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범, 이상화' 우승…은석초 겹경사

동국대 "내친 김에 약대 유치까지 됐으면..."

2010-02-17     이혜조 기자

17일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상화(21.한국체대) 선수.

앞서 16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 첫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한 모태범(22.한국체대) 선수.

동계올림픽에서 예상외의 선전으로 금메달을 따내며 대한민국 애국가를 벤쿠버 하늘에 울려퍼지게 한 이 둘의 공통점은 동국대학교 부설 은석초등학교 출신이라는 점이다.

모태범과 이상화는 1989년생. 두 선수는 은석초등학교, 어린 시절부터 함께 스케이트를 타러 다닌 절친한 친구다.

이상화 선수는 은석초교 1학년 때 스케이트를 시작했다. 17일 밤에는 은석초등학교 옆 장안동 집에 가족들이 모여 텔레비전 앞에서 박수를 쳐가며 열띤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모태범 선수는 아버지 권유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했는데 스케이트를 처음 신으면서도 또래 아이들과 달리 단 한번에 섰다고 한다.

모 선수는 은석초교 시절 당시 초등부 스케이트를 휩쓸었던 리라초교로부터 우승기를 빼앗아오는데 앞장섰다. 그렇게 잘나가던 모태범에게도 어김없이 사춘기가 찾아와 '스케이트를 포기하겠다'며 3년 가까이 방황했지만 어머니의 도움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모태범의 아버지 모영열(52) 씨는 "모태범과 이상화 모두 어려서부터 잘 타는 선수였기 때문에 서로 친했다. 아이스링크에서 새벽 운동을 하고 학교에 갔다가 다시 오후 운동을 하곤 했으니, 하루 대부분을 함께 붙어 다닌 셈"이라고 말했다.

운동을 마친 둘을 함께 집으로 데려다주는 등 자주 본 탓에 부모들도 서로를 잘 아는 사이다.

모씨는 "상화도 참 착하고 열심히 하는 아이였는데 금메달을 따니 내 아이 일처럼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동국대학교 관계자는 "두 선수의 선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내친김에 동국대가 약대도 유치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은석초등학교에는 이날 오전부터 각 언론사와 방송사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 동문인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축하화환을 은석초등학교에 전달했다.

은석초등학교 김한기 교장은 “우리나라가 동계올림픽 출전 이래 처음으로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딴 값진 금메달의 주인공이 모두 본교 졸업생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두 선수가 남은 종목에서도 선전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모태범, 이상화 선수는 18, 19일 각각 열리는 1,000m 스피드스케이팅 결선에서 다시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