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계의 대부인 조용기 목사가 일본 센다이지진과 관련하여 ‘하나님을 멀리하고 우상을 숭배하는 일본인들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라는 요지의 망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발생한 지진과 해일로 1억 3천여 일본인 모두가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에 빠져있다. 그런데 한국기독교계의 실질적 지도자인 사람이 그 엄청난 비극을 선교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 차마 입에 담아서는 안 될 저주를 퍼부은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고 불벼락을 내린다면 그처럼 무자비한 하나님을 누가 섬길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의 비극에 ‘하나님의 경고’ 운운하며 저주를 퍼붓는 사람은 종교인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오죽해야 진보계의 대표논객마저 “이런 정신병자들이 목사질을 하고 있다는 건 한심한 일이다. 그건 종교가 아니라 정신과 치료를 요하는 히스테리다.”라고 일갈했을까.
#요즘 종교계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이 곱지 않다. 종교집단이 너무 이기적이고 오만하다는 비판이 드세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이타적이어야 하고 겸손해야 할 것이 종교다. 그러나 오늘의 종교는 이와 반대다.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는 대통령도 협박하고 국회의원도 협박하기를 서슴지 않는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이슬람권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스쿠크법과 관련한 파문이다. 기독교계에서는 이 법에 찬성하는 국회의원을 낙선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더니 마침내는 ‘대통령을 하야시키겠다.’는 망발까지 터져 나왔다. 또 어느 목사는 기도회에 참석한 대통령에게 무릎 꿇기를 강요하는 불상사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그 모습이 오죽이나 민망했으면 여당도 아닌 야당대표가 ‘종교적 오만의 극치’라고 꾸짖었을까.
그런데도 또 다른 한편에서는 대통령이 특정종교행사에 참석하여 무릎을 꿇은 것은 종교편향이라며 그러한 대통령은 물러나든지 자기들 앞에도 무릎을 꿇으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이래저래 대통령의 무릎이 피곤해지자 종교의 이기심과 오만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지난 주말, 가까이 지내던 노 보살님이 타계했다. 문상을 갔더니 장지 문제를 놓고 유족끼리 티격태격하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고인이 원하던 대로 유해를 사찰 납골당에 모시자는 것이었고, 또 한쪽에서는 비용이 적게 드는 시립납골당에 모시자는 다툼이었다. 시립납골당에 안치하는 비용은 50만 원 안팎인데 사찰 납골당은 그보다 열배 정도가 비싸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어느 문상객이 “절에서도 폭리를 취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리자 다른 사람이 “이젠 공짜로 솟는 물까지 돈 받고 판다.”며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자 여러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돈에 미쳤군, 돈에 미쳤어!”라며 장탄식을 쏟아낸다.
우리 사회에서 돈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사찰을 관리하고 운영하는데도 물론 돈이 필요하다. 더욱이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하겠다는 의지를 굳힌 상황이다.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여러모로 고민했을 것이다. 절집 생수를 상품화하겠다는 발상도 그러한 궁여지책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정도를 벗어나면 사회적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납골당 운영도 좋고, 생수판매도 좋지만 폭리를 취한다거나 돈에 미쳤다는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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