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가 국민을 벌 한다"

[시론] 강원지역 등 극심한 가뭄의 근본 원인은 '국토 난개발'

2009-03-17     法應(불교사회정책연구소)

강원지역의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급기야는 기우제를 봉행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월정사(주지 정념스님)는 오는 22일 오후2시 정선 정암사에서 정치인등 유명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강원지역 가뭄 극복을 위한 기원 대법회’를 봉행한다. 불교가 당연히 할 일이다.

현 강원지역의 식수부족 사태는 일차적으로 강수량의 급감이 원인이다. 눈과 비가 예년에 비해 훨씬 적게 내린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인재는 아닌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 국토는 하나의 백두대간과 하나의 정간(장백정간), 그리고 13개 정맥으로 이루어졌다. 국토의 모든 강의 발원지는 백두대간이라 할 수 있다. 너무나 명백한 사실은 최민휴 전 임업연구원장의 주장과 같이 ‘물은 임산물’이다. 숲이 존재하기에 물을 모을 수 있다.

“물의 질 문제, 물의 양 문제는 앞으로 심각한 문제로 도래할 것이다. 지금까지 다목적 댐 가지고 해결했지만 앞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수(利水)기능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작고, 댐 만드는 건설 분야의 목소리는 크기만 하다. 그러니 국민들이 인식을 못하는 것이다.(숲속의 문화 문화속의 숲. 1997. 열화당. 229p)

이병화 전 국제농업개발원장 역시 몇 해 전<월간조선>기고에서 물 보존의 중요성은 “새만금 간척지 천만 평보다 강원도 다랑논 백만 평이 수자원 확보와 환경보존적 기능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조선왕조실록을 뒤져보면 ‘초목이 무성한 뒤에 땅은 물을 얻게 된다(세종20년)’. 근래(제주도의)산 주변에 살고 있는 무식한 사람들이 대국적인 것을 돌아보지 못하고, 일시적 이익에 눈이 어두워 앞을 다투어 나무를 찍고 개간을 해선 산은 이내 황폐하게 되고, 이로써 땅의 생산량은 날로 줄어들고 비는 오지 않게 되었으며, 한발에 의한 피해가 많다(숙종 원년). 산에 나무가 없게 되면 수원이 고갈해서 시내에는 물 흐름이 없다(영조5년). 산을 보호하고 나무를 길러서 물을 다스린다(정조22년).

우리나라는 낙동강을 제외한 대부분의 강이 동에서 서로 흐른다. 강원도의 백두대간 산지에서부터 물을 저장해야만 물 걱정을 덜하게 된다. 국토의 마지막 청정희망의 땅 강원도, 강원도의 백두대간 이곳저곳에 도로신설 및 대형 터널공사, 대형건물 및 펜션건축, 지하수 개발, 스키장 및 골프장 건설 등 무분별한 개발과 이런저런 이유로 다락 논이 급감하며, 종국에는 물을 담아놓을 자연의 그릇을 우리가 깨뜨린 것이다. 각종개발로 인한 지하수위의 하강은 국토를 황폐화시키는 한 원인이다.

국민의 마음을 모아 식수난의 고통을 받고 있는 강원지역 주민을 도와야 함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일시적 처방이다. 정부는 강원도 등 백두대간에 스펀지와 같이 토양의 함수율을 높이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수정책의 실패, 국토 동부지역의 무분별한 개발, 백두대간의 훼손은 종국에 강원도와 경북 일부지역엔 국민이 살수 없는 땅이 될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피부를 거칠게 하면 마르며 갈라진다. 국토역시 거칠게 대했기에 그 꼴이 나는 것이다. 우리가 백두대간에 고통을 주었기에 그 고통은 다시 우리에게 또 다른 고통의 과보가 돼서 돌아온다. 참 기우제는 국토의 생채기부터 치유하는 일에서 부터이다.

/ 法應(불교사회정책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