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관음사 말사인 월라사 주지 교체를 앞두고 현 주지와 신도들이 반발하고 있다. 신도회는 새 주지 임명을 강행할 경우 신도들이 증여한 법당을 되찾아가겠다고 주장했다.
16일 월라사 신도회등에 따르면 관음사는 지난달에 신임 주지로 ㅇ 스님을 총무원에 품신했다.
이에 대해 현 주지 도종 스님은 지난 3일 조계종 소청심사위원회에 관음사 주지 원종 스님의 후임 주지 품신이 잘못됐다면 심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도종 스님은 심사요청서에서 "1996년부터 월라사와 인연이 돼 석주 스님과 함께 벽돌조 30평이던 법당이 '매미' 올가' 등의 태풍으로 붕괴된 것을 목조 50평으로 다시 건립하고, 교육관, 탑, 울타리 정비 등을 통해 오늘날의 도량으로 중창했다"며 "중창조 역할을 한 스님에 대해 조계종에서 관례적으로 주지를 오랫동안 인정하는 관습을 저버리고 상의도 없이 후임 주지를 임명했다"고 했다.
도종 스님은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주지 품신은 내가 차기 관음사 주지 후보로 거론되는데다 지난해 중앙종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20여명 이상의 위장전입 스님들을 활용했다는 문제제기를 한데 따른 괘심죄가 적용된 것 같다"며 "원종 스님은 2007년 주지 선거 과정에서 범어사 모 스님의 문중을 관음사로 불러들이지 않겠다는 약정마저 저버렸다"고 주장했다. 도종 스님은 교구종회 등에서 관음사의 제정투명화를 요구하며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도종 스님은 소청심사요청서에 2007년 11월 원종 스님과 도종 스님간에 작성한 5개항의 약정서를 첨부했다.
월라사 신도들도 지난 11일 소청심사위에 보낸 탄원서를 통해 "도종 스님은 신도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신도 명의의 토지와 건물을 종단에 등록하는 등 공심으로 살아왔다"며 "이게 화근이 돼 4년전 중원 스님이 주지 자리를 빼앗으려는 것을 호법부에서 바로 잡아줬는데 이제 원종 스님이 재연하고 있다"고 밝혔다. 탄원서에는 신도 513명이 서명했다고 신도회는 밝혔다.
신도들은 총무원이 새 주지를 임명할 경우 신도들이 증여한 법당을 환수한다는 결의대회를 18일 월라사에 진행할 계획이다. 신도회는, 월라사 법당은 신도들이 월라사에 증여하고 이를 도종 스님이 다시 종단에 등록했으며, 당시 증여한 통장등을 신도회가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