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 파괴한다고 예수가 부활하나?

부활절 앞두고 향일암서 수차례 난동, 문화재 훼손

2009-04-11     이혜조 기자
부활절을 앞두고 이웃종교 광신도로 추정되는 여인이 사찰에서 난동을 부리다 불상 등을 파괴하는 일이 벌어졌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11일 암자에 들어가 불상 등을 파괴한 혐의(재물손괴)로 정모(43.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10일 오후 4시께 전남 여수시 돌산읍에 있는 향일암 대웅전에서 몰래 갖고 들어간 알루미늄 파이프를 휘둘러 `인등(引燈)' 불상과 불전함, 받침대 등을 때려 부순 혐의를 받고 있다.

기독교 신자인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우상을 숭배하면 안 된다. 부활절을 앞두고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 우상 숭배를 경고하기 위해 불상들을 부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일암 종무실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씨는 6일과 8일에도 암자 경내에서 징을 치면서 소란을 피운 적이 있으며 피해액이 5천만원 상당이다" 주장했다. 잇단 소란에도 결국 불상이 파괴되는 것을 막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향일암은 홈페이지(http://www.hyangiram.org/)를 통해 이교도의 난입으로 대웅전이 훼손된 당시의 사진을 올려 사태의 심각성을 불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있는 향일암은 조계종 화엄사 말사로서 659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현재 전남도 지정 문화재자료 제40호로 등록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