌로' 전부를 폐기하라"고 주장하며 현수막 설치와 행안부에 촉구공문을 발송했다.

20일 운암 김성숙 기념사업회 등 항일운동가 단체 등에 따르면 단체들은 지난 11일 '일본에 충성한 김성수 인촌로 지정 취소하라' 등 규탄 문구가 적힌 현수막 24장을 고려대 개운사 주변 등 인촌로 일대에 걸었다.

이들은 이어 인촌로까지 이름을 바꿔야 한다며 행정안전부에 민원을 냈다. 행안부는 인촌로 관리 주체가 성북구라며 사안을 성북구에 넘겼다. 그러던 중 지난 14일 인촌로 일대에 설치된 현수막이 밤새 사라져 항일단체에서 현수막을 새로 다는 일이 벌어졌다. 항일운동가 단체의 신고를 받은 성북경찰서는 폐쇄회로(CC)TV 영상에 잡힌 용의자 3명의 신원을 파악 중이다.

그러자 고려대측이 반발하고 나섰다.

고려대는 지난 17일 16개 항일운동가 단체 앞으로 공문을 보내 "해당 현수막은 본교 설립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19일 오후 6시까지 현수막을 자진 철거해 달라"고 요청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현수막 가운데 `친일파 김성수가 고려대 설립자인지 밝히라' 등 문구는 학교 명예를 훼손할 소지가 있다. 철거하지 않으면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낼지 등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대학교 측은 성북구와 동대문구에도 현수막 철거 협조 요청을 했다.

항일단체들은 인촌 김성수가 친일인사로 규정된 데다 고려대의 전신인 보성전문학교를 1905년 설립한 인물이 구한말 정치가인 이용익 선생이라는 점을 들어 인촌로 명칭에 역사적 정당성과 근거가 없다는 주장이다. 운암사업회는 "교육과학기술부에 질의한 결과 고려대 설립자는 이용익 선생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행안부 등이 인촌로로 명칭을 부요한 이유에 대해 '고려대 설립자'라는 이유를 댄 것은 사실과 다른 것이고, 민족문제연구소를 통해 인촌 김성구의 친일행각이 드러난 만큼  인촌로를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촌기념사업회는 김성수 선생은 학도병 행사에서 총독부가 써준 대로 원고를 읽었고 각종 기고문도 대필이거나 강압에 못 이겨 이름을 도용당한 것 뿐이라며 친일행위자 결정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내 재판이 진행 중이다.

<동아일보> 측도 항일운동가 단체에 인촌로 폐지 운동에 신중에 기할 것을 요청했다고 사업회 관계자가 밝혔다. <동아일보> 관계자는 최근 운암사업회 등에 그동안 동아일보가 항일운동가 단체에 대해 우호적인 내용을 보도한 기사를 스크랩해 이메일로 보내고 우호적인 관계를 고려해 인촌로 폐지 운동을 확대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운암 사업회 측이 밝혔다. 운암 김성수는 동아일보의 사주이다.

고려대 등의 주장에 맞서 항일운동가 단체들은 오히려 경찰청장 서울지방경찰청장 성북서장 등에게 현수막을 몰래 철거한 용의자를 공개수배하는 등 수사 촉구 공문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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