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삭제판 '미인도' 해외진출 "난처"

[시론] 일본 등 3국 계약에 베를린 상영, 불교 먹칠 우려

2008-11-26     불교닷컴
영화 ‘미인도’(감독 전윤수, 제작 이룸영화사)가 30-50대 관객들을 중심으로 국내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 드라마를 위시한 '신윤복 신드롬', 주연 배우 김민선의 파격적인 노출 연기, 남장여자 신윤복의 격정적인 사랑 등이 인기비결이다.

불교계에서 이 영화를 주목하는 이유는 이런 찬사들에도 불구하고 사찰에서 불공을 하다 여성신도와 스님이 섹스하는 장면때문이다. <불교닷컴>의 문제제기 직후 제작사는 스님 정사씬 부분을 대폭 삭제했다.

문제는 무삭제판 해외수출에 있다. 제작투자사인 예당엔터테인먼트는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미국 LA에서 열린 AFM(아메리칸필름 마켓)에서 ‘미인도’ 예고편을 선보인 후,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 3개 국에서 적극적인 구매 의사를 보여 왔으며 24일 수출 계약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미 칸 영화제에서 비공식 러브콜을 받고 있는 ‘미인도’의 새 무삭제판은 내년 2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베를린마켓에서 상영될 계획이다. 베를린마켓에서의 상영은 유럽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해외시장에서는 국내 상영판과는 다르게 무삭제판이 그대로 보여진다.

무삭제판에는 주연 배우들의 격정적인 정사 장면과 불교폄하 논란을 낳고 있는 스님의 정사 장면 등 25분 가량이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무삭제판이 해외에서 상영될 경우 그나마 한국불교에 이해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외국인들이 우리불교를 부정적으로 볼 것은 명약관화하다. 연간 수만 명이 동참, 문화브랜드로 가치를 드높이고 있는 템플스테이 활성화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불교계는 ‘무삭제판 미인도’ 해외 상영이 한국불교계에 가져다줄 외국인의 부정적 시각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야 한다.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신성성 사이에서 불교계의 합리적인 대안 모색이 절실하다.