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공원법 개정 환영할 일인가?
자연공원법 개정 환영할 일인가?
  • 법응 스님
  • 승인 2011.03.18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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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법응 스님, 대정부 자율성회복이 우선

조계종이나 그 소속 승려들은 국가가 지정한 무슨 ‘공원’ 또는 무슨 ‘지구’라는 울타리 안에서 국가가 지정한 명칭을 이마나 문패에 붙이고 살아야 하는 종교집단이며 사람들인가?

승려는 불교라는 종교의 수행자들이며, 포교를 통해 인간에게 고도의 심미적 도덕적 가치를 함양시키려는 자들이다. 불교는 이 땅에서 1천7백년간 그 어느 국가나 국민보다도 수승한 유무형의 문화를 창달해 왔으며 현재 그 관리의 주체다. 그러기에 그 시설과 도량은 법으로부터 차별과 불이익을 받을 이유가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 우리 헌법도 종교의 자유와 재산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조계종으로 대표되는 한국불교는 해방 후 독립과 자주성을 수없이 외쳐왔다. 그러나 국가는 불교를 입맛대로 관리하려고 온갖 법을 제정하여 옭아매려 들었다. 지난 3월 11일 자연공원법이 일부 개정되었는데, <미디어 붓다>를 제외한 대부분의 교계언론들은 <미디어 붓다>의 지적대로 ‘국립공원 내 전통사찰의 불사가 가능해졌다’ ‘공원문화유산지구가 신설되어 입장료 징수가 가능해졌다’고 오판된 환영의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석굴암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그저 관리의 대상인 문화재에 불과할 것이다. 예술가는 미적 가치를 중심으로 석굴암을 읽어낼 것이고, 수학자는 그 오묘한 수학적 비례에 감탄하며 연구의 대상으로 삼을 것이다. 그러나 승려에게는 아주 높은 수준에서의 신앙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전 승려를 대표하는 조계종은 일체의 성보와 토지에 대해 국가와 법으로부터, 혹은 위정자들로부터 종교 본연의 지위를 회복해 가려는 처절한 노력을 해야 한다. 

정부가 사찰과 사찰토지에 무슨 공원이니, 무슨 전통지구니 하고 특별한 명칭을 붙여 지정하는 것은, 또는 일부 법을 개정하는 것은 그저 저항하는 불교계를 달래며 입맛대로 관리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나온 결과이지 그것 자체가 결코 불교 본연의 종교성과 자율, 임의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신설된 ‘공원문화유산지구’도 결국 ‘자연공원법’ 내에서의 지구로서 따지고 보면 별 의미가 없다. 그 동안의 주장은 자율성과 권리, 불교의 정체성이 보장된 단일법으로의 제정과 그러한 방향으로의 전환 요구였다. 

한심한 작태는 근래 일부 승려들도 불교를 떳떳하게 내세우지 않고 ‘문화’ 또는 ‘불교문화’라고 에둘러 표현하고 우회하여 접근을 하는 상황이다. 

종단과 지도자들이 할 일은 교단의 토지, 전각, 승려에 대한 국가의 간섭으로부터 자주와 자율성을 회복시키는 일이다. 물론 성보로써 또한 문화재이기에 문화재보호법과 같은, 보전과 효율적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보호정책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며 난개발을 방치하자는 얘기도 아니다. 다만 현행의 자연공원법 등, 관련한 일체의 법으로부터 자율성이 철저하게 보장된 단일화 된 법의 제정을 목적으로 법 개정의 노력을 하라는 것이다.

덕지덕지 누더기가 된 불교와 관련한 제 법령들은, 일제 강점기와 해방 후로부터 지금까지 위정자들이 불교와 불교승려를 관리하기 위해 우리의 등에 얹은 멍에요, 고삐이다. 종단은 하루속히 이것들을 벗어서 소각시켜야 한다.

거듭 부분적 개정에 머물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자율성과 권리가 보장된, 단일화된 새로운 의복으로 갈아입는 근본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이것이 종단이 할 일이며, 자주성을 실현하기 위한 첫 걸음이고, 나아가 불교가 중흥, 발전하는 길이다.

/法應(불교사회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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