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배려 담긴 '금 2Kg'이 묻힌 절은...
스님 배려 담긴 '금 2Kg'이 묻힌 절은...
  • 이혜조 기자
  • 승인 2011.06.17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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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 한주 정념 스님 "후대 불사에 귀중히 쓰여지길..."
복원 불사시 원통보전 아래 경전, 시주자명단 등 묻어
▲ 낙산사 한주 정념 스님

2005년 4월 5일 산불 화재로 소실된 후 복원하면서 건물의 안전을 기원하며 황금 2Kg을 묻은 절이 있다.

낙산사 한주이자 조계종 총무원장 종책특보단장인 정념 스님은 최근 한 언론에 이 사실을 밝히면서 알려졌다.

정념 스님은 이달 초 공초문학상을 수상한 정호승 시인(61)과 낙산사를 찾았다.

스님은 이 자리에서 동행한 기자와 정호승 시인에게 새로 지은 원통보전의 비밀을 털어놓았다. 몇 미터 깊이에 건물의 안전을 기원하는 지진구(地鎭具)를 묻었다는 것이다.

정념 스님은 “지진구에 (낙산사의)설계도와 건물에 얽힌 기록들, 신권과 구권, 금 2kg을 넣었습니다. 천년이 흘러도 열리지 않기를 바라지만, 세월이 무상해서 열리면 금은 꼭 복원을 위한 불사에 쓰라는 당부도 있습니다.”라고 했다.

스님은 당시의 화재와 관련 "주지 되고 보름 만에 큰 화를 당하자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마음의 불이 치밀더군요. 그러다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려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복원불사는 도저히 남 탓과 원망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란 것을 깨달았습니다.”라고 일행에게 밝혔다.

낙산사의 복원 방향에 대해 스님은 "큰 화를 겪고 나서 낙산사에 사람 다니는 길뿐 아니라 마음의 길, 바람의 길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내년 3차에 걸친 복원이 끝나도 100년, 200년 뒤 낙산사를 받쳐줄 나무를 심으며 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 복원된 낙산사 원통보전
정념 스님은 <불교닷컴>과 한 통화에서 "지진구에는 설계도, 목탁을 비롯한 불구, 경전들, 시주자 명단, 당시의 언론 기사들과 신구권 등 1천만원, 금 2Kg을 넣었습니다"며 "불사 과정에서 직접 어려움을 겪은 바가 있어, 금은 후대에 사찰에 어려움이 왔을 경우 유용하게 사용되길 바라는 의미에서 스. 실제 금괴에는 '복원하는데 사용하라'는 문구도 써넣었습니다"고 했다.

스님은 "신권과 구권, 기사 자료는 나중에 역사적으로 귀중한 자료로 사용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며 "원래 사찰에서 시주자 명단을 대들보에 표기하는데 불이 나 타버리면 기록을 찾기 힘들어, 낙산사의 경우 대들보와 지진구 두 곳에 기록을 남겼습니다. 시주자의 고마움이 영원히 전달되기를 바라는 의미입니다"라고 밝혔다.

처음으로 실체가 밝혀진 낙산사 지진구는 정념 스님의 낙산사에 대한 애정, 시주자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후배 스님들을 위한 배려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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