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듯한 겨울 바위 옆에 졸다 죽고 싶다"
"따듯한 겨울 바위 옆에 졸다 죽고 싶다"
  • 이혜조 기자
  • 승인 2010.06.14 15:2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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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수경 스님 사퇴의 변

다시 길을 떠나며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떠납니다.

먼저 화계사 주지 자리부터 내려놓습니다.

얼마가 될지 모르는 남은 인생은

초심으로 돌아가 진솔하게 살고 싶습니다.

“대접받는 중노릇을 해서는 안 된다.”

초심 학인 시절, 어른 스님으로부터 늘 듣던 소리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그런 중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칠십, 팔십 노인분들로부터 절을 받습니다.

저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입니다. 더 이상은 자신이 없습니다.

환경운동이나 NGO단체에 관여하면서

모두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한 시절을 보냈습니다.

비록 정치권력과 대척점에 서긴 했습니다만,

그것도 하나의 권력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슨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에 빠졌습니다.

원력이라고 말하기에는 제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을 보면서 제 자신의 문제가 더욱 명료해졌습니다.

‘한 생각’에 몸을 던져 생멸을 아우르는 모습에서,

지금의 제 모습을 분명히 보았습니다.

저는 죽음이 두렵습니다.

제 자신의 생사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제가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이대로 살면 제 인생이 너무 불쌍할 것 같습니다.

대접받는 중노릇 하면서, 스스로를 속이는 위선적인 삶을 이어갈 자신이 없습니다.

모든 걸 내려놓고 떠납니다.

조계종 승적도 내려놓습니다.

제게 돌아올 비난과 비판, 실망, 원망 모두를 약으로 삼겠습니다.

번다했습니다.

이제 저는 다시 길을 떠납니다.

어느 따뜻한 겨울,

바위 옆에서 졸다 죽고 싶습니다.

/ 전문제공 = 불교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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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2010-06-16 14:50:41
이제야 사람되어 가는구려... 이제야 중다운 맛이 쬐끔 느껴지는 구려... 잘 생각하셨소이다. 중으로 출가한 사내대장부라면 생사의 관문은 뚫어 내야지... 암! 그렇고 말고...

나그네 2010-06-15 08:33:17
누가 스님을 저토록 아프게 했을까?

암병동 2010-06-14 19:00:59
양극단에 서지 말라. 내 양극에 서보지 않고야 어찌 그 극단을 알 수 있으랴. 십년은 짧다면 짧다. 동행인들은 스님의 眞性을 훼손치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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