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설치는 개발 빙자 불교탄압"

불교환경연대 기자회견 "정부차원서 중단 논의해야"

2009-04-07     이혜조 기자

"(불교성지에) 케이블카를 설치하여 상업영리 목적의 유락지화 된다면 개발을 빙자한 불교탄압이다"

불교환경연대는 7일 오후5시 조계종 총무원 2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국에서 추진 중인 케이블카 설치를 강력 반발하고 정부차원의 설치 중지를 촉구했다. 사찰 단위의 반대운동을 범불교차원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집행위원장 현각 스님은 "현재 전국에 144개의 케이블카가 설치돼 환경파괴를 가속화하는 가운데 상업용 케이블카 11곳을 지자체별로 추가로 설치 추진 중이다"며 케이블카 설치에 따른 환경훼손과 불교 수행환경 파괴를 역설했다.

스님은 "케이블카 설치 공사 과정서 자연훼손 등 2, 3차의 환경파괴가 불보듯 뻔하다"며 "설악산 권금성지역의 경우 암반 군락의 풍화 가속화에 이어 사라질 위기에 처했고, 내장산은 케이블카로 인해 종점부의 천연기념물 굴거리 군락도 훼손되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비슷한 예로 한라산, 밀양 얼음골, 팔공산 등에 케이블카가 운행할 경우 동식물 및 다양한 자연현상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스님은 이밖에도 "스카이라인 훼손, 출발 도착지 전망시설과 식음료 판매 위락시설로 자연이 훼손되고, 음식물 쓰레기 발생 등의 문제점도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불교 수행환경 차원에서는 한라산, 천황산, 설악산, 팔공산, 지리산, 관악산, 유달산, 월출산 등 케이블카가 설치됐거나 추가 설치 예정인 지역은 모두 교구 본사거나 버금가는 전통사찰들이 위치해 앴다. 때문에 수행처가 관광지로 전락하고 불교 및 역사문화유적지 파괴는 물론 성보 나아가 불교 전체에 대한 종교적 경외심이 소멸할 가능성이 높다고 불교환경연대는 진단했다,

집행위원 법응 스님은 "팔공산 갓바위 부처님의 경우 공사로 인한 유적 파괴되는 등 불교가 정부와 지자체의 상업주주의 희생물이 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고 했다. 스님은 1984년 이후 케이블카를 줄여나가는 일본 국립공원의 예도 들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수경 스님 중심의 오체투지의 의의와 화성 봉림사 등 수행환경 파괴 문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집행위원장 현각 스님은 "수경 스님이 출발 전 밝힌 것처럼 오체투지는 겸허이며 심신의 공양이라는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양주 오봉산 석굴암 조길수 신도회장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천년고찰인 석굴암이 지자체의 갑작스런 개방 정책으로 수행 및 자연환경 훼손이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며 "터널 및 도로확포장 등 일방적이고 갑작스런 개방을 반대하고 자연 그대로 보존하기를 희망하는 시민들의 대규모 반대서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