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탈에 이르는 길과 근본이치 다르지 않아”
“해탈에 이르는 길과 근본이치 다르지 않아”
  • 이혜조
  • 승인 2006.02.16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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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보드 타는 호산스님, 제4회 달마오픈 성료
홍천 가는 길에 초봄을 느꼈다. 사시사철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혼자 제 길을 찾아가는 게 새삼 신기하게 느껴졌다. 유난히 동장군이 맹위를 떨쳤던 올 겨울 흔적은 몇 일 사이에 다 지워진 듯했다. 날씨가 좋으니 한가지 걱정이 떠올랐다. 눈이 녹아버리거나 눈 상태가 좋지 않으면 스노보드 대회가 제대로 진행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미쳤기 때문이다.

비발디파크에는 평일인데도 인파로 북적거렸다. 첫 눈에 들어온 게 대형 달마대사의 그림이 인쇄된 표지판들이었다. 바람에 살랑거려 달마대사가 살아있는 느낌을 줬다. 제4회 달마오픈 스노보드 대회라는 플래카드보다 눈에 확 띄는 게 달마대사 플래카드였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보아도 호산스님은 보이지 않았다. 사진을 찍느라고 쭈그리고 앉아 있을 때 선수 한 명이 아는 체를 했다. 멋있게 찍어달라고 얘기를 하고 스노보드를 타고 순식간에 허공을 갈랐다.

대회 이틀째. 전날의 하프파이프 종목에 이어 빅에어 결승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생각보다 눈 상태도 좋았고 선수들은 게임에서 선두다툼을 하는데 하니라 게임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다른 선수들의 활강에 박수를 쳐주고 넘어지면 탄성을 지르며 안타까워 하고 있었다.


사진 잘 찍어달라고 농을 건내고 보드를 타고 순식간에 카메라 앞을 날아오르던 이가 호산스님이었다는 것을 경기가 끝나고서야 알았다.

- 올 대회 참가선수들은
= 하프파이프 130명, 빅에어 80명 등 210명 정도다. 지난 대회 보다 70여명이 더 참가한 것 같다.

-달마오픈이 국내 보드대회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상금이 많거나 대회운영을 잘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보드 마니아 또는 선수들은 거의 다 참가한다고 보면 된다.

- 스노보드 대회를 고집하는 이유는
= 10대 20대 등 젊은 층에서 스노보드는 인기 스포츠다. 미래의 불자인 이들에게 스포츠를 통한 직간접적인 포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대회가 아니라면 이 수 많은 인파가 몰리는 스키장에 어떻게 대형 달마그림을 이렇게 많이 내걸 수 있겠는가. 선수뿐 아니라 스키장 입장객은 모두 달마그림을 보게 된다.
비록 스노보드가 젊은 층에게 인기 스포츠지만 국가적 관심은 미약하기 짝이 없다. 일종의 비인기 종목이다. 동계올림픽에 채택은 됐다고는 하나 선수들은 제대로 된 훈련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적은 상금이나마 이들에게 보태 해외 훈련의 경비로라도 쓸 수 있도록 하는 게 또 다른 목적이다. 즉 종교 이념을 떠나 대중과 함께한다는 뜻으로 이 대회를 열게 됐다.

- 스노보드 입문 계기는
= 베어스타운에서 스키어들의 사고가 많아 고사를 지내달라는 요청을 받고 찾아간 것이 첫 계기였다. 무료시즌권을 받아 조금씩 타다 보니 수행과 심신단련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 스노보드를 타면 좋은 점은
= 스노보드는 생김새가 각이 없고 앞뒤가 따로 없다. 마치 개성 강한 젊은 친구들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젊은이들이 학창시절 학업과 주변환경으로부터 받는 많은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좋은 운동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들이 억압과 속박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불교적으로 볼 때 생사의 고뇌에서 벗어나 해탈에 이르는 길과 크기의 차이는 있지만 근본이치는 다르지 않다고 본다.

-대회를 운영하면서 애로점이 있다면.
= 달마오픈은 여느 대회와 달리 운영조직이 없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에서 운영하는게 아니라 나와 선수들이 하나가 돼 꾸려나간다. 그러다 보니 후원금을 좀 필요로 한다. 지금까지는 만족스럽게 운영해 왔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불교포교에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애정과 관심을 바란다.

이번대회 참가 선수들의 순위는 다음과 같다.

하프파이프 주니어 남자
1. 이광기 2. 손성수 3. 곤이준 4.김진수 5. 서효석 6. 김진영 7.홍성연 8. 우재욱 9. 이영민 10. 우재원

하프파이프 주니어 여자
1. 김예나 2. 조예나 3. 손정화 4. 홍승현

하프파이프 프로 남자
1. 박성진 2. 김호준 3.윤정민 4. 김진열 5.한동일 6.조환석 7. 류회대

하프파이프 프로 여자
1. 김세미 2.김희영 3.이미연 4.강지혜 5.김지은 6.조소정 7.강지윤 8.신나리 9.임수진 10. 이재원

하프파이프 아마 남자
1. 안태환 2.메치오 보드리 3.김승회 4.김종철 5.조용성 6.곽장근 7.박찬우 8.브랜든 스미스

하프파이프 아마 여자
1.신나리 2.임수진 3.이재원 4.서명희 5.박진미 6.정영학 7.이유정 8.박수진 9. 이혜미 10.김경미 11.이지연 12.황경희 13.이선희 14.이경희

빅에어 프로 남자
1.한진배 2.이용호 3.권대원 4.황정원 5.한주희 6.박민철 7.전윤걸 8.김수경

빅에어 프로 여자
1.조소정 2.김미리 3.강지윤 4.이미연

빅에어 아마 남자
1.안태환 2.허영재 3.구본율 4.김건우 5.이학준 6.박익성 7.박민규 8.브랜든 스미스

빅에어 아마 여자
1.정영학 2.이지연 3.이경수 4.박진미 5.이재원 6.임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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